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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수필집
고병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평점 :




책 고를 때 은근히 제목을 따지고 든다.
<아메리카노 수필집>은 내가 좋아하는 커피, 아메리카노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와서 읽게 되었다.
공대생의 수필집이라... 지은이의 이력을 보고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총 32개의 에피소드로 엮인 책은 목차에서부터 청년의 소소한 일상이 쭉 펼쳐진다.
지은이의 남다른 감성과 글에 대한 애착을 보니 책을 펴낸 일보다 공대 진학한 일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어느 날 갑자기 사회에 내던져진 지은이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아마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비슷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동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터에 내던져졌을때, 나는 나름 잘하고 있는데 끊임없는 질타가 쏟아질때, 나만 가난하고 힘든 것 같은... 일종의 청년병이라고 해야할까.
청년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지만 지은이 역시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역시 20대 멋모를 시절 임금체불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노동부에 신고까지 할 강단은 없었다.
아르바이트 잔혹사를 치르고 물류센터에서 힘들게 일해서 버는 돈으로 하루하루 살아간다.
급여의 상당부분을 월세 납부하고 각종 세금, 교통비, 통신비 등 고정 지출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지은이 통장뿐만 아니라 나도 그랬다. 그래서 나는 집부터 마련하려고 그렇게 악착같이 벌었나보다.
힘든 청춘이지만 힘든 장년은 되지 않기 위해 내 이름으로 된 집하나, 차 한대 사고 나면 버는 족족 나를 위해 쓰자고 다짐했다.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지은이도 어느덧 아주 힘든 시기를 지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을 응원하듯 지은이의 삶이 보다 더 나아지기를 바라며 단숨에 책을 읽었다.
나도 어느새 청년층을 지나고 있나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메리카노 수필집>을 읽으며 힘든 지은이의 삶보다 지은이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가족이 생각난다.
무섭지만 게임씨디도 사주시는 아버지, 본인은 못 드셔도 아들을 위해 김치찌게를 끓여주시는 어머니, 공부는 못한다지만 가끔 말동무라도 되어줄 수 있는 동생까지!
아! 26년 모태솔로를 탈출하게 해준 여자친구도 있다!
지은이의 인생이 힘들고 고달파도 주변에 있는 사람들 덕분에 안심이 된다. 지은이도 알게 모르게 이들에게 힘을 받고 있을거라 짐작된다.
코로나때문에 노는 것은 고사하고 일자리까지 없어 청년층은 더욱 힘들고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 <아메리카노 수필집>으로 마음의 위안도 얻고 공감도 하면서 정신만큼은 피폐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