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안녕

할아버지, 안녕! -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ㅣ 문원 어린이 5
노르마 폭스 메이저 지음, 정미영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10년 4월

표지의 은딱지 속의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이 먼저 눈에 띄었다.

그만큼 기대가 커졌다.

책을 닫을 때 쯤 그 은딱지를 다시 봤다.

 

난 책을 읽는 동안 레이첼과 달리

감정의 복받침에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다.

레이첼은 이상하리만큼 아주 평온해 보였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앞에두고 그렇게 덤덤할 수가 있을까?

 

레이첼은 고지불통인 외할아버지가 불편하다

그건 할아버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사건건 자신의 의견이 전부 옳다고만하시니

사춘기 레이첼과 사사건건 충돌한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죽게될 것이란 얘기를 듣게 된다.

그 애기를 들었을 때 레이첼은 의외로 담담했다.

일하시는 엄마를 대신해 의무감으로 할아버지 댁에 가고

할아버지와 말다툼하며

할아버지와 산책을 하면서

레이첼은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싹튼다.

그건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돌아올 레이첼을 기다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게 손녀와 할아버지는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다가오고..

 

너무나 닮아서 티격태격하는 소녀와 할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레이첼 만큼이나 무겁지 않게 풀어낸 작품의 전체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더욱 아프고도 아름답게 느꼈나보다.

레이첼이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이성에 대한 사랑으로

천천히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잔쟌한 책 분위기와 달리 감동의 물결은 출렁였다.

얼마 전 나도 레이첼과 같은 입장에 놓였었다.

아내로 엄마로 살아간다는 이유로

할아버지를 자주 찾아 뵙지도 못했는데

금방 우리 곁을 떠나가셨다.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올라 나를 힘들게했다.

나도 레이첼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가 떠난 후에야 그 소중함을 뒤늦게 알았던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지 말아야지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