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랜프 2 - 메시아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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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1편에 이어 2편에서는 벙커에서 나온 7명의 아이들과 움스크린에서 태어난 선우희 그리고 서집사가 살아남은 인간의 군대를 만나서 홀랜프의 여왕이 있는 도시 파라다이스를 공격하여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인간은 자기 뜻대로 계획하고...

...신은 자기 뜻대로 실행한다.


최 박사의 예언대로 홀랜프들이 침공하고 7명의 아이들이 갑자기 등장하자 살아남은 인류는 최 박사의 예언을 믿게 된다. 그래서 인류는 파라다이스를 총공격하려고 하는데, 그 때 선우필이 재등장하게 되고 그는 홀랜프의 스파이로 의심을 받는다.

1권에서 홀랜프들은 1차, 2차 대전을 거치며 인류를 거의 몰살시켰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어빌리스를 이용해 서로 교신한다. 그런데 2권에서는 인간을 지배하게 된 홀랜프들이 인간을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완벽한 파라다이스를 만들어 준다. 그 이유는 인간을 홀랜프로 만들려는 목적. 홀랜프가 되고자 하는 인간은 페카터모리가 되어 인간의 모습에서 홀랜프의 모습으로 차츰 변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간으로 남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플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철학적 메시지인가.

선우필과 아이들은 어빌리스로 작동하는 하이퍼 컴퓨터로 홀랜프에 맞서 싸운다. 예상했던 부모의 희생이 아닌 선우희의 희생으로 인류는 홀랜프를 물리치고 살아남는다. 메시아는 선우희였던 것인가.

현대 인류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세계에 비판적인 사고없이 매몰되기 쉽다, 뉴스에 보도되는 전쟁에 무심해지기도 하고,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남들이 사면 사고 싶어지고, 1류 연예인의 학폭 사건에 별생각 없이 악플을 단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홀랜프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거룩한 땅을 수호하지 못하고 한없이 오염시키는 우리는 과연 홀랜프보다 나은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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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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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신작소설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소설을 선택하는가.

나의 경우 한국소설을 선택할 때에는 작가 지명도, 내러티브, 소재, 표지, 추천의 말 등을 고려하는 편이다. 하지만 외국소설의 경우 워낙 작가풀이 방대하고 장르도 다양하다 보니 선택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물론 스티븐 킹, 하루키, 폴 오스터 등등의 세계적인 작가의 책은 뉴스 기사에도 많이 등장하므로 찾아 읽기가 쉽지만 지명도가 낮은 신예 작가의 경우 내 손에 책이 들어오는 것 하늘에 별 따기.

그래서 외국 신작 소설의 경우, 소재와 표지 그리고 작가의 참신성이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내 손에 들어 왔다. 이 책은 일단 표지가 환상적이다. 타이틀을 뒷표지에 배치할 정도로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제목은 <홀랜프>. 주인공의 이름인가 싶어 내용을 들춰보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가 책날개에 안내된된 재미교포 사이먼 케이 작가 소개글에서 빙고.



 




먼저 이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단어들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잠시 설명해 보면

움스크린 - 인공자궁

어빌리스 - 오감을 활용하고 신체 내, 외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능력

홀랜프 Holy Land Patron - 성스러운 땅의 후원자

맨사보드 - 손오공의 근두운 정도로 설명하면 되려나...

1권의 주요 내용은 최 박사가 홀랜프(외계인)의 공격을 예견하고 대비를 주장하지만 다른 이들은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최 박사는 홀랜프의 침공에 대비해 움스크린을 만들어 인류를 멸종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하고 특별한 어빌리스를 가진 7명의 청소년을 훈련시키고 지하 벙커를 마련한다. 하지만 모든 준비가 완료되기 전 홀랜프들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최 박사는 죽게 되고, 중요한 인물인 선우필은 벙커로 들어가지 못하는데... 지하벙커에서는 움스크린으로 새로운 아이가 탄생하게 되고(탄생의 비밀이 숨어 있다), 최 박사가 예언한 대로 아이가 5살이 되자 벙커 밖으로 나와 그때까지 생존해 있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은 이 아이들을 인류의 새로운 신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미국의 틴에이저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10대의 남자 아이들은 멍청하고 본능적이고, 여자 주인공들은 대단한 능력에 미모까지 갖추었다는 다소 진부한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잠시 혼란스럽긴 했지만 인간을 두동강 내는 홀랜프들이 나타나면서 스토리가 급진전되어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선우민-선우필-선우희 3대를 이어 지구를 지키는 주인공의 이야기.

홀랜프는 여왕을 위해 싸우고, 인류는 누구를 위해 싸우는 것인가.

2편도 기대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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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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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에는 많은 의미와 감정과 역사가 깃들어 있다. 그것이 어느 나라든 어떤 정치 체제이든.

단어의 유래와 의미와 역사를 살펴보는 일은 보통의 인문학 공부보다도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독일어는 '이히리베디히' 밖에 모르는 내가 독일어 단어에 대한 이야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잠깐 걱정을 했는데 <들어가는 말>을 읽는 순간 그 걱정은 전혀 필요 없는 기우였다. 작가의 경험을 끌어오는 패턴, 문장이 주는 친근함과 철학적인 단단함이 느껴지는 어투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으니.

보통 사이즈의 판형보다 조금 작게 만들어져 손에 딱 잡히고, 출퇴근할 때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읽어나가기 좋게 만들어졌다.

gefallen이라는 단어는 나를 강조하는 대신 상대방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배려의 아이콘이었고, gift는 영어권에서는 재능으로 독일어에서는 독으로 사용되는데 재능이 독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작가는 진지한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찾아낸 단어에서는 우리나라와 독일의 교육을 비교하며 유치원이 '어린이들의 정원'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독일의 여건을 알려주었고, 같은 나이의 아이들을 한 반으로 만들지 않고 나이차가 있는 아이들을 섞어 놓음으로써 사람마다 발달의 차이가 있음을, 또 더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는 것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 교육에 절실한 점이라는 것도 넌지시 귀띰해주는 듯 했다.

유치원 졸업식날 바깥에 두툼한 매트리스를 깔아놓고 아이들을 던지는 풍습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에 던져지더라도 사회가 그들의 방어막이 되어 줄 것을 약속하는 모습으로 보여져 정말 부럽기도 하고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비슷한 예로 우리가 비하하는 단어인 개돼지가 독일에서는 '내면의 측은하고 약한 자아'를 일컷는다니. 개돼지를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독일인의 여유가 부럽고, 비하하며 힘겹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우리들의 현실이 서글퍼 지기도 했다.


반대로 '아르바이트 마흐트 프라이' 즉 '노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문장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정문에 있게 된 아이러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독일인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음을, 말하지 못하는 금기어가 있음도 알게 되었다.




좋은 단어들을 선별하려 애쓴 이진민 작가의 마음이 절실하게 전해져서 나름대로 정리도 해보았다.

동양북스에서 출판된 이 책은 여기서 끝내내지 말고 시리즈물로 만들어 1편 - 독일, 2편 - 일본, 3편 - 뉴질랜드 등으로 확장시키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물론 우리나라편도 함께.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며 인문학적 감성도 얻게 된 흡족한 시간이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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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인생 여행지 - 킴스트래블 국내 여행 산문집
킴스트래블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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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갖가지 주제의 글이나 동영상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중에서 <죽기 전에>라는 단어가 들어간 글은 또 얼마나 많은가.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죽기 전에 먹어야 할 음식 등등 끝이 없다.

타이틀 키워드에 <죽기 전>이라는 말이 나오면 갑자기 조바심이 난다. ‘하아 이걸 못하고 죽으면 안되는 건가...’

이번에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인생 여행지>다. ‘뭐 대충 경치 좋은 곳 몇 군데 정해서 사진 몇 장 올리고 맛집 소개하고 그랬겠지’하며 별 기대없이 펼쳤는데 ‘어라? 그 장소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시각까지 담았네? 이건 좀 참신하잖아!’

지은이가 궁금하여 책날개를 슬쩍 펼쳐보니 전문 여행작가였군. 게다가 어릴 적부터 사진을 찍고 구독자수가 25만이 넘는 파워 유튜버라니.

표지에 등장하는 나비들은 얼마 전 전시회에서 본 데미안 허스트의 나비처럼 자유롭게 파르르 날고 있다. 죽어서 나비가 되기 전에 꼭 가보시라는 당부처럼 느껴진다.

여행은 사람의 시간이 아닌

자연의 시간을 따라가야 한다.


2024. 7. 킴스트래블


사진이 정말 너무 예쁘고 글들은 한 편의 시 같다.



그렇다고 화보처럼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정보는 INFO 부분에 간결하게 요약약해 놓았고, 알고 있어야 할 부분은 POINT에, 덧붙이고 싶은 부분은 PLUS에 정리해 두어 한 눈에 보기에도 편하다.

이 책도 한번 보고 마는 책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곳을 체크해놓고 계획을 세워 그 시기에 여행을 떠나거나 갈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면 사진으로라도 위안을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우리 국토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걸 실감하며 올 가을부터 버킷리스트를 세워 가봐야겠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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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사람은 모두 철학자가 된다 - 철학상담이 건네는 가장 깊은 인생의 위로
박병준.홍경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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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교양 철학서가 아니고 철학상담에 관한 책이다.

표지부터 죽음의 강 스틱스를 건너는 분위기어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기존의 철학입문서나 쉬운 철학사 등을 재밌게 읽는 나로써는 진입 장벽이 높게만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키에르케고르, 니체, 게오르그 지멜, 야스퍼스, 한나 아렌트, 하데거, 사르트르, 쟈크 데리다, 에머리히 코레트.

표지에 소개된 철학자들의 이름을 보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도 있다. 철학자들의 힘을 빌어 철학 상담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현하다니. 편집자의 아이디어가 반짝인다.


평소 표지와 목차와 작가의 말을 꼼꼼하게 보는 편인데 이 책만큼 <목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책은 없을 정도로 저자의 의도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차례를 요약해서 한 문장으로 만들면

인간 실존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불안과 죽음의 공포를 너머,

닥쳐오는 위기를 헤쳐나가,

용서하고 치유하는 것이 바로 철학 상담이다.

철학과 신학은 결국 마지막에 만난다고 했던가. 이 책의 저자 박범준 교수는 신학대학원 철학과 교수이며 사제 서품을 받으신 분이다. 신에 대한 깊은 물음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부르고 철학의 방법론적인 도움을 받아 상담으로 발전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동 저자 홍경자 교수님도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철학상담에 힘쓰시는 분이다.

리뷰를 쓰겠다고 한번 톺아보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나 이 책 읽었다.' 수준밖에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은 곁에 두고 1장부터 14장까지 시간을 들여 꼭꼭 씹어 읽어야 할 책이다.

마지막으로 역시 표지에 숨어 있는 응원메시지를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 전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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