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실크로드를 찾아서 - 아랍세계와 원자력 이야기
김병구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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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이슬람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뒤로 하고 아랍이라는 곳이 무척 궁금했다. 저자 역시 아랍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앞으로 서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희망으로 이 책을 엮으셨다고 한다. 작은 땅덩어리에서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미지의 세계를 소개하고 미래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가망성을 보여준다. 저자는 아랍을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아랍세계를 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소개하기 위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저자의 개인적인 스토리와 우리나라 원자력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원자력에 무지한 나는 한 시민단체에서 원자력의 폐해에 관한 강의를 몇 번 듣다보니 원자력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원자력 얘기는 나도 모르게 자꾸 배척하는 느낌이 들곤 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우리나라 원자력 역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참 유익하다. 직접 그 현장에 있던 분에게 듣는 이야기는 그야 말로 생생한 이야기 그 자체였다.

2부는 아라비아 반도의 숨겨진 비경과 서구 열강들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그리고 테러에 감춰진 진실 등을 다루고 있다. 사막이 대부분인 줄 알았던 그 곳은 마치 우주 어딘가에 있을 미지의 땅처럼 환상적인 곳이었다. 이집트나 로마를 능가하는 유적지며 새파란 바다빛은 잊을 수가 없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아랍에 있는 나라들의 근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3부는 아랍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슬람교의 탄생과 이후 기독교 세계와의 충돌을 역사적인 관점으로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세계사 책을 읽다보면 대부분 유럽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 책은 아랍 입장에서 쓰여졌다고 볼 수 있어 훨씬 객관적으로 역사를 볼 수 있었다. '무슬림의 신앙생활 엿보기'에서 믿음의 힘이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4부는 독특한 아랍 문화와 과학기술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어느 세계 못지 않게 멋지고 과학적인 건축양식과 사우디 국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안타까웠던 점은 여전히 차별대우를 면치 못하고 사는 아랍 여성들이다.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나라면 단 하루도 못 살 것 같은 옥죄는 삶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5부는 한국과 아랍 간의 '원자력 비단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 읽는 족족 신기할 따름이었다. 신라시대부터 아랍과 교역이 있었다는 점, 이후 우리나라와 사우디 간 원전 기술 교역까지 우리와 가까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탈원전'에 관한 저자의 견해가 실려있다. 저자의 입장에서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받아 들일 점은 받아드리고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은 극대화하자는 이야기가 와닿았다.

부록으로 아랍 주요 연대기와 이슬람 용어집이 정리되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만큼 간단한 정보라도 유용하다.

나에게 그저 꽉막힌 곳이지만 궁금했던 아랍 세계를 알게 되어 좋았고, 막연하게 두려워했던 원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어 무척 유익한 책이다. 원자력에 관심이 없더라도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니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내용이다. 무엇보다 아랍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마치 유럽을 여행하듯 아랍 세계도 부담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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