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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쓴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덞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에요. 애나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고, 이제 나는 애나 없이 계속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해요."
이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 이 책을 아낄수밖에 없어진다. 사랑하는 사람, 주인공 바움가트너의 아내 애나의 죽음과 이어지는 바움가트너의 삶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신체 일부가 절단된 사람이 몸에 신체 일부가 계속 붙어 있다고 느끼는 '환지통'을 바움가트너는 애나의 죽음과 연관시킨다. 애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그녀의 죽음 후 남겨진 바움가트너는 어떠한지에 대한 서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에 공감하게 만든다.
한 달에 몇 번 신청하지 않는 서평단이고 이미 한달에 종이책도 5권 이상 구매 중인 책 욕심이 많은 나인데, 이 책도 욕심이 안 갔을까. 책의 표지만 봐도 소장 욕구가 차오르는 소설이었다. 뒤늦게 폴 오스터 작가가 작년에 사망한 유명한 미국의 문학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차올랐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며 읽은 책이다. 사실 처음 글을 읽으며 울컥한 마음에 몰입해서 읽었지만 후반에 갈 수록 느슨해지는 소설이었다. 그가 애나 없이 살아가려고 하는 삶에 이런 저런 사람들과 만나지만 난 미국식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이었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며 혼란스러웠던 것이 이 책의 뒷부분의 집중력을 조금 떨어트린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에 애나를 떠올리는, 애나에 관한 글을 찾아 뉴저지로 오는 베브가 등장하며 다시 몰입하게 만들며 마무리되는 소설이었다. 애나와 함께 했던 순간부터 애나가 죽었을 때, 애나가 죽은 후와 바움가트너의 삶의 마지막까지 사랑하던 애나와 함께했다는 것을 느끼며 책을 덮었다.
이후에 폴 오스터를 찾아 읽게 될 다른 작품들을 기대하며 이 책을 마무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열린책에서 폴 오스터 작품이 많던데 이 책이 흥해서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표지로 리커버 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