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 데일리의 1분 세계여행
누세이르 야신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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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입하고자 한 목적은 간접여행을 통해 코로나로 인하여 지친 몸과 맘에 위로를 주기 위해서였다. 책의 내용은 여행을 간 나라의 모습을 하루 1분짜리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올린 기록물이다. 여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다. 제목인 나스 데일리의 나스는 아랍어로 '사람들'을 뜻한다(19)고 한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말을 썼을까 궁금했다. 몇 번을 생각하다 보니, 사람들과의 일상이라는 제목은 여행 중 부닺히는 각 나라의 사람들을 매일매일 정보기록이라는 뜻인가 보다로 생각하고 책장을 계속 넘겼다. 


점점 남은 책장의 두께가 얇아질수록 머리 속 공간의 중심에 놓였던 '관광'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세상 속 인간과의 공감'이 들어왔다. 간접관광를 통한 '세상구경'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 있는 사람과 장소와 연결된 '생명'을 착실하게 이어주면서 '사람구경'을 하게 되었다.


특정 나라에 가기 전 그곳 시민에게 방문 소식을 전해서 미팅 약속을 잡는 게 톡특했다. 미트업meetup이라고 불리는 만남을 통해 많은 현지인과 교류하는 모습에서 보여지는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참다운 여행이다. 특히, 직접 가서 목격하지 않고, 널리 알려진 고정관념을 근거로 그곳 사람들을 판단하는 위험에 대한 지적하는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인도의 다라비는 인도의 '빈민가'로 바로 옆에 번화가와 인접하고 있다. 대조적인 두 지역의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여행 책자에 나와 있는대로 '빈민가'는 형편없는 장소이며 형편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잘못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이 창의적이고 기업가정신을 여기 '빈민가' 사람들이 갖고 있다. 어쩌다 이 사람들이 '빈민가'라는 곳에 살게 되었다는 게 다를 뿐이라고 한다(71).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판단할 때 기존에 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생각으로 정의를 내렸던 부분을 뒤돌아 보게 만든다. 


몰디브에 갔을 때 만난 X라는 여자는 무슬림의 히잡을 강제로 써야 하는 것이 불편한 사실이며 히잡을 벗게 되면 반항적인 행위로 간주되는 것을 무척 불편하였다. (236-237) 그래서 얼굴을 보이지 않게 한다는 조건으로 히잡을 벗고 아름다운 머리를 만지는 사실을 촬영하여 올린다. 그리고 이슬람 무장세력을 받게 된 필리핀의 마라위로 가서 전투를 피하도록 돕는 부족 지도자 노르딘 루크만이라는 용기있는 분과도 만난다(248). 이와 비슷한 장면으로 짐바브웨에 가서 독재자 무가베를 물리친 국민들과 함께 축제에 참석한다.(328) 이런 이야기는 평소에 생각한 여행과는 차원이 다르다. 필자 누세이르 야신은 평화운동가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로 인해 차단된 여행을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가고 싶다는 생각의 목적을 바꿨다. 여러나라 관광명소를 구경하는 여행이 아니라 그곳의 어둠과 밝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만나기로 말이다. 


100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페이스북에 1분 영상을 올린 누세이르 야신의 인내와 정신에 큰 박수를 보낸다.



"한 사람을 교육시키면 그 사람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교육시키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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