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퍼
주세페 토르나토레 지음, 이현경 옮김 / 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로 이 영화를 보았을 때 그 결말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처음 ‘베스트 오퍼’를 알게 되었을 때는 막연히 경매사의 단순하고 평화로운 일생이 담긴 영화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웬걸, 특수한 액션이나 거대한 음모가 없음에도 방심했던 나의 뒤통수를 강하게 때린 영화이다.


이 영화가 이탈리아 소설로 다시 탈바꿈되었다는 소식에 소설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소설화 되어도 내 뒤통수는 여전히 아프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다시 한 번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결말이 아니었다면 이 소설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끝맺음이 났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의 기대를 무너트리는 이 결말로 인해 소설은 미스터리가 되고 반전영화가 되었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늘 진실한 뭔가가 숨겨져 있다.’

영화를 보았을 때와는 달리 소설에서는 짚고 넘어가는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에서는 눈으로 보고 지나갔을지언정 짚고 넘어가기는 힘들다. 만약 단순히 벽에 걸려있던 그림으로 지나쳤던 그림이 알고 보니 중요한 의미가 있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설에서는 그러한 장면이나 소품, 감정 하나하나를 짚고 넘어갈 수 있다. 독자가 유추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경로를 좁힐 수 있는데 이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영화와는 달리 소설에서 조금 다르게 와닿았던 것은 버질과 로버트의 관계, 또는 로버트라는 인물에 대해서다. 영화에서는 등장하는 순간이나 비중이 크게 느껴졌는데, 소설에서는 단순한 조력자나 지나가는 엑스트라쯤으로 느껴진다(그것도 버질의 좁은 세상에서는 엄청난 비중이지만). 소설 첫 부분에서 버질과 로버트가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나온다. 소설을 읽기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첫 장면이다.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둘이 이 장면에서 서로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관계로서 얽힌다.


(스포주의)

그 모든 거짓 속에서 진실이 하나 있었다면 그것은 프라하의 ‘밤과 낮’ 레스토랑뿐일 것이다. 버질 올드만의 감정 외에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것들 중 그 레스토랑만이 진실한 것이었다. 버질 올드만은 그 이상을 바라는 듯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어쩌면 클레어가 ‘밤과 낮’의 이야기를 하던 그 순간은 진실이었을지도.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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