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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실레스트 잉 지음, 이미영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곳곳의 작은 불씨로 일어난 화재가 집을 태워버렸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듯한 불은 작은 불씨로부터 일어난다. 이 불씨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이 책,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읽다보니 억울할법한 이야기들 가면을 쓰고 있는 위선적인 모습들에 지치게 만든다. 억울하고, 부당함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삶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현실에 맞춰가면서도 본능에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펄과 미아 모녀는 리처드슨 가족의 작은 불씨이며 셰이커 하이츠의 작은 불씨이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이지만 위선적인 중산층의 삶과 조금 빈곤하지만 솔직하고 자유로운 빈곤층의 삶이 대비되며 둘 사이의 마찰은 불씨를 일으키고 부채질한다. 그 사이에서의 탄생은 이그러지고 타오른다. 그 타오르는 불길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작은 마을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룬 픽션이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심리적인 서술은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위선적인 웃음에 가려진 진심들과 갈등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줄거리는 최대한 이야기 하지 않지만 여러 얽힌 사건들이 연관되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다. 비슷한 사건들은 작은 불씨들을 만들어 타오른다.
‘사람도 마찬가지야. 다시 시작해. 길을 찾아. 때로는 모두 완전히 태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거침없고 시원한 말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인 이 문장은 책을 읽고 나서도 기억 에 남는 글이다. 타오른 모든 것들이 거름이 되어 새로운 것이 세워질 때까지, 이야기는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