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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평점 :



세상의 모든 일하는 자라면,
한자와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한자와 나오키1> 특별 제작 한정판
일본소설인 <한자와 나오키>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50.4% 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제가 읽게 된 책은 사전 서평단을 위해 특별 제작된 한정판입니다. 책도 한정판을 받으면 괜시리 기분이 더 좋다는 사실! 덤으로 재미있는 스티커까지 받게 되어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스티커 제목이 '직장인의 심금을 울리는 명대사'입니다! 정말 너무 탐나는 스티커입니다.
<한자와 나오키1> 아주 간단 줄거리
드라마로 이미 입증된 만큼 너무 기대하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얼만큼 기대하든 그 기대치를 할 소설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는 은행원입니다. 한자와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든든한 친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이 힘이 되는 직장동료 있는 반면에 해악이 되는 직장상사도 있습니다. 융자과장으로 일하던 중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게 되죠.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한자와는 아주 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주변 지인들과 합세하여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또 뜁니다. 이 일이 해결 될 것인가, 한자와가 꺽일 것인가 조마조마하며 한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다 읽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자와 나오키1> 관전 포인트
1. 한자와 나오키의 사이다 발언
아닌 건 아닌거죠. 한자와는 아닌 건 아닌 상황에서 확실하게 그 점을 짚고 넘어갑니다. 어느 직장이나 감사가 떴다하면 긴장하기 마련이죠. 한자와는 감사 받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직속 상사 앞에서도 불합리한 일에 대해, 갑질에 대해 참지 않습니다. 물론 그의 말이 백번 천번 옳습니다. 사실 우리는 갑질이 만연하는 직장생활에서 말못하고 꾹 참을 때가 많잖아요. 하지만 한자와는 다릅니다. 그의 당당한 태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장 감사 중 업무통괄부 기무라 부장대리와 한자와의 대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한자와 탓이라는 분위기에서 일을 바로 잡으려고 애쓰는 한자와에게 기무라 부장대리가 말합니다.
"한 가지 말해두지. 자네의 지론과 상관없이 만약 채권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거야. 그걸 잊지 말도록." 그러자 한자와가 받아칩니다.
"그 반대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십시오."
이 대사가 얼마나 멋진 말인가하면 책을 읽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 반대가 어떤 상황을 말하는지 한자와가 설명을 하죠. 그게 아주 기가 막힙니다. 저라면 저 상황에서 주눅이나 들어 있을텐데 말이죠. 정말 기똥차게 멋진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을 잃을 만큼 분노한 상대방은 오히려 더욱 도발하여 돌이킬 수 없는 약속까지 하고 말죠. 이 부분을 접어놓고 보고 또 보곤 했습니다.
2. 각자 삶의 무게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인물들
이 책에는 한자와 주변 인물이 몇 명 나오는데 각자 버거운 삶의 무게를 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자와와 대학 동기 친구들은 명문대 졸업에 선망하는 취업처에 바로 합격하였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어딜가나 돈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돈이 많아도 가족이 걱정이며, 건강이 안좋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등 누구나 한두가지 걱정은 꼭 안고 삽니다. 그런 인물들이 남같이 않게 느껴지며 세상사는 게 참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3. 금융권 사정
소설이지만 금융기관이나 은행권에서 쓰이는 용어를 익히는 재미도 있습니다. 은행 조직에 대한 것, 은행과 기업의 밀접한 관계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소설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조직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한자와 나오키1> 읽고 나서
사필귀정...
책을 덮고 한동안 이 고사성어가 입 안을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필귀정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결국 망가져버린 사람들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자와의 경우 행운의 여신이 한자와의 편이었다고 봅니다. 우연한 몇 가지 일들이 없었더라면, 옆에서 그를 도와주는 지인들이 없었다면 한자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의 곧은 성품 탓에 꺽이고 말았을까요. 일이 잘 해결된 마당에 이런 생각을 구태어 할 필요는 없지만 아직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또다른 한자와들이 떠올라 생각을 그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따윈 여사인걸까요.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아사노 지점장 역시 한 가족의 가장으로써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부제처럼 한자와의 피말리는 복수에 재미를 느끼다가도 아사노 지점장이 안타까웠던 것은 그의 가족을 보고 난 후인 것 같습니다.
한자와를 도와 일을 해결하는데 일조한 다케시타의 "가끔은 정의도 이긴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가끔은'이라는 표현에서 왠지모를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그렇더라도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고 믿고 싶습니다. 또하나 한자와 나오키처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직장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