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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ㅣ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스즈키 아키라 지음, 양지영 옮김 / 성안당 / 2024년 8월
평점 :
책세상맘수다카페에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잠못들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세계사》입니다. 사실 세계사를 공부할 때마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워낙에 방대하고 다양한 나라와 인물, 사건들이 얽혀 있다 보니, 한 사건을 이해하려고 해도 그 전후 관계까지 모두 알아야 하는 게 어렵게 느껴졌죠.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히 사건만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했는데, 그게 오래 가지 않았어요. 암기한 내용들이 금방 뒤죽박죽이 되거나 잊어버리기 일쑤였거든요.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면서 세계사를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각 사건에 대한 설명이 단순한 나열식이 아니라, 그 사건이 발생한 배경과 맥락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러시아-일본 전쟁 부분을 공부할 때, 단순히 전쟁의 승패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왜 이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시에 동아시아가 어떤 정치적 상황이었는지까지도 자세히 설명해주니까, 한 사건이 그저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 주변 역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배운 중요한 깨달음은, 역사는 절대 단편적인 사건들의 모음이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이전에는 그냥 '러일전쟁이 일어났고, 일본이 이겼다'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전쟁이 동아시아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지, 일본이 승리함으로써 얻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이 이후 어떻게 일본의 제국주의를 강화시켰는지까지 알게 되었어요. 또, 러시아의 패배가 단순히 전쟁의 결과가 아니라, 러시아 내부의 혁명과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도 알게 되니, 그 당시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가 서로 얽혀 있음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프랑크 왕국의 분열 이야기를 공부할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어요. 처음에는 프랑크 왕국이 어떻게 나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인물들이 있었는지 외우는 게 전부였어요. 하지만 이 책은 프랑크 왕국의 분열이 단순히 영토를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의 유럽 역사, 특히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현재 유럽 국가들의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자세히 다뤘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 역사가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고 깨달았죠. 각 사건들이 서로 단절된 게 아니라, 한 사건이 이후의 여러 사건으로 이어진다는 걸 이해하니까, 복잡했던 세계사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또한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을 공부할 때는 지도와 함께 보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이 책에서는 알렉산더의 원정 경로를 상세한 지도로 보여주고, 그가 정복한 지역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시각적으로 설명해줘서, 단순히 '알렉산더가 이곳을 정복했다'라는 내용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일어난 사회적, 경제적 변화까지 알 수 있었죠. 특히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가 정복한 지역들이 그리스 문화와 어떻게 융합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어요.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았던 '헬레니즘'이라는 용어가 그의 원정과 연결되어 훨씬 쉽게 이해됐죠.
그리고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교과서보다 더 깊이 있는 지명과 인명에 대한 설명이에요. 일반적인 교과서에서는 단순히 사건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배경이나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도 깊이 있게 다뤄줍니다. 예를 들어,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 대제가 어떤 이유로 나라를 나누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어떤 정치적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어요. 이런 세부적인 정보들이 단순히 사건을 외우는 것을 넘어, 그 사건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후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마치며…
이 책을 통해 얻은 또 다른 큰 깨달음은 세계사를 공부할 때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닌,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였어요. 이제는 각 사건들을 따로따로 외우는 게 아니라, 사건들이 어떤 맥락 속에서 일어나고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덕분에 세계사 공부가 훨씬 흥미로워졌고, 무엇보다 이해한 내용이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