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삼국유사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황룡사 터가 용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절이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분황사에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는데.." "정확하게 알고 있구나.황룡사 터 이야기는 네가 알고 있는대로야. 엄마도 분황사에 대해서는 모른 것이 많으니까 같이 찾아보자." 저희 모녀는 이렇게 분황사에 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지어진 사찰로 신라의 향가인 도천수대비가에 등장합니다. 분황사에 걸려있던 도천수대비의 그림에 영험함이 있어 눈 먼 아이가 도천수대비가를 부르며 기도를 했더니 눈을 뜨게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전설 속의 눈이 먼 아이와 분황사를 지키는 용이 만나 진한 우정을 쌓아가지요. 개구쟁이 도철,산예,초도 용 삼형제 절의 종소리를 지키는 일을 하는 형 용을 찾아 분황사로 오게됩니다. 형에게서 들은 분황사 이야기,황룡사 이야기,솔거 그림까지 용 삼형제는 사람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눈을 뜨기 위해 천수보살에게 100일 기도를 드리는 명이 비록 눈은 닫혔지만 사람에 대한 세상에 대한 맘 만은 누구보다 크고 넓고 맑았습니다. 이무기에게 잡혀간 동무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염원인 기도를 뒤로하는 모습에서 부처님을 닮은 큰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우리 전설 속 이야기로 상상력도 기르고 진한 우정도 배우고 우리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생각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문장을 물었더니 "눈 안 떠도 되겠니?" "그 대신 내 동무 용들이 무사할 거예요.그러니까 괜찮아요.기도는 오늘부터 새로 하면.." 아이에게도 명이의 행동은 큰 감동으로 와 닿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