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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토의 피아노 연주 (스프링북) - #하루 한 곡 #쉽게 따라 하는
배토(박배우) 지음 / 책밥 / 2019년 1월
평점 :
피아노에 대한 환상이 있다. 피아노에 앉아서 춤을 추듯 손가락을 움직이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 어릴 때 피아노 치는 사람을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멋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피아노를 배우는 것은 힘들고 고된 일이라 나중에는 반강제적으로 피아노를 배우다 포기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는 노래 가닥도 아닌데 무작정 치기만 하라고 했던 수업들에 불만이 많다. 무엇이든 배우는 것에는 흥미가 중요하고 동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성인이 된 지금은 피아노는 배우고 싶은 취미 중 하나이다. 다시 체르니를 시작할 거냐고 물으면...그건 아니다. 그것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피아노로 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싶었다. 유투브를 보다 보면 유명한 노래들을 직접 편곡하거나 본인이 잘 다루는 악기들로 연주한다. 배토의 그렇게 유튜버 '배토'가 쓴 <배토의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이 책은 정말 기초에서부터 시작한다. 악보를 보는 법에서부터 박자, 기호, 피아노 자세까지 세세하게 되어있다. 매번 악보에 나오고 쓰이는 기호들만 보다보니 잊힌 것들이 많았는데 다시 짚고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피아노를 배운 경험이 있지만 너무 어릴 적이라 기초에서 구멍이 많던 나에게는 좋은 내용이었다.

체르니 하농 소나타만 열심히 쳤던 나에게 코드는 새로운 분야의 이야기였다. 애당초 스케일이라는 것이 뭔지도 몰랐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c 메이저 코드, 마이너 코드도 무슨 말인지 몰랐으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는 3화음의 5가지 기본코드부터 배우고 코드를 직접 만들어볼 수 도 있다. 이렇게 많은 코드가 있었는데 피아노를 오래 쳤던 나는 이제까지 무엇을 배운 것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신기한 것이 있었다니! 라고 생각하며 열정에 불이 붙었다. 코드에 대해 책상에 앉아서 열심히 읽다가도 악보가 나오면 후다닥 피아노 앞에 앉아서 한번 쳐보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은 qr코드를 찍어서 동영상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실용음악 위주이다보니 악보도 우리가 흔히 아는 kpop이나 ost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치면서 '와! 내가 이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어!'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빵터졌던 아르페지오 설명. 단언컨대 아르페지오는 가장 아름다운 피아노 주법입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이 악보 한 장에서도 다 보인다. 개인적으로 하바나를 연습할 때가 제일 재밌었기 때문에 (원래 좋아하던 노래고 mr없이 부르기에는 민망한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피아노로 반주를 해주는 게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바나 악보로 이야기하자면 악보는 기본적으로 있고 악보에 초록색 글씨로 피아노 연주 시에 자잘하지만 더 멋있고 수월하게 피아노 연주가 가능하도록 팁이 적혀있다. 치다가 잘 모르겠을 때는 악보 위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책에서 제공되는 악보의 피아노 연주를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치는 것이 맞을까?'하고 긴가민가 하지만 주변에 물을 수도 없을 때는 이렇게 동영상으로 확인해서 피아노를 쳤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피아노로 쳐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독학을 하기 위해 시작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학원에 가기 부담스럽거나 사정이 안되는 사람들은 이 책 한권으로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요즘은 요리, 영어, 중국어, 컴퓨터나 전공지식까지 유투브로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운다. 유투버 '배토'가 쓴 이 책으로 피아노 독학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피아노를 잘 치던 환상 속의 내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배토의 유투브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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