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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아직 끝나지 않은 경고 - 일본 동북부 대지진, 그 생생한 현장기록
류승일 지음 / 전나무숲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 류승일씨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는 왜 재앙의 현장을 취재하려고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기자라는 사명감과 작가라는 직업의식 때문일 것이라는 자작답안을 작성해 봤지만 왠지 찝찝하였다. 현실적이고 상투적인 그저 그렇고 그런 이유 말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정답을 찾기 위해 책장을 계속 넘겼다. 그의 글 속에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많지 않은 글을 정독했다. 책을 덮으면서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흐릿하게나마 정답을 찾았다. ‘그는 인간을 사랑했고 세상을 사랑했다’ 가 바로 그 정답이었다.
인류 최악의 비극으로 기억될 일본 동북부 지방의 지진과 쓰나미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왔던 천재지변의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비극이었다. 중국 스챤성 지진과 동남아시아의 쓰나미가 하나의 재앙이 가져온 비극이라면 이번 일본의 참사는 지진-쓰나미와 더불어 원자력 발전소 사건이 부가적으로 겹쳐서 일어난 다발성 비극 참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참사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사진을 찍으면서 생생한 현장 속 비극을 전해준 저자의 열정과 고난은 나로 하여금 글 읽기를 힘들게 하였다.
책을 읽는 동안 일본인들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어차피 재앙의 중심에서 휘둘리는 것은 인간이기에 말이다. 분명 차분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그들 민족성이 보여준 편견을 갖고 접근하였다. 예상한대로 그들은 차분하였고 감정을 속으로 삼켰다. 폭발하여야 할 감정을 속으로 삭히는 그들을 보고 세계가 놀라지 않았던가. 인간인데 어찌 감정을 분출하고 싶지 않겠는가. 무너진 집더미 속에서 기념이 될 만한 물건을 찾고 있는 그들은 일견 사람이 아니었다. 체념이 가득한 흡사 괴기영화에나 나옴직한 유령의 느낌을 받았다. 비극이 크면 모든 것을 툭 놓고 그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종이인간과 같아지는가 보다는 생각을 하였다.
쵸코파이 하나로 하루의 끼니를 때우면서 저자는 부지런히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면서 취재를 이어갔다. 그러기에 더욱 글과 사진이 가슴에 와 닿았다.
아픔의 현장을 아픔으로 만든 책이기에 나눔과 공감을 인간의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면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