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통계당 - 본격 오지랖 수학 어드벤처
인간과수학연구소 지음, 김종이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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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속닥속닥~ 초등 수학 교과서 집필진이 모였다고 해요. 요즘은 세상에 널린 자료를 제대로 읽고 해석하는 통계 문해력이 참 중요하잖아요. <인간과수학연구소>는 초등 수학 교과서 집필진과 교수님이 모여 통계를 쉽고 재미있게 전파하고자 한대요. 스토리가 흐르는 수학 책으로 통계의 기본 개념부터 일상생활 속 통계까지 한 큐에 정리해 준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답니다. 게다가 타임 슬립의 재미까지!

통계의 달인인 통달 할아버지와 쌍둥이 남매가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골동품 가게에서 시작된 시간 여행이니 어쩐지 개연성이 있어 보이지요? 조선 시대 사람들의 고민을 통계학으로 접근해 보는 신선한 시선이었어요. "통계로 통하였노라!" ㅎㅎ 시대를 초월해서 수학으로 고민을 해결해 준다고 해요. <본격 오지랖 수학 어드벤처>라는 말에 우리 초2 어린이가 흥분했어요. "엄마,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표와 그래프가 여기에 나와요!" 아는 척 짹짹짹거리더라고요.

고민 에피소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통계의 개념이 나옵니다. "어떻게 하면 진료 기록을 잘 정리할 수 있을까요?", "그건 표와 그래프로 정리하면 됩니다.", "윗마을 사람들이 우리 마을 사람보다 돈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그럼 평균을 구해서 비교하면 됩니다.", "짚신 가게로 대박 나고 싶어요!", "사람들 발 크기의 최빈값을 찾아보세요." 오호라, 뚝딱뚝딱 고민이 해결되는 순간이에요. 스토리 속에 통계의 효용성이 녹아 있었어요. 수학 동화는 문장 서술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이 책은 정말 술술 읽혀서 수학 동화의 부담감이 없었어요. 고민을 해결할 때마다 선물 받았던 주판, 붓, 침통 등도 리워드처럼 흥미로웠어요.





통달 할아버지와 아이들, 즉 통계당은 시간 여행을 마치고 조선 시대에서 다시 현재로 이동하는데요. 지민이와 지호의 대화를 듣고 제가 깜짝 놀랐잖아요. "야, 여기 자판기 봐. 물이랑 스포츠음료가 잔뜩 있어. 근처에 운동하는 곳이 있나 봐!" 운동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자판기에는 스포츠음료와 물이 많고, 도서관과 가까운 곳에 있는 자판기에는 커피가 많아요. 이것은 상인들이 최빈값을 알아내서 그 물건 위주로 파는 사례인데요. 꿈이야 생시야 하는 와중에도 실생활에서 활용된 통계를 딱 알아보는 아이들! 정말 기특하더라고요. 통계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 같네요.

평균, 대푯값, 최댓값, 최솟값, 중앙값, 최빈값 등 어머나~ 우리 아이들이 통계 용어들을 알게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게다가 사례까지 완벽하게 기억한다면? 엄마 뿌듯 ㅎㅎ 짜릿한 순간이지요. 다소 딱딱할 수 있는 통계의 개념과 용어 등을 유쾌한 스토리로 기억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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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문제야! - 석탄, 석유, 원자력으로 본 기후 변화
이지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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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요즘 우리 초2 어린이는 환경 책에 관심이 많아요. 주변에서 알아주는 환경 지킴이인 아이인데요. 글과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에너지가 문제야!]가 재미있다고 학교에 가져간다고 하네요. 아침 독서 시간에 서로 책을 자랑하는데 만화책도 아닌 이 책을요! 신기하지요? 그만큼 입체적인 재미가 있었어요.

[에너지가 문제야!]는 과학 큐레이터 이지유 선생님의 신작입니다. [식량이 문제야!]의 후속작이라고 해요. 과학 전문가가 글과 그림을 직접 작성해서 그런지 유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이지유 선생님이 직접 설명해 주는 강의 분위기가 재미있었습니다. 복잡할 수 있는 이야기가 이해하기 쉬웠답니다.

먹는 데에 쓰이고, 움직이는 데에도 쓰이는 에너지가 문제라니? 아이들은 참 의아할 수 있지요. 그러니 에너지의 본래 의미부터 시작해서, 효용과 부작용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석탄, 석유, 전기, 원자력 에너지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혹은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을 간단하지만 임팩트 있게 전달해 주었어요.




석탄이 문제인 이유를 알아보았어요. 캠프파이어를 하고 고구마나 감자를 익혀 먹는 이야기, 원시인이 열을 이용했을 역사의 한 장면 등으로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자 수억 년에 걸쳐 석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어요. 조개탄, 연탄 등 땔감으로 쓰이면서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는 과정까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석탄만 문제일까요?

석탄 이외에도 석유, 전기, 원자력 에너지의 생성 과정과 쓰임새, 그리고 부작용까지 알아보았는데요.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는 게 있으니까요? 우리 초2 어린이도 눈이 동그랗게 변하더라고요. 지구의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고 다음 세대의 삶을 파괴하지도 않는 에너지가 있다는 사실! 조금 노력해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요.

[에너지가 문제야!]에서 주목할 포인트가 있었어요. 선진국과 후진국에게 있어서 에너지에 대해 다른 정의가 내려져야 한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돈이 없고 사회 제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나라가 지구 온난화를 걱정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거예요. 지구의 공기는 모두 통하고 있으니 선진국과 후진국이 선을 그어 생각하지 말자는 의미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의 정의와 분배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어요.




미래에 우리 아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환경과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되겠지요. 영양분이 가득한 책으로 기후 변화와 기후 정의 교육을 제대로 해 주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부록 <한눈에 개념 쏙쏙 에너지 미니 백과>까지 알차게 활용해 보려고 해요. 에너지와 기후 변화 Q & A 코너로 에너지에 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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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 세상을 뒤집다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5
이영민.황인원 지음, 김순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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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미래엔 아이세움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좋아서 이미 풀세트로 구비 중인데요. 이번에 조선 시대를 비판한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을 새롭게 만나 보았어요. 초등 고학년 딸아이는 더 이상 어린이용 고전문학을 읽지 않아요. 의역에 의역을 거친 뼈대만 남은 책은 의미가 없거든요.

아이들이 볼 때는 홍길동전도 판타지에 불과한데요. 홍길동이 평등한 세상을 꿈꿨던 배경을 안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잖아요. 고전 읽기는 배경지식을 다각도로 채워주는 것이 좋은데,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시리즈가 이 부분에서 우수했습니다.

[홍길동전, 세상을 뒤집다]는 제목에서부터 주제 의식이 드러나도록 설정해 두었네요. 조선 시대를 비판한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는만큼 미리 원문을 읽어두면 좋답니다. 미래엔의 책은 옛말이 살아 있어서 더욱 재미있었어요. 조금 어렵게 느껴져도 각주에 달린 어휘 뜻풀이를 참고해서 읽으면 쉽게 이해가 가능했어요.

들어가기/ 고전 읽기/ 쉬어가기/ 고전 파헤치기




이 책은 구조적으로 탄탄함을 지니고 있었어요. '틀어가기' 부분에서 이 책의 주제를 살펴보면서 고전 읽기 방법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홍길동이 혼을 내주고 싶었던 존재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문학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등 읽기의 초점을 제공합니다.

'고전 읽기'는 작품 원문을 실어 두었어요. 홍길동전은 전해지는 판본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그중에서 대중적으로 널리 읽혀 온 완판본을 기본 줄거리로 삼았다고 해요. 홍길동전의 이본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원본보다 이야기가 덧붙기도 하는 만큼 어느 판본인지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요. 경판본에 비해 완판본에서 탐관오리의 부패와 수탈 부분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쉬어 가기'는 각 장마다 도움이 되는 정보 페이지입니다. 우리나라 신분제의 역사, 적자와 서자, 경판본과 완판본 등 작품을 이루는 시대적인 특징과 문화적 해석 등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어요. '고전 파헤치기'에서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좀 더 깊이 있는 해석을 덧입힐 수 있어요. 이로써 작품 읽기가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래엔의 홍길동으로 면면이 들여다보며 시대와 문화를 읽어내는 힘을 길러 보았습니다. 숨 쉴 틈 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길동의 이야기는 스토리의 비약을 뛰어넘는 당대의 소망이 깃들어 있어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부패한 조선 사회를 낱낱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가 원했던 영웅, 홍길동의 활약을 시원하게 엮어냈습니다.

이 책은 사회와 문화적 배경지식까지 풍부하게 훑고 지나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고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삶을 연결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지요. 유명한 고전소설 홍길동전으로 초등 고전 읽기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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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여신 네오픽션 ON시리즈 36
박에스더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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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당당한 에너지가 가득한 표지에 이미 압도당했어요. 밝은 달, 트랜디한 여자, 기백이 넘치는 호랑이. 킁킁 셋의 이미지 조합에서 오컬트 냄새를 맡아 버렸지요. '완성형 K 오컬트 판타지'라는 위풍당당 워딩에 기대감도 한껏 차올랐습니다. 읽어 보니 바쁘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만족스러웠어요. 중간에 멈추면 다른 일에 집중이 어려운 매력적인 스토리였습니다.

달의 여신 보름. 그녀는 하늘 위 원래의 자리가 아닌 인간 세상에서 잡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연이 많은 보름 옆에는 신비한 남자 산호가 있었어요. 이 둘은 신내림을 받아 돈을 벌고 있던 무당 연화에게 찾아옵니다. 합이 딱딱 맞는 시원한 액션으로 잡귀들과 싸워 이기는 두 사람이었어요. 보름과 산호가 하는 일이 화끈한 액션에만 머무는 게 아닐 텐데 하며 머릿속에 궁금증을 매달고 있을 때였어요. 어설픈 잡귀들에 몸과 마음이 지배당했던 연화는 제정신을 차리는가 싶더니, 다시 신을 돌려달라고 해요. 도대체 왜?

신에 의지해 돈을 많이 받아왔던 무당 연화는 신이 없을 때 자신이 입을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었어요. 마지막 의뢰건은 큰 조직의 와이프가 첩을 없애려는 계획이었으니 후덜덜할만 하잖아요. 그래 그럼, 신을 돌려주지! 하던 보름은 인간 연화에게 자신을 모시게 합니다. 대반전 ㅎㅎ 그렇게 보름과 산호, 연화가 같이 살게 됩니다. 이들이 풍기는 오묘한 조합과 무게가 다른 각자의 사연이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보름은 월신의 후계자 순위 1번이었습니다. 달의 계수나무에서 투명한 고치 모양의 알로 태어났다고 해요. 어머 신비로워라. 그런데 사랑 하나만 믿고 미끄러져서 인간 세계까지 주르륵, 아니 정말 이렇게 로맨틱하다니?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어요. 끝도 없이 떨어져 내려온 곳은 지옥 그 자체였거든요. 보름은 호수 깊은 곳에서 잠에 빠졌어요. 이때 가까운 곳에서는 산신을 잃어 허망하기 이를 데 없는 산호도 있었어요. 산호의 울부짖음에 긴긴 잠에서 깨어난 보름이었습니다. 둘 사이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인간 세상에서 둘만이 의지할 수 있는 상대였어요.

보름을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하고 월신의 후계자 자리에서 미끄러지게 만든 그믐의 존재가 숨을 조여왔는데요. 그믐 조직은 인간을 홀려 이무기의 먹잇감으로 사용하고 거짓 산신을 만들어 힘을 키우고 있었어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그믐의 무대를 꾸미고 있던 존재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요. 그 이름은 현. 사람도 아니고 신도 아닌 이 존재는 조선 시대에 보름과 사랑을 나누었던 상대였습니다.

현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세상을 초월하고 싶어 했는데 그 욕망에 화답한 것이 그믐이었거든요. 그믐은 보름의 옛사랑 현을 조종하고 있었어요. 이들의 이야기가 젊은 여자들이 사라지는 일과 관련이 깊었습니다. 후, 어두운 밤에 읽었다가 오싹했던 장면도 있었어요. 기묘한 스토리라인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답니다.

현과 그믐이 보름에게 다가올수록 보름이 멋지게 펀치를 날려주길 바랐습니다. 표지에서 보름이 들고 있던 달 무늬가 멋진 배트로 말이지요. 깊은 어둠에서 허우적거렸던 자신을 떨쳐버릴 시간. 상처가 많이 남았지만 보름은 결국 해냅니다. 이 과정에서 산호와 연화가 마음의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연히 모였지만 가족이라는 따듯한 관계가 되어준 이들이 있어서 보름은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었나 봐요.

보름에게 주어진 기회, 그리고 그녀의 선택.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푹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작가님의 탁월한 묘사 솜씨에 영화를 보듯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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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들고 레벨 업 - 제7회 미래엔 어린이책 공모전 대상, 레벨 3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이현지 지음, 김규택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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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성장소설




[펜 들고 레벨 업]은 우리 초5 어린이와 함께 읽고 싶어서 선택한 미래엔 아이세움의 익사이팅북스 3단계인데요.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 내려 준 따뜻한 책이었습니다.어떤 때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 나의 진짜 모습을 보이거나 스스로 확인할 때가 있어요.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 앞에서는 차마 꺼내지 못한 본모습이 있지요.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같은 생각을 품은 사람에게는 가식 없이 대하기 더 쉬울 수 있잖아요. [펜 들고 레벨 업]은 생각했던 조합이 전혀 아니었던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는 시간을 보여 줍니다.

웹 소설 작가가 되어 큰 돈을 벌고 싶은 초등 6학년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도영이는 180cm가 넘는 큰 덩치 때문에 따로 설명을 하지 않으면 어른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껍데기는 다 컸지만 속 안에는 생채기가 가득 난 어린아이가 들어앉아 있어요. 부모님은 이혼하시고 할머니와 단둘이 반지하 방에서 월세로 지내고 있거든요. 할머니가 일자리를 잃으셨기에 도영이는 꼭 웹 소설 작가로 성공해야만 해요. 한편, 온 세상이 떠받드는 유명한 동화 작가, 권산 선생님은 껍데기가 유독 두꺼운 사람이었어요. 그는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한자리 추천받길 바라는 제자들에게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요. 속내를 전혀 내보이지 않고 선을 지키며 어른답게 지내는 중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김도영이 권산 선생님 인생에 저돌적으로 파고들면서 이야기가 깊어집니다.

도영이는 존경하는 권산 선생님의 글쓰기 프로젝트에 소설을 써냈다가 보기 좋게 낙방하고 마는데요. '내 이야기를 쉽게 판단하다니!' 도영이는 권산 선생님의 평가에 반감을 품어요. 권산 선생님의 제자들이 잔뜩 모인 스승의 날. 모두의 앞에서 권산의 작품은 구리다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는 초등 6학년 아이라면? 뭘 해도 해내는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저는 혼자 감탄했는데요. 권산 선생님은 늙은 제자들의 불만을 뒤로하고 도영이 보고 자기 밑에서 글쓰기를 배우라고 합니다. 김도영은 #네니요 감정이었어요. 유명한 분이니 좋지만, 자신을 평가절하했으니 싫었거든요. 그러나 선택에 여유를 부리는 것은 도영이에게 큰 사치였어요.

도영이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지만, 할머니의 핏줄이 아닙니다. 할머니께서 아빠를 입양하셨기에 엄연히 말하면 남인데요. 두 사람은 어느 누구보다 단단한 관계였어요. 도영이의 아빠는 무명의 영화감독이라서 실패의 맛에 절여 있었고 급기야 길거리에서 노숙까지 하게 됩니다. 아빠는 아무도 없는 길에서 죽음을 맞이해요. 엄마는 재혼을 했고요.엄마가 계획한 완벽한 삶에 도영이의 자리는 없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핏줄이지만 따로 사는 엄마가 가족일까, 핏줄은 아니지만 서로가 너무 소중한 할머니가 가족일까... 덩치만 큰 김도영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렸지요. 도영이의 사연을 읽으며 괜히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초등 6학년 도영이는 권산 선생님께 글쓰기만 배우는 게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배웠어요. 반지하 월세방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큰 고난을 겪은 도영이. 핏줄인 엄마는 도움을 주지 않는데 근방에 알게 된 권산 선생님은 자신의 집을 내어 주고 치료비도 내어주며 뜨겁게 환영해 줍니다. 도영이는 진짜 가족과 가짜 가족의 차이를 몸소 체험하게 되는데요. '게'가 엄청난 아픔을 견디며 탈피의 단계를 거치듯, 도영이도 글쓰기의 과정을 통해 한층 성장해 나가요.

도영이는 자신을 버렸던 엄마에게 차가운 선언을 하게 됩니다. 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던 아이인데요. 도영이가 드디어 엄마를 벗어나요. 홀로 지내며 글쓰기에 남은 인생을 받치고 싶었던 권산 선생님. 선생의 은퇴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 희번덕거리는 꼴 보기 싫은 제자들과 절연을 선언해요. 미국에 있는 딸이 미국에서 같이 살자고 하지만, 각자의 인생을 걷자고 말합니다. 서로가 두꺼운 껍데기를 벗고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만난 도영과 권산 선생님. 우연한 계기로 모였지만, 누구보다 두터운 관계가 되어 또 다른 모습의 가족으로 자리 잡아가겠지요? 은퇴한 스타 작가의 애정 섞인 충고와 따뜻한 동행이 있어서 도영이는 외롭지 않을 것 같네요.

내 인생 레벨 업, 찬란한 그 순간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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