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트르 물랭호텔 1 - Hoôtel du Moulin
신근수 지음, 장광범 그림 / 지식과감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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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난 늘 타향살이를 동경해왔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지만 그 마음이 잘 먹히지 않는다. 초, 중, 고 심지어 대학에, 직장생활까지 한 곳에서 쭈욱 하고 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지만 그 마음이 잘 먹히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타향살이를 들으며 대리만족하고 있다.

<몽마르트 물랭호텔1> 제목만 보아도 영화든, 소설이든 예술적인 느낌이 마구마구 풍겨진다. 제목만 보고 소설이 아닐까 예측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의 장르는 에세이! 에세이다!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 신근수님은 신문사, 건설회사 주재원을 거쳐 파리에 있는 물랭호텔을 무려 27년이나 운영하신 분이다. 내가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를 때가 2016년이었으니 그 때만 해도 물랭호텔이 운영 중이었을 텐데 미처 알지 못해 안타깝다. 작년에 호텔 문을 닫으셨다고 하니 이제는 다시 물랭호텔을 방문할 길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욱 아쉽다.

호텔 위치가 세계적인 관광지이다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다녀갔다. 연인원 27만명의 세계인이 호텔을 다녀갔는데 난 이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다. 21개의 이야기 속에 작가님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말도 안되는 대출을 받아 한인호텔 1호를 파리에 열게 된 이야기, 한국 지인들과 얽힌 이야기, 별 2개 호텔에서 맞이한 어마무시한 스타급 숙박객 이야기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다만 작가님이 추억하는 시대가 나의 시대와는 많이 동떨어져 같은 크기의 감동을 느끼지 못한 것이 아쉽다. 확실히 내가 아는 사람이나 영화, 작품이 거론되면 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윤후명 작가님을 책에서 발견했을 때이다. 윤후명 작가님은 우리 고향 출신으로 내가 자주 가는 마을 도서관 명예관장님이시다. 예상하지 못한 발견이라 놀랍고도 재미있다. 참 세상이 넓으면서도 좁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앞으로 7편이 더 나올 것이라고 한다. 삽화 하나 그냥 그려지지 않고 사람 사이 정으로 엮어진 책이라 다음 책도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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