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학생들에게는 대단한 환호를 받으며 추앙할 책일 것이다.

더불어 아이들 사교육에 허덕이며 공부를 봐주어야만 하는 학부모들에게, 참다운 교육이 없을까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자료가 되며 길잡이가 되리라 본다.


이 책 타이틀은 이렇게 우리에게 말한다. 


아이를 보내고 싶은 중학교 1위 고지마치 중학교!

학생과 학부모의 강한 지지를 받는 학교개혁의 실천사례


중간ㆍ기말고사 폐지, 고정담임제 폐지, 숙제 폐지


빨간글씨는 학생들이 정말 환호할만한 희소식이다.

이런 학교가 있다면 나 또한 부모에게 이 학교에 가게 해달라고 밤낮 조를 것이다.


이 책은 일본 교육계에 새로운 시도와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도쿄 지요다구 공립 고지마치 중학교의 교장 선생님, 구도 유이치의 교육철학과 실제 실천 사례를 다룬 책이다.


제목 그대로 학교의 당연함을 의심하고 학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항상 생각하라는 그의 주장은 당연한 듯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관습에 젖어 반복해 온 학교의 많은 제도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그렇다. 이 책은 당연함을 버리지 않으면 더 나은 교육이 없고 미래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정말 선생님을 비롯한 교육관계자뿐 아니라, 학교의 교육 방식과 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이 읽고, 또 읽어서 우리나라 교육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한다. 


학교가 변하면 사회는 반드시 변한다.


이 말은 명언이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 학부모의 사고와 교육계의 사람들이 변할 때 이 나라 또한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독일 교육, 유대인 교육, 스웨덴, 덴마크 교육을 아무리 말하고 논하더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듯이 교육계에 핵폭탄을 터트릴 각오로 이 책을 읽고 좋은 점은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들 일본의 교육체계가 이루어 냈다면 우리 나라 교육 또한 못 이뤄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나의 사례는 모든 사람의 사례로 통할 수 있다.(물론 구도 유이치가 생각한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은 아닌 것을 알고 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만의 교육 방법으로 시뮬레이션을 거쳐 충분한 논의를 갖춘 후 실시해 보면 좋겠다.)


표지를 보면 그림이 인상적이다. 처음에는 흘낏 보았었는데 자세히 보니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교를 향하여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말해준다.


기존의 학생들은 학교란 가기 싫고, 규율적이고,  폐쇄적이고 공부잘하는 자에게도 재미없고 공부를 어려워하는 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재미없는 학습 형식을 띄고 있다.


그러나 고지마치 중학교는 학교개혁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를 가고 싶게 만들었고 아이들 스스로 움직여 오히려 확습 능율을 크게 오르게 하며 자기 삶의 가치와 존엄성을 알게 되고 꿈을 향해 뛰게 만들었다.


이 책의 핵심은 앞부분에 있다. 그 부분을 다루어 보면


1장 목적과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보고 개선하기


숙제가 없다면 정기고사가 없다면 일단 학생들은 환호할 것이다. 그런데 구도 교장은 기존의 숙제 개념을 없애고 숙제는 전면 폐지하였고 정기고사는 단원 테스트를 통해 아이들의 이해(숙지)에 따라 아이들을 평가하고 있다.

즉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단원 테스트로 확인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복습하게 하며 테스트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어서 모르는 부분을 하나씩 챙기며 실력을 올리게 하였다. 기존의 수업은 아이가 알든 모르든 정해진 커리큘럼에 맞춰 진행되었지만 이 학교는 그런 시스템을 없애고, 각 개인별로 확실히 습득한 상태에서 다음 진도로 가게 했다. 구도 교장이 한 말이다.


"학습은 못푸는 문제를 풀 수 있게하는 과정이라야 의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해야 하는 내용을 학교 안에서 이해하게끔 하는 일이다."


평가를 그러면 어떻게 할까?

정부 방침으로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서열로서 점수를 주었다면 지금은 각자의 성취도에 따라 누구나 또는 모두에게 5점을 줄 수 있도록 하였다.(최고점이 5점이다.)


고정담임제 폐지 - 팀 의료식 학년 경영


기존 개념은 각반에 선생 한 명이 담임하였다면 여기 학교는 학년 담당 교사 전원이 해당 학년 학생 전체를 보살핀다. 이 방식은 '팀 의료'를 바탕으로 참고한 것인데 즉 한 명의 환자를 케어하기 위해 여러 명의 전문 인력이 힘을 합쳐 나아가듯 교사별로 각자 잘하는 방식에서 아이들을 맡아 관리한다. 


구도 교장은 말한다. "학교 교육의 상위 목적에 비추어 최적의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설사 100년을 고수해 왔다 할지라도 바꾸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의 생각을 보여주는 사례로 운동회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운동회는 학급 대항으로 하는 형식을 고수하였다. 

그러나 학생회 주도로 폐지하면서 '다 같이 즐겁기'를 추구하는 운동회로 바뀌었다. 그 중에 한 가지 '전원 계주'를 할지 여부를 두고 각 학년 전원에게 설문 조사를 했는데 90%가 하고 싶다. 10%가 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예전 같으면 다수 의견을 좇아 하기로 결정 하겠지만 학생회 임원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10%에게 주목하면서 전원이 기뻐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애초 9대 1의 의견이 0대 10으로 결론이 났다. 

10%의 소수의 의견들을 보면 '원래 운동을 잘하지 못하니 계주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 여학생에게 추월당하는 모습이 창피하다.'의 의견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마음을 두고 전체를 위해 다수가 배려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참으로 일본인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 


이와같이 기존의 운동회 때는 교사들의 잔소리와 '행진 때 줄이 흐트러졌다. 체조 때 손가락을 쭉 뻗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일에 매달려 에너지를 소모했다면 지금은 모두가 함께 들길 수 있는 운동회로 바뀌어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운동회가 되고 있다.


복장 규정에서도 한국은 배울 필요가 있다. 예전 이 학교도 교복 치마 길이, 양말은 무늬 없는 흰색, 두발은 파마, 헤어 젤, 탈색, 염색, 장식, 화장, 매니큐어 금지 조목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두발은 청결하게 하고 중학생다운 자연스러운 스타일이면 문제가 없다.' 복장과 두발 문제와 같은 지엽적인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장은 말한다.


"나는교사들에게 자주 그냥 둬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일과 그냥 두면 안 되는 일을 구분해서 꾸짖어야 합니다. 

생명이나 인권에 관한 일, 차별과 폭력 같은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해서 잘못을 인식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구도 유이치 교장은 목적과 수단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며 수단에 집중해서 목적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학교라는 존재는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 목적이 아닌 것이다. 학교의 존재는 구도 교장의 말을 빌리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더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자질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기존의 학습 폐턴, 교육 시스템은 이 목적을 향해 다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렇다. 이 학교가 새롭게 될 수 있는 요점은 "당연함"을 철저히 의심하며 개선하는 학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자기 긍정감"을 주며 항상 응원한다.

그리고 이 학교는 "다양한 사고"를 충분하게 경험하게 하며 교사와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학교 개선이라는 말은 아이들에게 월급만 받고 마는 학교가 아닌 아이들에게 마음을 주는 학교가 되자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정말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서 한 인간이 사회에서 더 잘 살아가게끔 하기 위해서 바른 인간, 내가 가진 생각을 표출해 낼 수 있는 아이로 만들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지금의 아이들은 우리 때도 그랬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더 불쌍한 존재로 커나가고 있다.


 "공장에서 마구 마구 찍어낸 제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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