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의료는 가능하다 - 한국 의료의 커먼즈 찾기
백영경 외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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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는 건강을 위협한다는 논제를 단 첫 번째 대담에서 백제중 선생님은 자기결정권에 대해 강한 주장을 내셨다. 특히나 지금같은 코로나 시대에 이러한 자기결정권이 배려가 아닌 비난과 혐모의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지적할 때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속마음을 들춰보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시대라고 꼬집어 이야기하지 않아도 의료계에 대한 주변상황은 배려와 편의도모 실천행동(=의료 공정)보다 의료 이익을 추구한다. ‘비대면이라는 표어를 달고 원격의료진료라는 민간집단이 이익창출을 위해 내세우는 주장을 백제중 선생님은 강하게 비판한다. 민간이 이익추구하고 정부는 공공의료를 우선시해서 주치의와 가까운 병원 설립 정책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말에 백분 동의한다.

 

백영경 : 국가 입장에서는 환자에 대한 책임을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끝내려 하고,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환자를 수익 창출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하고 가족들은 자기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을 시설에 떠맡기는 양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백재중 : 일종의 카르텔이죠 (57-58pp.)

 

이런 잘못된 행태의 의료진단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서울대 간호사인 최원영 선생님과의 대담은 평소에도 의사선생님보다 간호사선생님의 헌신이 더 눈에 띈다고 생각은 했지만 대담을 읽고서 더욱 더 이런 생각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과잉되게 존재해도 돌아가도 돈을 벌 수 있는 게 병원이라는 말에는 병에 걸린 사람만 억울하지 병을 고쳐주는 사람은 돈도 벌고 자신의 기술 인정도 받는 거꾸로 된 세상이 눈에 들어와 무척 불편하였다. MRI 사진을 통해 수술해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의사선생님의 말은 법과 같아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판사와 똑같은 의사 선생님의 지위를 어떻게 매김질해야 하는지 난감하였다. 최원영 선생님이 병원이 궁극적으로는 돈을 버는 곳이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소방서나 파출소처럼 필요한 곳에 있고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공공의 시설이 되어야 해요.불이 나면 119를 부르고 누구나 소방서의 노동력과 자원을 쓸 수 있듯이 병원도 그렇게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92p.)라고 말 할 때 속이 후련하고 의사나 간호사, 병원 등이 다정한 이웃, 친구, 동료로 다가왔다. ‘적당한 규모, 적당한 위치, 병원에서 의료인들이 환자 치료 이외의 것들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은 너무도 다정다감한 병원과 의료인들을 꿈꾸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결혼 준비는 몇 달에 걸쳐 많은 준비를 하는데 왜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할 때, 죽음이 어찌 보면 결혼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할 때는 공감이 바로 되었다. 서생님이 말씀한 대로 공공의료와 삶을 마칠 수 있는 권리는 종종 마주치는 일상이 되길 바란다.

윤정원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은 공공정책이 적용되어야 할 여성, 소수자 등을 배제하는 한국사회의 실태는 단순히 선진 메뉴얼을 따르는 후진 국가의 실태라고 한 것과 이지은 선생님이 두려움이 정상성을 막기에 제대로 된 의료시설을 받을 자격을 갖지 못한다고 할 때 대외적으로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갖춘 대한민국 의료는 진정 다른 의료, 선진, 창조의료의 길로 나가야 할 시점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다른 의료, 선진 의료는 모방이 아닌 창조의 길이며 짧은 시간안에 이뤄지는 신기루는 아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도 영구적으로 병원과 의사, 간호사 그리고 의료관련 종사자들과 환자가 대동한 소통과 화합의 길이 열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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