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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변방의 풍경들
권용준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평점 :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열심히 사진 찍는 사람을 향해 두 눈에 잘 담아가라던 가이드 말도 일리가 있지만 아무리 눈에 잘 담아와도 시간이 지나면 내 머리는 소환해내지 못한다. 사진이 남겨진 덕분에 그 때 느꼈던 감정과 추억을 겨우 떠올릴 수 있게 된다. <히말라야 변방의 풍경들>은 마치 내가 경험한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풍부한 사진자료가 있어서 좋다. 왠일인지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고 싶어졌다. 두번째 읽을 때는 아는 사람을 만난 듯 반가운 기분이다. 그 느낌이 참 좋다. 여행은 혼자 하더라도 그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알찬 여행이 되는 것 같다.
지역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문화가 재미있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즐겨 먹는 치킨이거늘 네팔에서는 한가족이나 다름없다하고 호강에 겨운 나머지 인도 소는 거만하고 도도해보인다고 한다. 어디든 때와 장소를 잘 타고 나야하는 법이다. 다양한 나라만큼 사람사는 방식도 다양하다. 예전에는 개발도상국 나라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난하게 살아도 그들은 항상 밝게 웃으며 산다하고 가난하지 않아도 매번 울상으로 사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책에 소개된 곳은 하나같이 혼자 여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각기 다른 이유로 엄두가 나지 않는 곳, 히말라야, 인도, 미얀마, 북미, 몽골 등 이름난 여행지라도 저자가 들른 곳은 유명하지 않은 작은 마을이 많았다.
여행지에서 겪은 특별한 경험도 기억에 남는다. 인도 화장터에서 있었던 일인데 나역시 캄보이다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선심쓰듯 이래저래 사진을 찍어주더니 마지막에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찍어준 사진이 마음에 들어 달라는 돈을 다 주긴 했지만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좋은 마음으로 팁줬다 생각하면 될 것을 괜히 마음 쓰고 있었던 것이다. 너그러워질 때를 배운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풍경, 나와 사는 방식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들여다보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지극히 안전지향적인 내가 할 수 있는 여행은 한계가 있지만 <히말라야 변방의 풍경들>을 통해 간접 경험할 수 있어 무척 즐거웠다. 종종 책에 수록된 사진을 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