삶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들 -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던져주는 60가지 장면
정재영 지음 / 센시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나의 블로그에 "죽음 명언"에 대한 글을 담아둔적이 있다.

죽음은 분명 나의 가까이에 있지만 이상하게도 톨스토이가 쓴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나오듯 얘기처럼 눈 앞에 사람이 죽어 나가도 사람은 눈하나 깜짝 안하고 자신의 안일과 승진에 대해 얘기하고, 오히려 장례식에서 카드 놀이를 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보이고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즉 남의 죽음은 내 죽음과 상관이 없다는 생각... 내가 죽는 다는 것은 알지만 그건 가까운 시기가 아닌 먼 훗날이라는 생각을 하며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한다는 것이다.

죽음에 대해서 우리가 自明하게 아는 것은 다음 다섯 가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1, 누구나 죽는다.

2, 순서가 없다.

3,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4, 대신할 수 없다.

5, 경험할 수 없다.

그렇다. 죽음은 5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 죽음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왜 삶의 끝에 가서야만 삶의 진실을 마주대하며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후회를 할까? 여기에 관해 진지하게 추구하고 자료를 찾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죽음 망치"를 휘두르는 책이 있으니 바로 지금 보고 있는 책이 그러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영어로 된 유서나 회고담을 200편 정도 찾아내 읽고서 죽음이란 것이 절망이나 두려움, 쓸쓸함이나 슬픔에 갇혀 몹시 힘들어 할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은 극도의 슬픔을 겪은 후 감정이 가라앉은 후에 오히려 의연하고 담대하며, 죽음 앞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현명하고 용감하고 부드러워질 뿐 아니라 따뜻해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죽음만큼 사실 무서운것이 없고 외롭고 슬프며, 얼음 덩어리를 맨가슴에 품은 듯이 오싹하고 진저리나지만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으니 그건 '인간은 최후의 순간에 최선의 존재가 된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를 예를 들어 설명하였는데 그는 황제와 봉건제에 반대하다가 사형선고를 받았고, 자신이 그동안 게으르고 무지하며 인생을 탕진했다는 걸 깨닫고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데 사형이 중단되며 죽기 직전 그는 되살아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힘든 노역도 기쁘게 받아들이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한 사업가는 또한 강물 위에 떨어진 여객기 속에서 유순해졌다고 한다. 그 이유가 뭘까?

그건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명이 터져 나왔으며 강물이 들이치는 현장 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후회했으며 강하고 대쪽같은 자신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친구와 동료와 아내를 할퀴고 다치게 했던 자신을 반성하였다. 가까스로 살아남게 된 자신이었기에 그 남자는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죽음이 뭐길래 이렇게 우리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버릴 정도로 대단한 "효과"가 나타날까?

이 책은 죽음을 직면하게 하는 책이다. 죽음을 통해서 "후회"라는 단어를 남기지 않도록 삶의 진실과 사랑을 마주하게 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30분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사소한 일이나 바보 같은 일 그리고 무엇보다 나쁜 일을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렇다. 죽음은 우리를 이렇게 지혜롭게 만들고 삶을 내 위주로, 내 맘대로, 내 성격대로 행동한 것을 후회하도록 만들면서 그동안 저지른 잘못이나 죄를 돌아보며 참으로 선한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위대한 능력을 가졌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총 7장의 큰 주제와 함께 각 장마다 그 주제에 맞는 소제목과 생생한 일화를 소개하며 "죽음"을 마주보게 하고 있다.

1장. 삶의 끝에서야 / 내 인생이 그래도 행복했단 걸 깨달았다

2장. 삶의 끝에서야 / 그렇게 지겹던 가족이 소중해졌다

3장. 죽음의 선택 앞에서야 / 인생의 진짜 의미를 깨달았다

4장. 삶의 끝에서 울고불고 소리쳐봐야 / 소용없음을 깨닫고, 돌연 용기를 내봤다

5장. 간절하고, 뜨겁고, 다정한 사랑을 / 삶의 끝에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6장. 죽음 앞에서 모든 불행은 도토리가 된다 / 비로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선명해진다

7장. 나를 삶의 끝에 세우니 / 화나고 억울한 마음이 부질없음을 깨달았다


책이 남긴 한 문장 속에 가르침

1장에서는 그 주제에 걸맞게 '삶의 끝에서야 자신의 인생이 그래도 행복했단 걸' 깨닫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첫장을 넘기면 36살에 대장암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키틀리'에 대해 나온다. 그녀는 SNS에 가족과 친구에게 남긴 편지를 공개했다.

“여러분이 이 편지를 읽을 때면 나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남편 리치는 모닝 커피를 만들며 습관처럼 잔을 두 개 꺼내겠죠. 딸 루시가 머리띠 상자를 열어도 머리를 땋아줄 엄마는 없을 거예요. 여러분은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소리치고 이를 닦아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를 거예요. 제발, 인생을 즐기세요. 인생을 받아들이고 두 손으로 꽉 잡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더 많이 껴안아주세요.”

키틀리는 삶의 끝에서 첫 번째로 깨달은 것이 바로 '육아의 행복'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기쁨과 고통이 따른다. 힘들다. 그러나 그 아이들의 미소가 또는 떼쓰며 우는 아이가 예쁜 천사였던 것을 그녀는 삶의 끝에서 만난 것이다. 두 번째로 그녀는 삶을 '후회없이 즐기라'고 한다. 일분일초의 가치를 믿고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아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되 일의 노예는 되지 말라고 말한다. 이왕이면 춤추고 웃고 친구들과 식사를 많이하라는 것이다.

그렇다. 익히 우리 삶에서 행해지는 평범한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너무 고귀해 지는 것이다.

저자는 호스피스 병원 환자들을 만난 한 간호사의 얘기를 꺼낸다. 그녀의 이름은 '브로니 웨어'인데 호주 사람이다. 그녀는 수년간 일하면서 환자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대부분 비슷한 후회를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이렇게 말한다.

첫째, 사람들은 원하는 사람을 살지 않는 걸 후회한다. 즉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 남을 위해 산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그들을 웃게 만들려고 인생을 낭비하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삶에 집중하라고 한다.

둘째, 사람드른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도 후회한다. 일하느라고 바뻐서 자녀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자녀와 아내의 마음을 차분히 읽을 시간도 없었다. 또한 사회적 성공을 거뒀으니 겉은 화려할지 모르지만 속은 공허하다. 돈과 높은 지위와 바라보면 일 중독자가 되어 죽을 때 깊이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을 후회한다.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픈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누름으로 오히려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넷째, 사람들은 죽음이 다가오면 친구를 그리워한다. 아름다운 시절을 함께했거나 아픔을 나눴던 친구의 이름과 얼굴이 뇌 속에 뚜렸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일로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의 많은 사람들은 친구들과 연락을 끊은 것을 후회한다.

다섯째, 행복은 선택하지 않는 것을 후회한다. 이 부분이 마음에 다가왔는데 "사람들은 죽을 때가 돼서야 행복이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행복은 내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다. 나를 행복하게 할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일을 하고, 행복한 태도를 골라서 선택해여 내가 행복해진다. 반대로 해로운 사람에게 오래 붙어 있으면 자연히 불행해진다. 사람들은 행복을 적극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걸 인생 최후의 순간에 안타까워한다."고 말하고 있다.

행복이 내 선택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게 된다. 우리는 행복한 선택을 하면서 살 수 있다. 물론 어떤 경우는 행복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나 죽음을 생각해 볼 때 결코 우리는 불행한 일을 하고, 불행한 사람을 만나서 불행한 에너지를 쏟아내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p28-31

그렇다. 죽음을 늘 의식하라는 현인들의 충고는 사람들을 절망에 빠지라고 하는 게 아니라 삶의 진정한 우선순위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즉 진짜 바라는 것에 대해서 깊이 깊이 생각하라는 말이다.

결국 죽는다고 생각하면 근심의 문제도 대부분 무의미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 더 용감해질 수 있고 담대하게 삶을 대하야 할 것이다.

소중한 죽음의 얘기를 읽다보면 점점 우리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 지를 알게 된다.

2장 3장 4장 5장 6-7장을 읽으면서 우리 인생에 점점 중요한 사실 하나 하나를 터득하며 삶의 보석을 줍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

가독성이 너무 좋고, 실제 삶을 산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라서 매우 값어치 있는 "인생 교훈"임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삶의 끝을 앞두면 우리 삶의 모든 불행은 도토리가 되어 버린다. 즉 죽음 앞에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 것이 된다. 2009년 1월 미국 뉴욕을 떠나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을 향하던 비행기가 이륙 3분 만에 기러리 무리와 충동하여 조종사는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을 하게 되는 사건이 있었다. 155명을 태운 비행기는 한 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으며 죽음의 공포가 엄습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즉 죽은 사람없이 비행기는 강 위에 멈추어 버렸는데 이때 승무원의 눈빛도 지금 말하려는 주인공 '엘리어스'라는 사람도 눈빛이 변하고 삶의 깨달음을 한 순간에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그 날, 세 가지를 배웠다고 한다. 첫번째로 의미있는 일을 미루지 말아야 함을 깨달았다. 죽음 직전에 순간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대부분 일상적인 일이며 평범한 만남이나 담장 고치기 같은 것, 여행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다음으로 미룬다. 그런데 "일을 미루는 건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간이 무한하다고 생각해서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죽음 앞에서는 그 모든게 후회로 남는다.

"무덤에서 흘리는 가장 쓰라린 눈물은 못한 말과 못한 행동 때문이다."

p217

그렇다. 지금 살아 있음이 행복이다.

그걸 저자는 살아있는 자들에게 계속해서 말한다.

진정으로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삶의 끝에 세워보면 좋겠다. 즉 죽음에 직면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사는 이유는 뭘까?’ ‘나한테 가장 소중한 것은 뭘까?’라는 난해한 질문에 대해 빛처럼 빠르게 답을 구할 수 있다고 저자는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끝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성경책 가운데 명언처럼 나오는 말을 하며 마치고자 한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

구약성경 전도서 7:2,4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