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좋아합니다, 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아아만 마셔도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하기 쉬운데, 차는 왜 어려울까. 녹차, 홍차, 백차부터 레몬차, 생강차 등 차나무에서 나오지 않아도 차라고 불리는 것들을 합하면 차의 세계는 정말 넓다. 차에는 장비빨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찻잔부터 시작해서 주전자, 개완, 숙우 등등 차와 관련된 용품도 정말 많다. 혹시나 차를 좋아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마시는 것만 좋아하는 나로서는 대답하기 쉽지 않으니 남몰래 차를 마실 뿐이다.
하지만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맛은 물론 차를 내리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과 그 여유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정말 차를 배우기 쉽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유튜브 덕분에 차에 관련된 영상들로 많은 지식을 접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지식을 알고리즘을 타고 접하긴 하지만 잘 정리된 내용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사계절 티 레시피> 책을 만났다.
<사계절의 티 레시피>는 기초부터 심화를 넘어 카페음료로 만들면 사람들이 줄서서 마실 법한 비장의 레시피까지 수록된 책이다. 책 두께만도 어마어마해서 마치 차에 대한 백과사전 같다. 초보자인 나에게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앞쪽에 차와 관련된 설명이다. 녹차, 백차 등 차 종류와 도구, 우리는 법 등 차와 관련된 기초지식들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그저 뜨거운 물만 부을 줄 알았던 나에게는 신기한 세상으로 가는 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