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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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작가
양승권
출판
페이퍼로드
발매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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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쇼 라즈니쉬가 쓴 '삶의 길 흰구름의 길을 통해' 장자를 보고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니체는 특정한 책은 기억나지 않으나 간간히 그의 글은 망치를 든 철학자로서 기존의 개념들을 아주 통괘하게 부스면서 나에게 말을 거는 글들이 보였었다.

그런데 '철학 브런치'라는 책을 통해서 본 니체는 저속한 용어로 쓰자면 똘아이 같은 모습이 보인다. 천재이기에 그런가 하지만 실제 행동과 마지막 그의 삶은 매독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좋지 않게 기록된다. 

"1888년 말부터 정신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고 1889년 1월 카를로 알베르토 광장에서 결국 쓰러진다. 그의 상태는 1891년부터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해서 지인들을 알아보지 못할 상태에 다다른다.  1893~1894년 무렵에는 사람을 알아보지도말을 하지도 못하게 되었다결국 1900년 바이마르의 정신병원에서 생애를 마쳤다. 그러나 1900년 니체는 드디어 초인의 삶을 마무리한다." -나는 독신이다(이봉호 저)

 

 

 



'서양의 장자' 니체,
'동양의 니체' 장자

동서양과 2천 년 시공간을 초월해
철학계의 일란성 쌍둥이가 빚어낸 자유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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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를 통해 나다운 삶을 위한 철학을 들여다 보자. 


장자는 동양 철학사에서 가장 손 꼽히는 이단아였다.

니체는 서양 철학사에 손 꼽히는 인물이며 가장 급진적인 반항아다.


니체는 망치를 들고서 인간의 자유를 옥죄는 모든 기존의 가치를 산산이 조각내는 것을 즐겨했다고 보면 되겠다. 두 사람은 장엄하면서도 심술궃은 어투로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엄혹한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평생 고군부투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장자와 니체 사이의 시대적 간격은 무려 2,000년이 넘는다.

그럼에도 이 두 사람은 서로 공통분모를 가지고 혼란의 시대를 진단하며 개념들을 도출해 내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있다.


니체의 저서에는 시적인 어휘와 신화적인 서술이 넘쳐난다. 장자도 주로 이솝우화와 같은 글쓰기 방식으로 글을 쓰며 사람들을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가게 하면서 교훈을 확실히 준다.


니체와 장자는 우리에게 남의 호흡에 끌려 다니지 말고 자기를 믿고 자기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남의 평판에 흔들리지 말고, 나 자신의 자기애를 굳건히 믿으면서 '나의 방식대로' 떳떳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준다. 


특히 니체와 장자는 과거와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의 순간'에 충실해야 함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고통에 대한 이해도 '모든 가치가 저마다의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가치를 인정하고 끌어안으라. 이 세상에 불필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고통이란 자기 삶을 풍족하게 할 수 있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하는 태도야말로 삶을 일구어나감에 있어 가장 필요한 태도라 본다.


저자는 구르는 천둥(체로키 부족의 인디어 치료사)의 말을 인용하였는데 "어떤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삶에 필요하기 때문니다. 따라서 그 일이 그곳에 있는 한 우리는 그 길을 따르고 그 길을 존중하고 그 길과 대면해야 한다." 즉 우리 인간은 남이나 외부상황에 휘둘려 살아가는 것을 탈피해 자기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위그루 격언 "사람의 나라에서 왕이 되지 말아라.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이(되)어라"


니체의 핵심은 딱 네 가지라고 정의해 본다. 


지금 이순간을 살라. 

후회하지 말라. 

어떤 시련, 고통에도 반응하지 말고 스스로 이겨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절대 나약해져서는 아니 된다. 

삶을 사랑하라. 즉 트로트로 많이 불려지기도 한 '아모르 파티(너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라)'의 관점으로 삶을 대하라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방식의 삶의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가치 전환’하여,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자유를 옥죄는 모든 기존의 가치에 대항하여 권위에 도전하고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였다. 

그가 한 말이다. “스스로 창조자가 되지 않는 한 ‘선과 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까닭은 

삶의 타성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는 항상 광기가 들어 있다 

그러나 광기에는 항상 이성이 내재되어 있다 
우리의 삶에 문제가 되는 것은 등에 진 무거운짐이 아니라

바로 그 무거운 짐을 버티지 못하는 나의 나약함이다 


[니체사상은 서양 근대성 비판그리스 비극이성비판종교비판허무주의관점주의커다란 건강생명디오니소스영원회귀극복인(Ubermensch, 초인), 자기 긍정(운명애), 자기 극복자기 찾기삶의 예술 등 서양 정신사의 정수에 해당하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김정현 원광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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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책인 <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에는 니체와 장자의 "아포리즘(격언, 잠언)"을 토대로 삶과 죽음, 자기실현, 인간과 지성, 허무주의와 무라는 주제로, 각 장에서 10개~15개 정도의 소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니체가 먼저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 장자가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인 양승권님의 친절한 해설을 통해 짧은 형식의 글로 이루어졌는데 조금 설명부분이 짧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최근에 읽은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에서는 독자가 읽으면서 저자의 설명을 통해 더 디테일한 부분도 알게 되어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지금 이 책에서는 너무 간결하게 설명을 해주어 한참 음식을 맛있게 먹는데 재료가 딱 떨어져 먹지 못하는 형국이 되었다. 아하!!

좀 더 깊이 사색할 수 있는 여러 자료들과 생각들을 좀 더 추가시키면 좋은 책이 되지 않겠나 싶다.


쳅터마다 얻은 삶의 지혜들


후회하지 말라!


결코 후회하지 말라. 후회는 한 가지 어리석음에 또 다른 어리석음을 더하는 거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라.

만약 나쁜 일을 저질렀다면 앞으로는 좋은 일을 하겠노라 다짐하라. -니체[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2]


후회는 바로 이 순간에 머물거나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대표적인 감정이다. 라면 중에 가장 맛 없는 라면은 '했더라면'이라고 한다. 스피노자 또한 여기에 대해 한 마디 한다.


"후회는 덕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행위를 후회하는 자는 이중으로 비참하거나 무능하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사악한 욕망에, 그 다음에는 슬픔에 정복되기 때문이다."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은 여러가지며 다양한 길이다. 즉 니체는 모든 것은 달리 해석될 수 있는 것이며 무수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장자 또한 옳고 그름은 항상 양립하며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자신에게 유용하면 옳고, 그렇지 못하면 그르다고 판단하는 게 인간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선과 악이라는 도덕적 가치 판단도 결코 사실이 아닌 하나의 해석에 불과한 원근법적 평가라고 본다.


결핍은 충족을 위한 조건이다. 니체는 질병을 삶을 위한, 더 풍부한 삶을 위한 자극제로 본다. 그는 해로운 것, 우연한 나쁜 경우들을 자기에게 유용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망하기 전 10년 세월을 병상에서 보냈다. 특히 그는 1879년 3월 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16번이나 거주지를 바꾼다. 이런 경험이 그의 사유를 숙성시키게 되었는데 그의 말이다.


"질병은 인식의 수단이고 인식을 낚는 낚시바늘로써 반드시 필요하다."


장자 또한 결핍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킨다. 장자는 이상적 인간의 유형에 외모가 추하거나 몸이 온전치 않은 이들을 포함한다. 그러면서 '지리소(支離疏)'를 언급한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자료를 인용해 보면...


‘장자’ ‘人間世(인간세)’에 支離疏(지리소)라는 사내가 나온다.

“그는 곱추다. 턱이 배꼽에 묻히고 어깨는 정수리보다 높으며,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내장은 위로 올라갔으며,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에 닿아 있다. 그럼에도 바느질하고 빨래를 해서 넉넉히 벌어서 살고, 키질을 해서 쌀을 까불어 열 식구를 먹여 살린다. 나라에서 군인을 징집하면 지리소는 두 팔을 걷어붙인 채 떳떳하게 다녔고, 나라에 큰 役事(역사)가 있을 때는 언제나 면제받았다. 나라에서 병자들에게 곡식을 내릴 때는 곡식 세 가지와 장작 열 짐을 받았다.”

"지리소는 분명 놀림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몸은 온전치 못했으나 기운은 활달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떳떳하게 살았다. 장자도 그를 두고 “夫支離其形者, 猶足以養其身, 終其天年”(부지리기형자, 유족이양기신, 종기천년) 즉 “저 몸뚱이가 온전치 못한 자도 그 몸을 잘 길러서 천수를 누렸다”고 평가했다. 支離享壽(지리향수)! 저 지리소는 몸은 온전치 못했으나 삶은 오롯이 누렸다."


누가 더 행복한가? 건강하게 태어난 사람인가 아니면 몸이 불편해 권력의 입장에서는 별 쓸모가 없는 지리소인가? 장자는 여기서 어떤 형태를 지니든 이미 그 자체로 가치있다고 말한다. 즉 인간의 불완적인 마음에 대해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을 치료하도록 하지 말고 비뚤어진 마음을 당사자가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살 수 있도록 도와애 된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말은 자신이 비뚤어진 상태임을 스스로 꺠닫고 수용할 때 타자와의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관심은 나를 지키는 수단이다.

도가 사상을 대표하는 노자는 '오직 다투지 않으므로 천하에 그와 다툴 자가 없다.'고 했다. -22장 노자

즉 누군가 나에 대한 비판이 있을 때 곧바로 반응하려 하지 말고 다른 곳을 바라보거나 잠시나마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마음은 산란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다. 니체에 따르면 '밟아지고자 한다면 오랫동안 구름으로 머물러여 한다.'고 했다.


규정이라는 것은 자신의 시각 앞에 어떤 벽을 만든다.

니체는 차라투스에서 이런 말을 하였다. "벗들아, 너희들에게는 나의 마으을 모두 털어놓으리. 만약 신들이 존재한다면 내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 참고 견뎌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 신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이란 하나의 이념일 뿐이다. p103


니체는 세상을 보는 시각이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구속하는 근원은 바로 절대신 개념'이라고 말한다. 일신론에 대해 강한 부정을 언급하며 차라리 신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면 다신론이 낫다고 말한다. 즉 절대적이 기준을 정해서 진리와 진리가 아닌 것, 정상과 비정상, 중심과 주변을 나누는 태도에 대해 인간 개개인의 방식으로 누려야 하는 자유를 박탈당한다고 본다. 참고로 니체는 할아버지도 목사, 아버지도 목사였다. 그런 가정에 이단아 같은 아이가 태어났는데 이 아이가 기존의 개념들을 철저하게 부수며, 반대로 생각을 해보도록 하여 생각의 틀을 넓혀주고 있다.(사실 넓혔는지 후퇴하게 했는지 모르지만 그의 개념에는 기존 기독교가 새겨들어야 할 논점들이 많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교육되고 존중 받고 설교되어 온 거의 모든 도덕은 삶의 본능들에 대해 적대적이다. [우상의 황혼] p189


장자는 혼란하고 복잡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일체 인위적인 행위를 멈추고 자신의 성품에 따라 유유자적하게 살아갈 것을 권고한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 보았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고 결국 사람은 그 과정에서 지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니체와 장자는 이데올로기적으로 우리를 옥죄는 지식이나 이념, 도덕은 생생한 삶의 의지를 약화시킴으로 스스로의 가치 규범으로 자연을 따라 살아가길 바란다.


끝맺음을 하면서...


책은 또 하나의 생각들을 보여주는 길잡이며 다른 생각들을 보게 되는 통로가 된다.

니체와 장자를 통해서 본 삶에 대한 개념적인 가치를 보면서 결국은 기존의 가치와 체제, 진리들을 다르게 생각하면서 살펴보자는 것이다. 즉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하며 나쁘게 말하면 시비를 걸고, 좋게 말하면 잘못된 가치관과 기존 도덕적 논점에 이의를 걸어 선한 가치를 창조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유에 대한 자유, 삶에 대한 긍정을 보게 된다. 니체와 장자의 가치관을 묶으면 니힐리즘(허무주의)이 나온다. 즉 개인에 간섭하는 절대적 가치체계에 대항하는 자세를 말한다. 모든 독단적 사고를 해체하고 권위주의와 우상 숭배를 비판하면서 운명애를 가지고 유한한 삶, 삶의 부조리를 인정하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며 삶의 길을 만들어가는 완전한 니힐리스트의 삶을 니체와 장자는 말하고 있다.


쓰다보니 장자보다는 니체의 말을 많이 했다. 사실 니체보다 장자의 글이 재미있고 생각을 많이 해준다.

니체는 망치만 들고 깨어부수는 모습이라면 장자는 부드럽게 얘기하며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속삭인다.


참고로 '삶의 길 흰구름의 길'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장자에 대해 알게되고 무릎을 치는 일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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