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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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들게 된 동기라면 혹시 남편으로서 아내가 나에게 이런 생각을 하며 말을 하고 있는데 내가 듣지 못하고 살아가지는 않을까 해서였다.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니..." 꽤나 저자의 남편이 마음 고생을 시키고 있구나 하며 멀리서나마 다른 남편의 삶도 들여다보고 싶어서 이 책을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는 말하기를 "이 남자에 대해 쓰기 시작하자 다른 삶이 보였다"고 하니 이 책을 통해 내 아내도 나를 보고 글을 쓰고 인생을 통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먼저 저자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글을 썼을까하며 저자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다.

저자 소개

먼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얼굴을 보고 싶어 인스타를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사진 이미지는 더욱더 저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연결점이 되기에 살폈으나 찾지 못했다. 저자에 대하여 저자 자신은 형이상학적인 소개를 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나 책 표지와 프롤로그, 그리고 첫번째 쳅터 첫번 글을 보면 저자가 어떤 사람이겠구나 짐작이 간다. 아래는 그 내용이다.

"삶의 안온함 속에서 뭉그적거리기를 좋아하던 여자, 남편을 만나 자신의 인생이 파란 많은 삶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결혼 2년 차 여자. 사표를 던지고 남편과 느지막이 유학길에 올랐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남편은 언제나 괜찮다고 말하는 남편을 둔 여자이다. 때론 긍정적이라 의지가 되고, 어떨 때는 그 모습이 답답해 한숨이 나오고…. 감정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바뀌던 어느 날, 남편이 먼저 제안했다. 즉 자신을 소재로 글을 써보라고. 그래서 쓴 글이 책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여자이다.

현재 남편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식물을 기르고, 여자는 회사로 복귀했으며 회사를 쉬는 동안 저자는 비정기간행물 <작은 가게 vol.1>의 원고를 집필하였다. 옮긴 책으로는 《365일 생각하는 빵》, 《꼬마 빵 레시피》, 《고잉 그레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남편은 "팔자 좋은 신의 아들이다."고 생각된다.

괜히 부러운 건 뭘까? 나만 부러운 건 아닐 것이다. ㅎㅎ

얼마나 미운 남편인지 보고나서 은근슬쩍 이 책을 아내에게 내밀어 볼 것이다!!


책을 쓰는 이유를 시작으로 저자는 아빠의 얘기를 꺼내며 '아빠 같은 사람은 절대 만나지 말아야지' 했는데 아뿔싸 아빠와 같은 사람을 만나버린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편이 상견례를 끝내자마자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 것이다. 즉 저자의 아빠는 뚜렷한 직장없이 엄마에게 짐이 된 아빠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남편)가 그런 것이다. 갑자기 다니던 회사를 함께 그만두고 영국 유학을 계획하며 거기에 본인이 더 동조해서 유학을 결심하며 추진을 한다. 그러나 일이 꼬인다. 나중 일본 유학을 가서도 멋진 미래를 펼치려는 꿈을 갖지만 저자가 갑작스럽게 사고가 나면서 계획이 꺾어버렸고 남편은 그곳에서 알바를 하며 지내지만 자괴감 속에 힘들어 하는 나날을 보낸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좋은? 회사에서 그는 지금 중식 레스토랑에서 그릇과 싱크대 가스레인지를 닦고 있다.

그렇다. 남편이 말했다. "평생 넉넉하진 않아도 재미있게 살게 해줄게"

그러나 저자는 남편이 이렇게 말해주기를 상상한다. "나를 평생 든든하게 부양할게..."

결혼은 어쩌면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최대치의 행복을 선사할 것처럼 얘기한다. 사랑의 스파크가 피면 상대방의 말이 달콤한 초콜릿 이상으로 믿어지게 된다. 그러나 모든 부부가 맞닥뜨리는 '현실'을 마주대하며 후회를 하게 되는 고비를 맞이하게 된다. 잘 넘기는 자는 오래 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남편의 경제 개념과 사는 방식의 차이

경제개념과 같은 것은 분명 살아온 방식이 다르기에 부부는 다르다. 저자 또한 남편과 다름을 언급하며 이해 할 수 없는 남편의 검소한? 씀씀이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씀씀이에 대해 자신은 둔하지만 남편은 셈이 정확하고 허투루 돈을 쓰지 않는 다고 한다. 즉 교통비가 아깝다며 주로 걷는 남자가 때론 10만원, 20만원이 넘는 돈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써버린다. 결국 지출에 대한 서로의 차이가 벌어지는데 엥겔지수와 디저트 비용에 집중하는 자신과 다르게 문화 콘텐츠나 생활 가구 인테리어에 투자하려는 남편의 취미로 인해 경제 관념이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결혼 7년만에 이사를 총 다섯 번 했는데 이사하면서 산 가구가 이사를 하면서 집구조에 맞지 않자 과감히 되팔고 미관을 해친다고 해서 이것 또한 과감히 없애버림으로 물욕이 화근이 되는 남편의 편향을 보게 된 것이다.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것을 사야 한다는 남편은 결국 1년도 지나지 않아 흉물 취급하며 팔아버렸다.

그렇다. 결혼을 하게 되면 분명 서로가 어떤 부분이 다른 지를 명쾌하게 알게 되면서 상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것도 자신이 쓰는 지출에는 문제 없지만 상대가 쓰는 지출을 보면 화가 나는 것이 보편적인 것이다. 여기에 관해 저자의 한 문장을 통해 부부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면서 더 끈끈해진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사는 날이 늘수록 서로의 좋은 점을 덮어놓고 평가 절하하는 나쁜 습관도 함께 생겼다. 어리바리하고 매사가 느릿한 나의 행동을 귀엽게 봐주던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훈련원 조교 같은 눈초리로 나의 행동거지를 따져 묻고 다음 순서를 재촉한다. 남편이 남자친구일 때, 손수 꾸몄다던 낡은 한옥집 자취방의 인테리어를 입이 마르게 칭찬하던 나는, 이제 남편이 뭐만 산다고 하면 세상에 둘도 없는 허세남으로 몰아세운다.

p53

다른 점을 또 발견하다

모든 인간은 지문처럼 다른 존재이다. 저자 또한 이 책을 통해 그 부분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멋을 모르는 여자'이다. 그러나 남편은 '멋을 아는 남자'이다.

그래서 남편의 패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과 품위유지에 신경 쓰는 것이 이해를 못한다.

기념일이나 생일 때 남편은 주로 옷이나 가방 같은 선물을 갖고 싶다했고 저자는 세트로 구성된 책이나 음반을 사고 싶어한다.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 또한 다르다. 남편은 곧은 일직선의 관계이며 저자는 어디를 가든 친화력 가득한 관계로서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를 가졌다. 누가 맞는가? 그건 정답은 없다. 서로가 바라보는 관점이기에 이 부부의 얘기는 어쩌면 모든 부부의 얘기라서 평범하게 들려온다.

저자는 말한다. 부부싸움은 "틀린게 아니라 달라서 하는 것이다고..."

저자는 여느 부부처럼 그것을 발견해 나가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모든 부부가 살아가는 '마주침'이 아닌가? 남편의 폭력적인 모습(싫은 소리 좀 들었다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저자의 입을 막으려던 행동)을 마주 대하면서 누구나 '이혼을 생각하는 여자가 바로 저자이다.'

떄론 치졸한 다툼을 하며 기싸움을 하며, 겁을 주려고 남편이 차 문을 손으로 치는 모습 속에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어쩌면 우리 부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의 이 말이 공감이 된다.

다툼이 잦아도 푸는 방식이 맞으면 관계는 오래간다.

p168

부부란 결국 다투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다. 너무 다른 상대를 통해 상대를 알 뿐 아니라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안개가 낀 듯 답답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과 욕구가 있기 때문에 마음의 부름에 따라 발을 옮기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즉 서로를 통해 바라보는 세계는 고구마 백개 먹은 기분이 들지만 그러나 자기만의 생각을 따라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단 가정을 꾸리고 한 생명을 태어나게 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감을 회피하지 않고 말이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저자가 오롯이 살아가고 있는 삶을 노출하면서 각자 독자에게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즉 부부 사이에 문제가 많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거울 삼아 들여다 보기 원한다.

부부란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서 존재하지만 상처를 주는 존재로도 존재한다.

저자는 끝으로 남편의 마음을 있는 힘껏 할퀴고 싶지만 그래도 갈등을 제대로 풀면서 되도록 오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픈 사람은 여전히 남편뿐임을 고백하고 있다.

어쩌면 저자는 남편에 대해 잔뜩 화가나지만 그렇다고 그 남편없이 산다는 것은 생각해 보기 싫은 아내의 또 다른 프로포즈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남편 보다는 아내가 보면서 결혼 관계를 이해하면 좋은 책이다! 물론 아내가 왜 힘든지 모르고 살아가는 무지한 남편이 있다면 이 책을 들고 아내의 마음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끝으로 소코라테스가 남긴 말이 생각나서 적어 본다. 아마다 결혼 생활이란 이것이 아닐까 늘 생각한다.

더불어 저자의 말을 인용하며 독자로서 이 책을 마치고자 한다.

젊은이여 결혼하는 것이 좋다.

온순한 아내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사나운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

부부 싸움이라는 것은 이상하다. 지면 약이 오르지만, 이기면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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