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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귀신
이상권 지음, 윤정주 그림 / 현암사 / 2010년 10월
평점 :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노라니
글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어찌나 그리도 연상이 된던지..
똥을 먹고 트림이라니?
수제비가 똥수제비가 되버린다?
여자 아이가 남자처럼 서서 오줌을 눈다고?
속에 불편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딸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 불편하기까지 하더라구요.
근데..왠걸요?
딸아이는 하하호호하면서 너무나 즐거운 기색이였습니다.
입말체라 그런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엣이야기의 똥애기처럼 너무 재미있게 읽는 것이엿습니다.
"뭐가 그리도 재밌니?"하고 물었더니
"똥귀신이 웃기잖아.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고 힘 센 똥귀신이라면 번번히 단풍이에게 당하잖아."
맞는 말이였습니다.
시대는 맥도날드가 나오는 현재인데
등장하는 똥귀신하며 요술을 부리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옛이야기에서 만났던 케릭터였지요.
악은 절대 선을 이길 수 없나봐요.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악의 화신 똥귀신이 귀엽기까지 하니까요.

예로부터 똥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았어요.
좋은 거름이 되어주니
밖에 나가있더라도 똥은 집 변소에서 누라고들 했잖아요.
우리에게 도움을 주던 똥이
똥귀신이 되어 세계를 정복할 꿈을 꾸다니요.
하지만 다른 것은 자기 맘대로 변하시키고 조정할 수 잇었지만
수순한 영혼은 어찌할 수 없었나봐요.
아무리해도 단풍이를 이길 수 없으니까요.
오히려 단풍이와 자연의 섭리에 의해
남을 돕는 똥이 되었으니까요.
내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아빠의 배려와 사랑이 느껴지는 내용이라
엄마 맘에도 아이 맘에도 따뜻하게 와 닿는 것 같습니다.
독후활동 중 책의 내용을 보기 전에 표지의 분위기만 보고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서 글을 써보는 과정과
책을 읽은 후 새로운 버전으로 책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 있습니다.
오늘은 새롭게 태어난 똥귀신으로
새롭게 바꿔봤습니다.
딸아이는 똥귀신을 악의 화신이 아닌
농사를 돕는 도우미로
똥을 모으러 다니는 새로운 똥귀신을 만들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