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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마을의 공유경제 소동 - 2020 문학나눔 선정 도서 ㅣ 파랑새 인문동화 3
안선모 지음, 로사(김소은) 그림, 김황식 추천 / 파랑새 / 2020년 3월
평점 :
어느 날 조용한 마을 에코 캐슬에 오지랖 박사님이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제발 옆집에 제대로 된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주인공인 '윤기'의 어머니가 비어있는 옆집을 보며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엄마 어떤 사람이 제대로 된 사람이야?"
"학벌 좋고, 좋은 직장 다니는 부모에 아이들이 공부 잘 하는 집이면 최고지 뭐."
공유경제에 대한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이 얘기는 시작됩니다.
'박글쎄요'라는 주인공의 원래 이름은 박윤기입니다.
그런데 왜 이름이 이상할까요? 그건 무슨 질문을 하든 '글쎄요'라는 말로 대답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마을은 '에코 캐슬'이라는 곳입니다.
캐슬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 책을 읽다보면 한동안 인기 프로였던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연상됩니다. 드라마에도 한 가정이 이사를 오면서 얘기가 시작되듯이 이 책에서도 '오지랖 박사'라는 분이 이사를 오면서 조용한 마을이 활기찬 마을로, 이웃이 함께 공유하며 나눔을 하는 마을로 바뀌게 됩니다.
아저씨는 특이했으며 그래서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아저씨는 자동차도 없으며, 소파도 없고, 텔레비전도 없고, 세탁기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더군다나 갑자기 자신의 집을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도록 내어주는 '에어비앤비'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이웃이 된 오지랖 박사님은 조금씩 조금씩 사람들에게 다가가 '공유경제'를 언급하며 마을 사람들을 동참시켜 가면서 마을 사람들을 하나되게 만들고 서로가 가진 물건이나, 자동차, 채소와 같은 것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마을은 전에 없던 화기애애함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불편한 이웃은 이제 행복한 이웃이 되었고 마을은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구조(모습)가 되어'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는 행복한 이야기랍니다.
집, 자동차, 공구, 명품...‘물류’까지!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에서 처음 대두된 개념이라고 합니다. 금융 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일 때 하버드대의 로렌스 레식 교수가 불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공유경제를 제시하게 됩니다. 그가 정의하는 공유경제는 개인이나 기업이 각자의 자산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는 활동 전체를 의미하는데 레식 교수는 공유를 통해 자산의 가용성을 높이고, 소유비용 부담을 덜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지속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언급했죠.
그래서 2008년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아참 에어비앤비를 설명하고 지나가야 겠지요. Airbnb는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에요.
즉 손님에게 에어베드(air bed)와 아침(breakfast)을 내줬다는 점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게 지금의 에어비앤비라고 합니다. 에에비앤비를 기점으로 교통, 거주, 유통 분야에 진출한 공유경제 기업들은 사람들의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었으며 시장조사기관 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2%가 공유경제 서비스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공유경제 서비스에 자신이 소유한 공간이나 차량 등을 제공해 본 적 있다고 답한 사용자는 22%에 달하였습니다. 공유경제가 전 세계를 관통하는 흐름이 된 지금도 미국의 공유경제는 세계시장 규모의 60%를 차지하면서 가장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산업통상자원부에서 차용)
미국의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개인의 소유는 줄어들고 공유 영역이 넓어질거라고 예측"했습니다. 그 예측대로 세상은 빠르게 공유경계 플렛폼을 구축해 가고 있으며 이제는 소유하고 늘어 놓는 삶보다는 함께 공유하며 "더불어 살면서 효용성과 환경문제까지도 고려한 삶의 방식"을 택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미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는 도시 지역에서 공유를 통해 쓰고 있으며 얼마 전까지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로 인해 한국 사회는 시끌벅적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란은 결국 현대인들에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가져 올 수 있는 공유개념임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모든 이들에게 장점과 효율로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건 이 책에 나오는'오지랖 박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에겐 좋은 제도가 또 다른 사람에게는 좋지 않는 제도가 되어 큰 피해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우버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수록 기존의 택시 기사들은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면서 생계가 곤란해 지게 됩니다.
특히 공유경제 시스템에 큰 문제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 어디서 보상을 받을지 애매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즉 사용자를 위한 앱은 제공해 주지만 개인 간의 서비스 교환은 책임을 지지 않으니 사고가 날 때 법적인 보호장치가 미비하다는 거지요.
물론 이 모든 것은 보완하고 수정해 나가야 하지만 주인공인 '윤기'가 말하듯 "그러고 보면 세상 모든 만물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언제나 좋을 수도 없고 언제나 나쁠 수도 없다."는 말이 맞아보입니다.
주인공 박윤기를 통해서 본 '조용한 마을의 공유경제 소동'은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얘기를 재미있게 이어나갑니다. 동화라면 동심을 불러 일으키며 재미있고 신비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 현실의 문제도 다루고 앞으로의 미래도 생각하게끔 하는 동화가 나와서 세계와 주변을 보는 안목을 길러 주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공유경제라는 어려운 얘기가 동화라는 형태를 통해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읽히는 서적이 되리라 봅니다. 아이들 독서 토론으로도 좋고, 지정도서로도 정하여도 충분한 교육적 가치가 있는 도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