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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를 베다
윤성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게 되는 시기를 지나 한 낮에도 추위가 조금은 느껴지는 주말 낮에 윤성희 작가님의 베개를 베다를 읽었습니다. 책 표지에서 왠지 모르게 친숙함, 친근함이 느껴졌고, 집어서 슬슬 넘겨보다가 본격적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가볍게 하는 말>, <못생겼다고 말해줘>, <날씨 이야기>, <휴가>, <베개를 베다>, <팔 길이만큼의 세계>, <낮술>, <모서리>, <다정한 핀잔>, <이틀> 이렇게 총 10편의 단편을 묶은 것으로 10편 모두가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가볍게 하는 말에 나오는 장면으로 장례식장에서 “기운 내라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었지만, 지나고 보니 부끄럽고, 예의 없는 말이라고 깨닫게 된 장면이 인상적이면서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가벼운 말로 마음이 불편했던 적도 있었고, 혹시나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러한 말을 하지 않았나 하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베개를 베다에서 이혼을 한 주인공이 내가 베개를 베고 잠을 자다 꿈을 꾸고서 이혼한 아내에게 전화를 하고, 또 다시 베개를 베고 잠을 자다 또 꿈을 꾸는 모습들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뭔가 특별히 크게 슬픈 것은 아니고, 이혼이 흔한 요즘 세상에서 약간은 흔한 모습일 수도 있지만 너무 크게 슬프지 않고 다소 평범한 듯 한 모습이 오히려 더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윤성희 작가님의 책을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거창하지 않고, 다소 담담한 태도와, 간결한 문체가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데 계속해서 윤성희 작가님의 책을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