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는 정원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정원에서 살아가는 법
오경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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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별 관심이 없을 뿐더러 꽃도 그다지 찾지 않는 나에게 좀 동떨어진 이야기 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식물을 사랑하고 잘 가꾸시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원에 정을 붙여보기로 마음 먹었다. 프롤로그에서 '초록 효과'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정원이나 숲 혹은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몸의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갱년기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가 그토록 정원일에 열중하시는 건 어쩌면 '초록 효과' 덕분이 아닐까.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구성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01 정원 생활의 즐거움 : 식물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순간들

02 지금, 여기서 천천히 :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삶

03 숲에서는 모두가 함께 산다 : 공존의 생존 방식

04 성장에는 통증이 필요하다 : 아픈 만큼 자라는 식물들

처음부터 끝까지 정원 가꾸는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서로 착각했다. 물론 글을 읽다보면 정원을 가꾸는 노하우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차를 즐겨 마시는 나는 특히 허브 식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특이점을 메모해놓곤 했다. 무엇보다도 바로 배워야한다는 부담 없이 저자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정원 가꾸기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좋다. 작은 텃밭을 가꾸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가끔씩 물을 주거나 씨 뿌리는 일을 도운 적이 있는데 그런 작은 경험 하나 하나가 저자의 글을 공감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에세이 글이라 다양한 주제가 나오는데 주제에 따라 함께 실린 사진을 보며 속초에 있는 저자의 한옥집, 그리고 잘 꾸며진 정원 앞 뒤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정원에서 함께 공생하는 식물, 동물 이야기를 읽으며 그렇게 징그럽던 곤충을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나비와 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지진만큼이나 자연이 주는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다.

평소 식물 가꾸기나 정원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본다면 정말 공감할 글이 많을 것이다. 마지못해 집에 있는 텃밭 일을 아주 가끔씩 돕는 나도 공감하니 말이다. 저자의 글에서 정원가꾸기가 취미인 어머니에게서 들었던 말과 비슷한 느낌을 참 많이 받았다. 내가 보기엔 다 똑같은 다육이 같아도 같지 않다는 말, 겨울을 이겨내는 기특함 등등 내가 아직 공감하기엔 먼 말들이다. 나도 좀 더 나이가 들면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될까 궁금해진다. '초록 효과'는 한번 누려보고 싶다. 아무리 편리하고 빨리 변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람은 자연과 벗삼아 살아야 제대로 살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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