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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첫사랑
빌헬름 마이어푀르스터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절제되고 억압된 생활에서 벗어나는 자유는 아찔하다. 예법에 맞추고 엄격한 궁정생활을 하던 황태자에게 하이델베르크의 자유로움은 낯선 것이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황태자가 만난 자유분방한 도시, 젊음으로 가득한 대학생들, 활발하고 경쾌한 여인은 모든 것이 처음이여서 헤어 나오지 못할 해방감을 주었을 것이다.
이 책은 <황태자의 첫사랑>이라는 제목을 지었지만 그것은 여인과의 첫사랑에 그치지 않는 느낌이다. 사랑스러운 케티, 삭소니아 학우회,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하이델베르크의 모든 것들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 첫사랑으로 느껴졌다. 퍽퍽한 궁정의 삶에서 자유를 느끼는 황태자의 모습은 뜨거운 청춘을 느끼게 해주었다. 하이델베르크는 상당히 대립적인 인상으로 남겨졌다. 카를부르크는 감옥을, 하이델베르크는 푸르른 들판과 바람을 떠올리게 했다. 소설을 읽으며 하이델베르크라는 도시에 대한 낭만이 스멀스멀 생겨나는 것은 당연했다. 젊음, 청춘이라는 것이 어디든 다 같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느끼는 청춘이라는 것과 소설에서 읽는 독일 대학생들의 청춘은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을 읽고 연극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로 느껴지는 젊은이들의 외침과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으며 영화에 나왔던 노래를 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연극이나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