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백희나표

장수탕 선녀님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12년 8월

목욕탕은 누구에게나 추억이 서린 곳인가 봅니다. 

콩시루 같은 많은 사람들

가마솥처럼 푹푹 찌는 목욕탕 안

여기저기 때 안밀겠다고 울부짖는 아이들 울음소리

그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개운하게 목욕하고 나와 마시는 노오란 단지 우유의 달콤함이였지요.

엄마가 된 지금

여전히 일요일 오전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갑니다.

세대는 달라도 목욕탕은 달라도

목욕 후 마시는 고 음료는 모두의 로망인가 봅니다.

이 책은 저와 아들에게 목욕탕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어 어..냉탕 냉탕.나도 냉탕가서 수영하는데..박태환보다 더 빠르게 어푸어푸"

목욕탕에서 수영하는 흉내보며 아주 신났습니다.

"선녀가 할매?나무꾼과 선녀에는 할매선녀 안나오는데.."

"선녀와 나무꾼에 나오는 선녀인데 날개옷을 못찾아서 장수탕에 오래 계셨다잖아.히히"

"선녀할머니 이 표정 좀 봐."

"요구룽 엄청 먹고 싶었나보다.할매선녀님이 완전 궁금하다는 표정이잖아."

전 이래서 백희나 작가책이 좋습니다.

백희나답잖아요.

인물 표정 하나하나가 정말 리얼하고 살아있거든요.

아들 표현을 빌리자만

얼굴은 이상하지만(이건 화장이 너무 이상하다는 말입니다.)왠지 친근한 몸매의 할매 선녀님

요즘 할머니들 처럼 폭포수 아래서 좌식하며 물맞을 때 표정하며

모두들 맛나게 먹는다는 그 요구룽 맛이 엄청 궁금하다는 할머니 표정과 손짓

너무 익살맞고 재미있더라구요.

할매 선녀님을 위해 요구룽 하나 얻겠다고

뜨거운 땅 속에 들어간 덕지의 뻘건 얼굴

감기 걸린 퍼런 덕지 얼굴

얼마나 정감어리고 사랑스러운지

이 맛이 백희나표인거죠.

퇴근한 아빠에게 들달 같은 달려들어 수수께끼라며

"아빠,이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선녀 알아?"

"가장 이상한 선녀라고?"

"장수탕 할매선녀야.이 봐."

정좌하며 물맞는 할매선녀 모습에 빵 터졌네요.

그날 저희집 우쾌한 웃음소리가 집밖으로 새어나갔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