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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 ㅣ 책 읽는 샤미 45
박현숙 지음, 해랑 그림 / 이지북 / 2025년 5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박현숙 작가의 잔잔하면서도 섬세한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지금도 늦지 않았어] 시리즈! 100만 베스트셀러 작가는 다르긴 달랐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 [지금도 늦지 않았어, 미안해], [지금도 늦지 않았어, 고마워] 세 작품을 이지북에서 나란히 선보였는데요. 첫 번째 이야기부터 눈물이 가득 차오르더라고요. 사랑해라는 말을 아껴둔 사연이 무엇일까 표지를 우두커니 바라보자니, '아름답다', '읽고 싶다', '궁금하다'라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가난하고 불행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겨울이가 있습니다. 겨울이는 초등학교 6학년인데 동생 여름이와 함께 할머니 댁에서 지내고 있어요. 연로하신 할머니는 폐지를 주우시며 아이들을 살뜰히 돌봐주고 계십니다. 그러나 사춘기에 접어든 겨울이는 행복을 밖에서만 찾고 있었지요. 겨울이의 친구 사랑이는 늘 풍족했어요. 바쁜 부모님의 보살핌 대신에 돈을 손에 쥐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는데요. 겨울이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만 집중하며 조금씩 변해갑니다. 돈이 있는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할머니의 쌈짓돈에 손을 데기도 하는 등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갈등 상황에 놓이기도 하지요.돈과 물질이 풍족한 사랑이는 겨울이를 조정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사용하려고도 드는데요. 자기 대신에 학원에 다니라는 부탁을 하며 물질 공세를 펼쳐서 겨울이를 꽁꽁 묶어 두기도 합니다. 아닌 것을 알지만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만을 비관할 뿐 겨울이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흐려지게 됩니다. 가난한 집안 사정과 병든 아빠, 집을 나가버린 엄마, 무리하다가 쓰러지신 할머니. 초등학생 자매가 감당할 수 있는 인생의 무게가 아니었습니다.겨울이는 가족의 믿음과 사랑으로 조금씩 뉘우치긴 했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아빠가 돌아가시고 후회와 절망으로 몸서리를 치는데 누군가 나타나는데... 이유는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을 나누어 준다는 가온족 여자아이 설지. 덕분에 겨울이는 아빠에게 걱정 말고 가시라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요. 이 순간에 우리 초5 어린이와 서로 울었노라고 고백했다는 거 아닙니까. 울보 모녀 인증ㅎㅎㅎ설지라는 환상적인 인물의 등장과 사연이 궁금해지려는데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가 끝이 났습니다. 남은 두 권 속에서 설지의 사연이 펼쳐질 것 같더라고요. 덕분에 표현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아무리 빨리해도 늦은 것은 아닐까 늘 아쉬운 세 마디가 있지요.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가까운 사이일수록 내 마음을 잘 알겠지 싶어서 되려 표현을 아끼게 되는데요. 한 번쯤 속 시원하게 말해 주면, 상대방도 말하는 자신도 마음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말들이잖아요. 상상력에 가치를 더한 참신한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초등 중학년 아이들부터 잘 읽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