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 80개의 법칙으로 다시 배우는 재미있는 경제학
황샤오린.황멍시 지음, 정영선 옮김 / 더숲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이익을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다. 책을 읽는 제1목적은 책을 읽는 동안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이며 제2목적은 저자의 글에 공감하거나 비판하면서 나의 삶을 조명하는데 있다. 이런 이유로 나열식의 여러 생각을 잡다하게 기록한 글은 잘 안 읽는 편이다. 글에 담긴 한두 가지 주제를 숙고하면서 깊이 있게 읽어 나의 삶과 병행시켜는 즐거움을 얻기가 힘들고 나열식 글이 요구하는 사고의 전이를 빠르게 하기도 힘들어 결국 독서 시간대비 손실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는 80가지 경제법칙을 설명한 내 식으로 말하면 전형적인 나열식 글이다.

근데 이 책은 이상하다. 나의 기준으로 보면 독서 시간대비 손실 서적류로 분류해야 하건만 읽으면 읽을수록 선입견과는 반대로 공감과 비판을 확장시키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경제법칙에서 어느 인간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간단하면서 적확하게 지적해 주며 ‘아하’하는 깨침의 기쁨과 공감을 주어서 한두 편을 갖고도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는 게 가능하였다.

중국인 저자 황샤오린과 황멍시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일반인들이 쉽게 경제이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나와 같이 경제를 다소 무겁고 복잡한 학문으로 여기는 독자에게 책 내용이 전하는 경제법칙은 너무 재미있고 너무 쉬웠다. 80가지 경제법칙 중 실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법칙은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 역시 무릎을 치면서 공감한 후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한 법칙이 4분의 1쯤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4분의 3이 무의미하지는 않았다. 나의 독서 제1목적인 즐거움을 듬뿍 주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인상 깊은 법칙을 들면,

1부 7번의 ‘가치 없는 일로 고통 받지 마라 - 무가치의 법칙(law of valueless)'에서 리더십 전문가 위렌 베니스(Warren Bennis)가 한 말은 참으로 공감이 갔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무관심한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평소에 여러 사물에 관심을 갖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으로 실제 중요한 일에 쓸 에너지를 곁가지에 신경 쓰느라 낭비하는 나는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았다. 이 글을 보는 순간 현명한 사람이 되지 못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다시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3부 16번 ‘잃은 것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라 - 매몰비용 효과(sunk cost effect)'는 혈액형 A형인 내가 늘 약점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물건을 하나 사고도 ’기회비용‘의 고통을 너무 느끼고 긴 시간 유감스러워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난 손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오래 끄는 편이다. 여기서 필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계속 연연해하는 ’매몰비용 효과‘에서 빠져나와 현재와 미래의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4부의 25번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 빙산 이론’은 빙산 부분은 전체 부분의 1-2퍼센트 밖에 안 된다고 하는 사실을 경제에 적용시켜 빙산을 보지 말고 바다에 가라앉은 나머지 부분을 보라는 글이다. 얼핏 상식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두 천사 이야기를 통해 겉으로 본 모습은 보지 못한 부분을 알고 나면 나은 결과이니 현상에 현혹되어 더 큰 이면의 사실을 놓치지 말라는 교훈이다. 참으로 공감이 많이 갖고 특히 두 천사의 이야기는 내내 잊히지 않을 것이다.

뒤로 갈수록 경제에 적용되는 법칙이라기보다 일상생활에서 응용하면 좋을 규칙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너 죽고 나 살자’에서 ‘우리 모두 같이 살자’로 - 43. 광주리 안의 게 신드롬”이나 ‘관용을 베풀면 이익으로 돌아온다 - 46. 랭스턴 법칙’ ‘제도는 엄격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 50. 뜨거운 보일러 효과’ ‘이기심이 공평함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 51. 죽 나누기 규칙’ ‘가장 간경하고 단순한 것이 답이다 - 63. 오컴의 면도날 법칙’ ‘영원한 공짜는 없다 - 73. 합리적인 돼지 게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준 특이한 감상은 저자들이 중국의 고사를 많이 인용했다는 사실이다. 독자가 쉽게 경제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옛 고사를 인용해서 풀어나간 저자들의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살다가 고민스러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관련부분을 찾아 이런 고사와 더불어 쉽게 읽으면서 머리를 식힐 수 있다면 이 책은 인생참고서적으로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