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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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가볍고 두둥실 떠다니는 느낌이다. 톡톡 튀는 탄성력 있는 공이 생각나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유라는 단어는 익숙하지만 정의하기 힘든 문제이고, 다루기도 어렵다. 자유?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뭐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유는? 내가 원하는 자유는? 

사회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만큼 내 자유가 박탈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은 다양성이 점점 증가하는 사회의 흐름 속에서 획일화되는 문화와 그 속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나서부터이다. 언제부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고 눈치보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자유를 스스로 억압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론]에서 다양한 자유에 대해서 말한다. 개인의 의견, 사회적 자유, 종교적 자유, 소수의 자유 등 나올 수 있는 모든 자유의 예시에 대해서 언급한다. 다양성과 자유가 가지는 사회적인 이점과 자유와 자유의 제한적 조건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재미있던 것은 [자유론]이라고 해서 절대적인 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지적 역량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자유는 일종의 책임감과 의무를 지고 있다. 또한 사회에 대한 반발의 자유가 아닌 공존의 의미에서 자유를 논한다. 

자유론을 읽은 후 최근 여성 운동이 활발해지는 이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회적 코르셋이라고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실제로 개인의 자유와 표현을 억압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들, 구시대적인 고정관념들은 타인의 자유뿐만 아니라 어쩌면 나의 자유까지도 억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존 스튜어트 밀이 제시한 자유에 대한 조건들, 그리고 자유를 억압하는 예시들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는 이것들이 억압된 자유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읽고 난 지금, 다른 시선으로 최근의 여성 운동을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원자는 어찌보면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절대 이과생이기 때문에 생각의 흐름이 이쪽으로 옮겨간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꽤 많이 닮은 구석이 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더 이야기 해보겠다. 원자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온 공간을 휘젓고 다니고, 다른 원자와 부딪치고, 때로는 꽉 붙어있다. 화합물이 되고, 기체, 고체, 액체의 상변화를 거치면서 다른 여러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에 반해 원자는 자신을 잃지 않는다. (절대, 라는 말은 못 붙이지만 강압적인 분해가 아니면 잃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는 밀이 주장하는 자유와 닮았다. 개성의 자유와 물질을 구성하는 사회성을 두루 갖추었다. 유전적 다양성에서도 자유를 느꼈다.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이상, 두 사람이 유전적으로 동일하기는 힘들다. 심지어 우리 유전자는 일부러 돌연변이를 만들어 낸다. 돌연변이는 자신만의 개성이 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차이가 된다. 하지만 이런 돌연변이는 암묵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돌연변이가 진화론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돌연변이가 모이면 환경의 저항에 강해져 종의 유지에 유리하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도태될 수도, 선택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변하며 다양성을 유지하고, 집단을 구성한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와 사회와 비슷하다. 

자유에 대해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지만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그렇게 기분 나쁜 감정은 아니다. 궁금증이 더 생겼고, 다른 예시들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끊임없는 물음표가 따라올 뿐이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이 책을 읽어보는 좋은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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