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세이]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안지은 지음 / 콜라보 / 2022년 12월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

같은 동화라도 어릴 때와 어른이 되고 읽었을 때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이제는 어려서 못 봤던 동화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던 아기자기한 동화 속 이야기가

원작은 어린이에게 절대 보여줄 수 없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라는 사실에 고전동화에 호기심이 생깁니다.

<욕망으로 읽는 밤의 동화>에서도 잘 아는 이야기지만,

새롭게 풀어가는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습니다.

어릴 때는 미처 몰랐는데 잘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놓치거나 숨겨진 교훈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피노키오’는 그저 거짓말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그린,

어른을 위한 동화였다고 합니다.

‘완두콩 다섯 알’처럼 알 듯 말 듯 한 동화도 있습니다.

신기한 것이 어릴 때 읽었다면 분명 아픈 소녀에게 관심이 갔을텐데

지금은 아픈 딸이 빨리 천국으로 가길 바라는 엄마에게

더 짠한 마음이 드는군요.

나이가 들면서 감정이입을 하는 대상도 달라지나 봅니다.

기억 속에 희미해져 가는 동화 이야기도 반갑고

작가의 시선으로 새로운 의미를 찾는 것도 재미있었으나,

왠지 어른이 되어 읽는 동화는 마냥 즐겁고 행복한 것만은 아닙니다.

모든 이야기에 원작 작가의 삶이 있는 건 아니지만

특별히 피터팬 만큼은 작가인 제임스 매튜 베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피터팬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이해하면서도 안 되었고 가엾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동화 속 인물의 가상 인터뷰입니다.

상상력을 동원하여 각자 차마 하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냅니다.

주인공을 포함하여 주변 인물들 얘기를 들어보면서

역시 사건은 당사자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하는 것과

함부로 판단 내리지 말고 결론짓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중 ‘백설공주’의 난쟁이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습니다.

“욕망이 없으면 오히려 편안해지죠.”

이 책과 책에서 소개하는 동화의 핵심을 난쟁이가 정리한 것 같습니다.

*리뷰어스클럽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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