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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100쇄 기념 에디션)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19년 4월
평점 :

아름다운 에세이 한 권을 만났습니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너무나 컸습니다.
아직 독서 방법에 무지한 탓에 글은 열심히 읽어도 작가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거든요.
오랜 기간 월간 샘터 독자였는데 기억하는 작가분은 손에 꼽을 정도라 부끄럽습니다.
알아뵙지 못해 아쉬움 마음이 한가득이지만 이렇게나마 교수님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좋게 생각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여전히 생생한 교수님을 뵐 수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습니다.
'20년 늦은 편지' 글이 생각납니다. '육체적인 존재에 연연하지 말고 미약한 인간적 개념의 시간을 넘어서서 더욱 깊게, 영혼의 힘으로 기억하라는 말씀' 은 저와 같이 늦게 교수님을 알게 된 독자에게도 전하는 메세지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솔직한 모습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천성적인 여유로움(?)을 가지신 교수님의 생활패턴은 강박증을 가진 저란 사람에게는 도저히 이해안되는 부분이지만 이내 교수님의 글에 설득당합니다. 어쩜 저란 사람에게 '조금 늦어도 괜찮을껄?',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셨는지 교수님의 글은 참 신기합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이란 제목이 저는 어떤 제목보다 마음에 듭니다. 물론 교수님은 같은 마음은 아니었지만 전 이 제목과 책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와 같은 일상 하나 하나가 모두 기적과 같은 일 아닐까요? 저도 교수님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건강한 듯 아프게 살아보니 이 제목만큼 와닿는 제목도 없는 것 같습니다.
'뼈만 추리면 산다' 이 으스스한 말이 여러 사람에게 힘을 주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수님의 어머니께서 다친 손주를 보고 하신 말씀인데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저 말 한마디면 용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뼈를 못 추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할 상황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책에 삽입되어 있는 그림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글의 내용과 맞춘 듯 안 맞춘 듯한 아름다운 그림이 책 속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저는 그림 역시 볼 줄 모르지만 한 눈에 봐도 셀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색채에 빠져듭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잔잔한 듯하지만 그림을 세세히 살펴보면 열열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감히 흉내조차 못낼 그림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다운 책 한 권을요.
이 벅찬 감격을 잊을 때쯤 또 찾고 또 찾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