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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제이미 셸먼 저/박진희 역 / 리드리드출판 / 2021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강아지파? 고양이파?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강아지파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모르는 강아지가 달려들어도 무섭지 않은데 반해,
가만있는 고양이는 쳐다만 봐도 무서워했다.
2년 전 길고양이들과 친해지면서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 졌다.
더 이상 강아지파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요즘 내가 가장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은 고양이와 관련된 영상이다.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라는 제목 때문에
자칫 연애이야기로 오해할 뻔 했다.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에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생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앙증맞은 일러스트와
핵심만 콕콕! 찌르는 간단명료한 가르침에
한번 책을 붙들면 절대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에
지극히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니
정말 탐나는 능력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틀만 지나면
난 오만가지 걱정들로 사로잡히고 만다.
그런 나에게 고양이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알려준다.

스트레칭, 제대로 징~~~하게 휴식하기, 낮잠,
몸 단장하기, 자기주장은 확실하게 하기,
그르친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기, 목표는 높게 정하기,
내가 한 선택 후회하지 않기 등등...
떠오르는 것만 적어도 고양이에게 배울 점이 이렇게 많다.

한 때 우리집 테라스에 8마리에 이르는 고양이들이
진을 치고 산 적이 있었다.
한 마리씩 이름 지어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궁금했던 것은 우리집은 3층이고
테라스는 집 안에서만 나갈 수 있는 고립된 장소인데
이 고양이들은 대체 어떻게 오는 걸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고양이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양이는 3m되는 담을 훌쩍 훌쩍 넘을 뿐만 아니라
고공 줄타기를 해도 될 만큼 높은 담장을 자유롭게 쏘다녔다.
나 같은 쫄보 고양이는 진즉에 포기했을 거다.
옆 집 옥상 난간에서 우리집 테라스까지 점핑한
8마리 고양이만이 내가 준비한 특식을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걷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아! 너의 한계를 시험해봐.”

이 글귀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지금 우리 집 테라스를 찾는 고양이는 한 마리도 없다.
고양이 밥을 주면서 주변 이웃들에게 원성을 샀고
그 분들이 시청에 신고를 해서 잡아갔다고 한다.
시청에서 데리고 갔으니 별 탈은 없겠지만,
내심 속상하고 사람한테 너무 서운했다.
나 역시 밤중에 고양이가 울거나 싸우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짜증도 나긴 했지만
좀 다 같이 어울려 살면 안 되나.
고양이에게 배울 점이 이렇게 많은데...

직접 고양이를 키운 분들은 물론이고
한번이라도 고양이를 유심히 관찰해본 적이 있다면
더욱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책이다.
다음 장에 나올 고양이와 스토리를 기대하며
한 장 한 장 책장 넘기는 재미가 있다.
의기소침해 있는 나에게
귀염 뽀짝 고양이가 날리는 팩폭!
자꾸 자꾸 맞고 싶은 팩폭이 궁금하다면
<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적극 추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