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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초라한 스물아홉이 되었다
김세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 탓인가... 다시 백수가 된 내 기분 탓인가... 제목이 한없이 쓸쓸하다.
나도 우울한 20대라면 결코 뒤지지 않는데 대체 저자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목차를 훑어보다가 '모야모야병'을 발견했다. 병명마저 생소한 이 병은 원인도 모르고 아직 완치할 방법도 없는 병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다. 그것도 꽃다운 청춘에 말이다. 기적이든 뭐든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도 죽네 사네 했다가 지금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걸보면 삶의 의지가 충만한 저자는 반드시 병세가 나아져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쁘게 생활할 때는 잘 모르고 넘어갔던 것들이 시간적 여유를 되찾고 보면 아주 잘 보인다.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거나 집에서 요양할 때 느꼈던 감정이 마치 내 일기장처럼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가장 공감되었던 것은 부모님의 사랑에 관한 내용이다. 아플 때도 미처 느끼지 못했는데 완쾌되어 그간 있었던 일을 돌아보니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꼭 우리처럼 아프지 않더라도 부모님의 사랑은 진작에 깨달았으면 좋겠다. 추상적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구체적으로 무얼 말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대를 보내며 꿈과 사랑, 인생, 인간관계 등등 누구나 했을 법한 고민들이 이 책에 빼곡히 담겨 있다. 공부를 제대로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강박적으로 생각했던 결혼과 출산, 어떻게 살아야했으며 무얼 해야하는지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같은 주제에 대해 생각이 변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의 인생도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었다. 나의 20대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앞으로 무얼 할 것인지 선명해지고 의욕도 더 생긴다.
청춘을 살아가는 팁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처음 연애할 때 했던 실수, 인간관계에서 확실히 해야할 것, 직업관 등 이제 막 20대가 된 사회초년생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사회초년생이 아니더라도 돌아온 나의 삶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의 더 나은 삶을 설계하는데 역시 참고할만하다. 좋은 목표를 정해야한다는 말에 특히 공감한다. 모름지기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사는 의미와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목표를 위해 일을 하고 성취했을 때 기쁨을 누리는 것 만큼 행복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여기서 목표는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다. 내가 상당히 노력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한 것이 목표가 된다.
어쩔 때는 뼈를 때리는 자기한탄으로 나까지 마음이 아플 때가 있지만 결론은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아프고 힘들고 지치고 무얼 하든 간에 어쨌든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게 정답인 것 같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말처럼 저자의 글에 위안을 받고 힘내어 나도 나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설계하여 살아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