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청 예전에 읽었던 웹소설이 책으로 드디어 출판된다는 이야기에 이것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창 웹소설이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때 유명한 웹소설들은 전부 로맨스와 판타지 뿐이었다. 웹소설은 킬링타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짧은 글로 연재되는 웹소설의 특성상 문체가 좋다던가 스토리가 좋다던가가 아닌 흥미 위주의 글들이 정말 많았었다.

 

이 작품은 독특한 점이 고추가루 팍팍 넣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님에도, 짧은 글에서도 스토리가 편하게 이어지는 작품이었다. 스스로 시한부이길 자처하는 킬러와 미술치료사 희주. 얽혀있는 둘의 만남과 미술치료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미술치료는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내담자의 무의식을 끄집어내고자 한다. 비슷하게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둘의 내면과 숨겨진 사건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미술심리상담 에피소드들은 실제 심리치료 케이스처럼 잘 짜여졌고 실제로 책에도 주인공인 수현의 작품들이 나온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도 이 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이 웹소설과 연재라는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던 것도 수현의 작품들을 실제처럼 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발랄한 로코도, 진득한 멜로도 아니지만 조심스럽고 절절한, 깊은 내면의 어둠이 있는 수현과 희주의 로맨스는 르네 마그리트 작품의 연인들과 같다.

 

이 책의 유일한 아쉬움이 있다면 책의 표지다. 이 작품을 이미 읽어봤기 때문에 책 내용이 좋다는 것을 알고 샀지만 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로 서점에서 이 책을 봤다면 그냥 넘겨버렸을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책 디자인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내지 못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한편으로는 이 작품을 표현하기 가장 좋은 상징적인 디자인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해본다.

 

이 작품을 소개하며 작가님 블로그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웹소설 연재 당시에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블로그. 작품에 담을 수 없던 비하인드 에피소드들이 많다. 이 책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블로그를 보길 추천한다.

 

웹소설로 처음 만났지만 그저 그런 장르소설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던 작품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 책으로 소개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