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만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해요? 11
이상미 지음, 서영경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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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휴대폰만 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에게 심오한 질문이 아닐 수 없어요. 자음과모음에서 보내 주신 초등 저학년을 위한 [휴대폰만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요?]를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 초2 어린이가 "이거 언니가 읽어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요. 언니가 핸드폰을 많이 하는 주인공이라는 뜻이었어요. 멀쩡히 책 보던 언니는 괜히 뜨끔해지는데... ㅎㅎ

동주는 바쁜 엄마와 누나 때문에 심심해요. 어느 날인가 우연히 접한 휴대폰 게임이 그렇게나 재미있었답니다. 초등 1학년이니 하교 후에 혼자서 야무지긴 힘들잖아요. 집 안에 혼자 있다고 생각이 드니 손도 씻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집어 들었습니다. 소파에 파묻혀서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공포 아님 주의) 부스스한 모습의 엄마가 나타납니다. 프리랜서 엄마는 밤낮이 바뀌어서 안방에서 잠을 자다 나왔다네요. 동주에게는 공포 그 자체.

엄마에게 딱 걸린 동주. 핸드폰 중독이 의심된다며 사용 금지령이 떨어집니다. 학교에 가서도 영 재미가 없었어요. 동주는 친구들과 잘 섞이지 않는 조용한 녀석이었거든요. 친구들이 <브레멘 길 찾기 시즌 2> 이야기로 왁자지껄하지만, 동주는 속으로 끙끙 앓을 뿐이었지요. 휴대폰이 보고 싶을 때에는 책을 보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그림도 그리고, 공부를 하라는데 도대체가 재미가 없거든요? 누나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초등 6학년인 누나는 자신의 친구들과 노느라 바쁘다네요. 엄마는 회의 중이라고 전화를 끊어 버렸고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다정하게 대해 주던 게임 속 가상의 친구 키키까지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요. 다른 게임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하면서 동주의 생각도 변화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 볼까? 늘 조용하던 한 친구에게 말을 걸고 공통의 관심사인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 현실에서도 먼저 다가가면 친구를 사귈 수 있구나! 친구와 함께라면 게임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뜀틀 넘기만은 쉽지 않았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무서워서 정지!

집에서 쿵쾅쿵쾅 뜀틀 넘기 연습을 하다 보니 아랫집 아주머니가 찾아오셨어요. 뜀틀 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이불로 산을 만들어 동주의 연습을 도왔어요. 바쁘다던 누나도 신이 나서 함께했지요. 아랫집 아주머니가 또 올라오셨지만 동주네 가족은 하하 호호 하나가 되어 동주의 뜀틀 넘기를 도왔고, 드디어 성공! 그러다가 누나가 게임 속 가상 친구 키키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는데... 동주는 가족의 사랑을 느끼며 휴대폰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내려놓습니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어울리다 보니 정신없이 바쁘고 즐거웠어요.

아, 이거였네요! 휴대폰만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요?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이 있었습니다. 휴대폰보다 더 재미있는 일,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게 좋겠어요. 아이들은 재잘재잘 자신의 감정을 받아주고, 해석해 주고, 함께 하기를 늘 기다리고 있어요. 마음이 꽉 찬 아이들은 핸드폰 사용을 스스로 자제하기도 하지요. 이건 어디까지나 초등 저학년의 관점이지만 유용해요.

아침을 먹으며, 하교 후에 우리 초2 어린이와 무엇을 함께할까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어요. 줄넘기를 신나게 한 후에 아이스크림을 시원하게 먹기! 제발 하나만 먹기로 끝내자. ㅎㅎ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 관심도 없고, 방전되어도 충전할 생각조차 없는 그녀에게 오늘따라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휴대폰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다른 재미로 시간을 채워가길 어른들이 길을 터줘야 하겠어요. 세상에는 더 재미있는 것이 많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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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라데라 외계인의 침공 이야기 반짝 13
남유하 지음, 심보영 그림 / 해와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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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강추




맛있는 젤리 곰에게 심한 배신을 당한 느낌쓰 ㅎㅎㅎ 아니, 내 입에 말랑말랑 달달하던 게 위장한 외계인이라고? 무슨 사연이 있겠지! 알록달록 투명하고 쫀득한 네가 내게 이럴 수 있어? 도대체 왜?

"아름다운 토텔레스, 우리의 행성.
지구인의 쓰레기로 가득 찼다네.
데라데라 종족들이 복수할 거야.
지구인은 모두 노예가 될 거야
데라데라 데라데라~ 데라데라 데라데라~"

감기 때문에 조금 늦게 학교에 간 하리는 당황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젤리 곰을 우리의 친구라고 하면서 데라데라송을 신나게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다들 웃고 있는데 말꼬리도 사납고 어딘지 모르게 서늘하단 말이에요.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걸까 싶은 순간에 마스크를 한 미로와 눈빛을 교환하게 됩니다.

해박한 지식을 뽐내는 미로 덕분에 우주 쓰레기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잘 모르고 있는 우주 쓰레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더라고요. 연료가 다 떨어진 로켓이나 임무를 다하고 버려진 인공위성,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간 부품들이 우주는 떠다니고 있대요. 화가 난 외계인들이 지구, 그것도 우리 학교에 찾아왔다면? 아이들에게 일상의 공간인 학교에 나타난 젤리 곰은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답니다.


학교 전체에 빨주노초파남보 젤리 곰이 쫙 깔려 있어요. 하리와 미로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교장실로 향하는데... 뜨악, 노란 젤리를 먹더니 노란 젤리 곰이 된 교장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네요. 게다가 운동장에 우주선이 내려앉았지요. 손톱만 한 젤리 곰들이 수십만 마리는 되는 듯 보였습니다. 귀여운데 끔찍하고, 징그러운데 깜찍한 꼬마 곰 젤리 군단!

"그런데 왜 우리만 멀쩡할까?"

감기에 걸린 하리와 비염에 시달리는 미로, 이 둘만이 젤리 곰의 공격에도 멀쩡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그렇다면 젤리 군단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교장 선생님이 먹으라고 건넸던 노란 젤리가 주머니에 녹아 붙은 것을 보고 두 아이는 재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녹여 없애자! 그렇지만 급식실을 점령한 젤리들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전교생이 급식을 먹고 색색의 젤리로 변하게 되었어요.

데라데라들에게 신나게 물총을 쏘아대던 하리와 미로는 공격을 멈추어요. 지구인들을 공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낸 인간의 잘못도 있으니까요. 데라데라들과 서로 통하지 않는 대화를 나누며 함께 살아가자고 약속합니다. 학교 안에 평화가 찾아오는 듯했는데, 이런 학교 밖은 온통 젤리들로 가득했습니다. 데라데라들과 함께 지구를 구해야 할 때네요. 출동, 지구 특공대!

초등 저학년들은 재미있는 걸 읽어야 해요.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줄 [데라데라 외계인의 침공]을 읽어 보았습니다. 귀여운 젤리를 외계인으로 설정한 엉뚱 발랄한 재미가 끝내 주네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폭발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우주 쓰레기라는 심각한 주제에 대해 말랑하게 접근해 볼 수 있겠어요. 데라데라들과 상생을 고민하는 하리와 미로도 대견하더라고요. 우리의 미래가 든든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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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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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갑작스러운 이별,
믿기 힘든 진실,
죽음은 인연의 끝일까?

항상
내 왼쪽 곁을 지키던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

믿기 힘든 진실 앞에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고통

번데기가 죽음의 상태가 아니듯
누나의 삶도 잊혀지는 건 아니야.
나비처럼 훨훨
누나도 나도 그렇게...!

누나를 잃은 동생이
누나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추억하고, 살아내며, 회복에 이르는
아름다운 동화

ㅡㅡㅡ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나비도감]을 받아들고는 환상적인 표지 디자인에 한동안 넋을 잃었었는데요. 천천히 읽어 내려가다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많이 놀랐고 아팠습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와 워터파크에 갔던 초등학교 6학년 A 양이 26미터 높이의 워터슬라이드가 붕괴되면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누나를 잃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 강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학교에 가는 길조차 혼자 하기 버거웠는데요. 누나의 빈자리를 느낄수록 그리움과 서러움은 더욱 커지고, 자신이 느끼고 있는 슬픔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어요. 나비도감에 쓰여있는 진실만을 받아들이던 산이에게는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은 거짓처럼 느껴졌거든요.

산이의 왼쪽 귀는 잘 들리지 않아요. 누나가 죽고 난 뒤에는 일상생활도 버거웠지요. 그런 왼쪽 귀에서 버스럭거리며 나비의 날갯소리도 들리다가 누나의 목소리도 들리다가 찌릿찌릿 아프기도 합니다. 깊은 슬픔과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산이의 아픔을 여러 가지 상황으로 담담하게 표현해 낸 작가가 대단했어요.

산이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누나의 방에서 누나가 남기고 간 흔적들을 천천히 둘러보게 됩니다. 누나 메아리가 적어 놓은 투 두 리스트도,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도, 누나가 마니또를 위해 준비한 선물도 다 멈춤 상태였지요. 산이는 누나가 하지 못하고 떠난 일들을 자신이 해 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때부터 조금 더 바빠지고 조금 더 의욕적인 산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워터파크를 상대로 1인 시위를 하며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 그런 모습을 숨죽여 쳐다보는 산이. 같이 놀러 가서 혼자 살아왔다는 죄책감에 눈물만 흘리던 두나 누나. 각자가 이겨내지 못한 슬픔은 서로가 마음을 여는 순간 회복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슬픔을 인정하고, 떠난 이의 마지막을 가치 있게 마무리해 주기로 마음을 모으게 되지요.

죽은 메아리의 생일 파티를 열었습니다. 메아리를 위한 성장 동영상을 준비하고, 신발을 사고, 꽃을 준비하고... 죽음이 마냥 슬프지 않게, 또한 혼자 버겁지 않게 메아리를 아는 사람이 모여 메아리를 사랑했던 마음을 표현했어요. 죽음은 끝이 아닌 걸까요?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생일과 연결되어 있어요.

누나와의 추억이 가득한 연 놀이도 하고 축제처럼 누나를 보내 주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자 다시 누나가 없는 하루가 시작되었어요. 슬픔은 어느 순간 하루아침에 없어지지 않지요. 덤덤하게 하루를 시작한 산이. 누나가 좋아했던 주황색 꽃 앞에 누나의 걸음으로 운동화를 꾹꾹 눌러주는데요. 산이는 기특하게도 누나와의 새로운 추억을 쌓아가는 중이랍니다.

천천히 보내도 좋아.
오래도록 슬퍼해도 괜찮아.
잊는 것이 아니라 추억하면 되니까.

어린 산이의 슬픔에 같이 울었습니다. 어린이 문학에 온 신경이 마비되었던 어제와 오늘. 담담하고 섬세한 문장에 감탄하고, 잔잔하게 글을 뒷받침해 주는 서정적인 그림에 매료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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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끼다 2 나는 새끼다 2
권혁준 그림, SBS TV 동물농장 X 애니멀봐 원작, 이정은 구성 / 서울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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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표지부터 정말 귀여운 말랑 콩떡 아기 동물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서울문화사에서 보내 주신 [나는 새끼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제목은 누가 지었을까요 ㅎㅎ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지요! 오구오구 작고 소중한 새끼 동물들이 많이 나와요. 귀요미들의 순간 포착! 재미있게 편집된 책으로 영원히 저장할 수 있답니다.

동물들이 자신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말은 "나 새끼"인데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어요. 그러나 그 말투에 중독되어 말풍선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더라고요. "일단 나 새끼의 전반적인 느낌은 귀염 뽀작!" 롭이어토끼가 하는 말이랍니다. 태어날 때에는 귀가 쫑긋, 두 달 만에 귀가 축 처지지요. 장을 계속 움직여 줘야 하는 동물이래요. 입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갉아 버리기 때문에 건초 무한 급여는 필수라네요. 먹었으니 계속되는 분뇨 공격에도 끄떡없는 분들만 도전해 봐야겠는걸요. 아고 무서워라~ㅎㅎㅎ

조금 까칠한 나 새끼도 만나 보겠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땐, 나 새낀 가시리스였대." 와, 워딩이 엄청 센데요. 이쯤 되면 이런 책은 누가 쓴 걸까 궁금해지잖아요. 아동 글 전문가 이정은 작가님이 재치 있게 구성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귀여운 동물들의 특징을 사실에 기반한 센스 있는 문장들로 소개해 주니 집중 팍! 기억 파팍! 사진으로만 담을 수 없는 정보들을 빠짐없이 잘 체크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여기 보고, 저기 보고, 얘도 보고, 쟤도 보는 카멜레온 새끼도 신기했는데요. 생후 21일차 베일드 카멜레온은 양쪽 눈이 각자 180°로 자유롭게 돌아간답니다. 우리가 카멜레온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었어요. 몸 색깔을 자주 바꾸는 건 환경 탓이 아니라네요. 단순히 기분에 따른 것이래요. 작고 귀여운데 대롱대롱 매달려서 재롱까지!! 홀딱 반했는데 브레이크가 걸렸어요. 입맛에 맞는 식단과 생활 환경은 기본이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 체크도 필수! 카멜레온을 키우는 데에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겠습니다. 사육장 기본 세팅비만 80만 원에 병원비까지 생각하면, 잘 생각해 보고 키우는 게 맞겠지요?

푹 빠져서 읽다 보면 귀여워서 키우고 싶다가도 조금은 신중해지는 효과가 있었어요. 귀여움에 속아 책임감을 깜빡할 때가 있잖아요. 이렇게 작고 소중한 아기들을 처음 느낌 그대로 평생 사랑해 주고 관리해 줄 것이 아니라면 시작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새끼다 2]는 동물들의 귀여운 장면을 즐기고, 해당 동물에 관한 지식을 쌓고, 생명의 소중함까지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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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야 예쁘다면서요? - 청소년 섭식장애의 모든 것
김윤아 지음, 이다 그림 / 현암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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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작가 소개란을 읽으며 흥미를 느끼는 나란 사람. 글쓴이와 그린이를 통해 이 책의 분위기를 느껴 보았는데요. 불안한 마음에 자신의 몸만큼은 통제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하는 글쓴이. 섭식장애 전문상담사로서 내담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접해 보셨군요. 굵은 다리가 창피해 치마 밑에 체육복 바지를 입던 시절을 간직한 그린이. 외모에 관한 비뚤어진 시각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말해 주는 듯했어요.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더라고요?!

섭식장애를 앓고 있으면서도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치료가 늦어질 수 있대요. 책 서두에서 섭식장애의 정의와 진단 기준을 알려주면서 스스로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네요. 체중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부정적인 음식으로 푸는 증상 등 섭식장애의 길로 들어 섰다면 다음의 두 가지를 당장 실천해야 한답니다.

첫째, 몸과 마음이 괴로운 다이어트는 이제 그만! 현실적으로 유지 가능한 다이어트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다이어트를 삶의 중심에 두지 말아야 합니다. 내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겠지요. 인생에서 체중만 남는다면 정말 슬플 것 같지 않나요?




한 페이지 만화로 상담 사례를 임팩트 있게 담았고, 대화창 이미지 속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서 내담자의 사연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어요. '프로아나'라는 용어도 처음 접해 보았는데, 세상에나! 거식증을 옹호하고 지나치게 마른 몸을 추구하는 커뮤니티를 지칭한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은 또래문화가 강해서 또래집단의 이야기에 잘 휩쓸리잖아요. 부모도 알아야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할 수 있으니, 이 책을 읽기 잘했다 싶었답니다.

청소년의 섭식장애를 이해하려면 아이들이 처한 상황도 고려해야겠더라고요. 각종 미디어의 자극과 당장 효과를 보고 싶어하는 충동적인 경향성 등 청소년만의 특수성을 잘 알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고 몸과 마음 모두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도 필요하고요. 하, 상담 내용을 읽다 보니 부모와의 대화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싶어서 더 안타까웠네요. 저도 아이와 스스럼 없이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 봐야겠습니다.

너무 안 먹어도 문제지만,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음식 중독도 심각한 현상인데요. 음식이 주는 자극에 내성이 생기면서 점점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찾게 되지요. 어머나...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은 먹어도 먹어도 배가 안 부른 느낌이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실제로 식욕 억제 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 한다고 합니다. 맙소사! 자신의 감정과 식욕이 잘못 연결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더라고요.

살이 찔까봐 걱정하고, 친구와 비교하고, 말랐다고 칭찬을 듣고 싶어 하는 등 청소년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요. 특히 아이돌처럼 '뼈말라'가 되어 화려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사례를 읽다보니 우리 초 5 어린이가 떠올랐어요. 요즘 부쩍 외모에 신경 쓰며 음식을 조금만 먹거든요. 아이돌이 상품화되어 소비되는 현상 속에서 소화불량, 우울증, 두드러기 등으로 숨겨진 이면은 우리 아이에게 꼭 보여주려고 해요. 인형 같은 외모의 진실을 좀 알아야 진짜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지요.

섭식장애로 고통 받는 청소년들은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요. 이 책을 펼쳐든 청소년이라면 자신의 아픔을 공유할 곳을 알고 선택하는 데 힌트를 얻을 수 있겠어요. 일단은 가까운 부모님, 학교 위클래스 선생님, 학교 밖 상담 선생님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좋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나이에 섭식장애로 일상을 포기한다면 정말 슬픈 일입니다. 글쓴이는 청소년들에게 목표를 세우고 실패도 해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 책은 섭식장애가 있어도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서 참 따뜻했어요. '지금은 조금 헤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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