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사랑했던, 카렌 블릭센을 만나다
김해선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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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여사의 실제 모습 - 앞에 있는 소년은 카렌 여사가 공부시켜서 케냐 최초의 변호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제일 유익(소득)을 얻은 것은 "카렌 블릭센"-Karen Blixen이라는 덴마크 국적의 소설가를 알게 된 것이다. 그녀는 주로 기괴한 소재를 골라 세련되고 지적인 문장으로 이색적인 내용을 쓴 저자로 알려져 있다. 작품에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 《풀 위의 그림자》 등이 있다.

그녀의 출생과 사망을 적어본다. 1885.4.17~1962.9.7

한 사람의 인생이 중요하다 생각될 때 그의 출생과 삶의 흔적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이다.

아버지는 군이이었으며 작가로서도 꽤 알려진 사람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 받았을 것이다. 카렌의 어머니는 귀족 출신이자 재력가의 딸이었다.(p41)

그녀는 일찍부터 시와 비평을 썼으며, 외사촌 오빠인 블릭센 남작과 결혼을 하였다고 한다.

이 당시는 이렇게 결혼해도 되는 것인가? 아무튼 블릭센과 아프리카로 가서 결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커피 농장을 운영하였는데 그러나 남편은 가정적이지 못하고 밖으로 돌아다녔다.

바람을 피우고 카렌에게 매독을 옮기는 등 평탄치 못한 가정생활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카렌은 순탄하지 않는 결혼 생활을 잘 꾸려가려고 했는데 못된 블릭센 남작은 계속해서 이혼 요구를 하여 결국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리고 그 남편은 어느 재력과 백인 여성과 재혼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나 일찍 죽었다고 한다.

참고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그녀가 17년 동안 아프리카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듣기로는 매우 아름다운 영화로 들었다.

꼭! 봐야하는 영화이기에 요즘 CGV에서 인생영화가 나오는데 상영되면 CGV를 사랑할 것이다.책 표지도 아름답지만 책을 펼치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초원이 나오고 어여쁜 저자의 사진이 나온다. 이런 아름다운 여성을 힘들게 하다니 '블릭센 남작'이란 자는 복을 발로 찬 것이다.

책 표지도 아름답지만 책을 펼치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초원이 나오고 어여쁜 저자의 사진이 나온다. 이런 아름다운 여성을 힘들게 하다니 '블릭센 남작'이란 자는 복을 발로 찬 것이다.

그러나 인생이란게 아픔과 고난과 역경 속에 빚어지는 인물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무얼까?

표지와 내지가 아름다워 책 읽기에 흥미를 느꼈다. 더군다나 '카렌 블렉센'이 궁금해서 저자가 왜 그녀에 대한 얘기를 책으로 내면서까지 이야기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저자 소개 및 프로필

저자: 김해선

저자는 낯선 곳에서 혼자서 한 달, 두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오메 부러운 것!! 그녀는 지난겨울에는 아프리카 사막에서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2년 전 흰 눈에 덮인 체스키크룸로프에서 40여 일을 살면서 『에곤 실레를 사랑한다면, 한번쯤은 체스키크룸로프』 산문집을 발간했으며 이번 겨울에는 케냐와 덴마크로 카렌 블릭센을 찾아 다니면서 그녀에게 매료되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녀는 말한다. "두렵고 긴장되는 순간들을 가차 없이 만나게 되지만 매일 천천히 걷고 단순하게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저자는 2015년 실천문학에서 ‘시’로 등단했으며 시와 에세이를 함께 쓰며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아무도 없는 아침을 가끔씩 꺼내보고 있다고 자신에 대해 어필한다.

책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케내 나이로비에 있는 카렌 블렉센 뮤지엄

2부, 덴마크 룽스테드에 있는 칼렌 블렉센 뮤지엄(Karen Blixen Museum in Rungsted)

(Karen Blixen Museum in Rungsted)

저자는 카렌의 흔적들을 조금씩 찾아가며, 아프리카 케냐부터 덴마크 룽스테드까지 향한 여정을 통해 발견한 카렌의 삶의 흔적을 장장마다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케냐부터 덴마크까지 아름다운 여정 속에서 발견한 것은 성실하고 신의를 지켰으며, 마음껏 사랑했던 ‘사람’, 카렌 블릭센을 만나게 된다고 말한다. 그녀는 케냐에서 만난 이들에게 신의를 지키려 애썼고, 남편의 어떠한 모습에도 아내로서 노력했으며 더불어 남편과의 이혼 이후에는 연인 데니스를 마음껏 사랑한 여인이다.

이렇게 저자는 흔적을 통해 만난 카렌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상상해본다. 즉 카렌의 삶의 모습이 실제로 어떠했을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에 대해서. 카렌의 흔적을 찾아 저자는 아름다운 여행을 떠난 것이다.

세상을 피하지 않고 늘 정면으로 마주했던,

후회 없이 사랑하다 떠난 카렌 블릭센.

 

이 책의 한 문장

1. 카렌은 소말리아 여자들이 아름답다고 극찬 할 떄가 많았다. 카렌이 직접 그린, 머리띠를 한 소말라아 여자의 도톰한 입술은 신념이 강한 사람처럼 보였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것 같았다. 소신이 뚜렸하고 귀티가 흐르는 인상이었다. p34

2. 사람들은 별 불만 없이 소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움직였다. 나이로비의 어원은 '말은 물' 또는 '찬물'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었다. 마사이족이 엔카레 나이로비라고 부르는 작은 호수에서 따온 이름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로 불리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마사이족을 존중하는 의미로 소를 존중하는 풍습이 계속 내려오고 있다. p36

3.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면서 책 곳곳에 성경의 시편들을 인용한 대목을 발견하기도 했다. 미사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방식으로 참여하고, 파라와 카만테 등 원주민들을 데려가서 함께 미사 드리는 장면도 눈에 들어왔다. p72

4. 그녀는 농장 주인으로서의 권위를 유지 하면서도 원주민들과 대화에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서 이야기 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었다. 백인이라는 우월감 보다는 인류애적인 느낌들로 다가왔다. 매일 아침이면 새벽부터 걸어온 원주민들과 이웃에 사는 원주민들이 카렌의 집에 모이기 시작했다. 카렌은 간호사도 의사도 더더욱 아니었지만 매일 아침 찾아오는 원주민들을 내치지 못했다. 상처 난 곳에 소옥약을 바르고 약을 주고, 종기가 곪아 터진 곳은 고름을 짜고 소독하고 상처네 약을 바르는 등,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에 집중했다...(중략) 그 당시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서 선교 사업을 하거나 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한 개인이 자신의 자비를 털어가면서 매일 아침 원주민들의 치료를 성실하게 하던 모습을 책에서 만나면서 카렌이라는 작가의 발자취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더 굳어지게 되었다.

p72-73

저자가 본 카렌은 매우 아름다운 고매한 인격을 가진 여성으로 보인다. 사진에 풍기는 모습처럼 말이다. 영화도 보고 책도 꼭 봐야함을 다시금 느끼는 대목이다.

5. 카렌은 아프리카에서 삶도 사랑했고, 동물도 사랑했었다. 특히 카만테와 새끼 사슴 룰루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는 마음이 많은 것 같았다. p84

6. 그 당시 케냐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농장의 희망은 끝내 사라졌다. 비가 오지 않는 수많은 날이 지속될 때, 원주민들이 침묵하며 견디는 모습을 보며 카렌도 침묵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중략) 빈 옥수수들 모두 말라 비틀어져도 신에게 불평을 하거나 아프리카 땅에 대해서도 한 마디 불평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들의 태도를 통해서 카렌 또한 최악의 순간을 불평하지 않고 침묵하는 법을 배웠음을 고백하고 있었다. p108

놀라운 얘기다. 우리는 얼마나 삶에서 불평, 원망을 하는가? 분명 아프리카 사람 보다 더 많은 혜택과 배부름 속에서 살아가건만 이들의 삶에는 불평이 없다니...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신을 믿고 사는 것은 단지 교회를 다니는 것만이 아님을 보게 된다. 신의 뜻을 묵묵히 실천하고 사는 자가 바로 진짜 신을 믿고 사는 자임을 배우게 된다.

7. 아프리카에 도착했을 때 소말리아 여자들을 보고 나는 눈을 반짝거렸다. 다갈색의 피부와 기품 있는 아름다움에 순간 빠져든 것이다. 우리들은 자주 만났고 자주 차도 마셨다. 덴마크에서 있을 때 검은 피부에 대하서 거부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지만, 아름다운 여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 사실 몰랐었다. 그 여인들을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자리 잡은 편견을 빨리 벗어 던졌다. 그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했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고 배우려는 의지도 높았다. 파라 동생의 와이프는 성서에 관심이 많아 문자를 배워서 책을 읽었으며 나와 토론하는 것을 즐거워했다...(중략) 한치 앞을 못 보는 인간이라고 하지만 거짓말처럼 농장이라는 배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을 줄을 몰랐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눈빛이었다. 농장을 바라본 이웃들고 덴마크 가독들도 빨리 정리하기를 권유했다. 하지만 나만 몰랐다. 아무리 큰 파도가 밀려와도 농장은 침물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을 붙잡고 침몰해가는 배를 보고 있다. 발버둥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지금 침몰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 사랑하고 있다. 사랑 앞에 어떤 이유를 말해야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p226-227

카렌의 삶을 저자는 깊이 있게 들이마시며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저자는 이 얘기를 '룽스테드 카렌 블릭센 뮤지엄 2층 카렌의 침대'를 보면서 그때의 감정을 느끼며 적은 내용이다.

저자는 카렌 블릭센의 책을 통해서 그리고 직접 그곳을 방문하면서 저자의 향취를 느끼며 책을 썼다.

그녀 말대로 '책을 읽어 갈 수록 카렌의 솔직함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진실일 거다.

한 인생의 아름다움을 책과 함께 카렌의 흔적들이 남아있는 곳을 향해 직접 발을 내딛으며 느껴던 저자의 그 느낌이 책을 읽으면서 다가온다. 오로지 카렌 블릭센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낯선 곳에서 한 두달 살기를 결심한 저자는 그녀가 살았던 삶의 흔적 속에서 "후회 없이 사랑했던 카렌 블릭센을 만나고 있다."


* 타니아 슐리( Tania Schlie)<글쓰는 여자의 공간>

"나는 나 자신이어야 하며, 내 안에 무언가 있어야 한다.

나는 진정한 내 것을 소유하고 싶다.

그리고 나 자신을 보여줄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카렌 블릭센은 이름이 여러 개였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독일에선 타니아 블릭센(Tania Blixen), 미국에선 아이작 디네센(Isak Dinesen)이라는 필명으로 출간되었다. 초기 작품에서는 오세올라(Osceola)란 이름도 사용했다.

한나 아렌트는 블릭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아프리카에서 집과 연인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고 모든 일에 실패한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가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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