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야기 - BBC 한 권으로 읽는 인도의 모든 것
마이클 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살림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알고 싶었던 나라 인도.

인도이야기를 읽고 나서 이 방대한 이야기를 대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망설여진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우드 역시 그랬을까.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 잔뜩 기대를 안고 황금햇살로 물든 표지를 얼른 넘겨보았다. 역시 무엇이든 뿌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제일 안정적이다.

"불의 신 아그니에게 바치는 의식"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의식을 거행하는 데만 꼬박 열이틀이 걸리며 밤새 의식이 진행될 때도 있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기록도 없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왔다니 그저 놀랄 수 밖에. 특히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진언이 구전으로 지금까지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기적의 땅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더스 문명은 왜 붕괴했을까?"

지금까지 이 질문을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다행스럽다. 어찌나 궁금한지 빨리 알고 싶었다. 그러던 중 멀고 먼 시간의 깊이를 알게 된 것 같다. 나의 사고는 내가 사는 지금 이 시대에서 가까운 과거와 미래에 걸쳐있었다. 인더스 문명의 붕괴의 이유를 찾고 나의 사고 범위를 한층 더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수백년, 수천년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동안 자연에 생긴 변화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무구한 세월은 크나큰 강줄기도 바꿀수 있는 큰 힘이라는 걸 이 부분에서 깨달았다.

세계사 공부할 때 한번쯤 들어봐서 이름만 익숙한 인물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유익하다. 싯타르타 왕자, 아소카왕, 찬드라굽타 등 희미한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던 인물들이 다시 생생하게 다가왔다.

바다를 좋아해서 그런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설레이기도 했다. 아직도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사람이 손수 배를 만든다고 한다. 심지어 배 만드는 기술자는 도면도 없이 머릿속에서 그려 큰 배도 완벽하게 만들어 낸다고 한다. 사람의 기술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끼는 대목이다. 서양과 동양의 중간에 자리잡아 무역지로써 역할이 컸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옛날에도 번화한 곳이었는지 모른다.

언젠가 캄보디아 책을 읽다가 인도 신화를 접한 적이 있다. 사실 그 때는 인도 신화인지 캄보디아 신화인지 잘 구분도 못했는데 인도이야기를 읽어보니 모든 이야기의 뿌리는 인도 신화에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인도 신화를 비교하기도 했는데 나 역시 신화 매니아로써 신기하게 딱딱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 흥미로웠다.

"인도는 당신들이 우리를 부르는 이름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세요."

이 문장을 읽고 괜히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만약 일본이 우리 국호를 자기들 멋대로 정하고 지금껏 세계 사람들이 일본인이 정한 대로 우리 국호를 부르고 있다면... 나는 무척 화가 날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든 일본인이 정한 국호를 끌어내리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국호를 정했을 것이다.

"우리가 부르는 이름은 바라트(Bharat)입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지향하는 나라 인도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 언어, 문화, 풍습...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북적거리는 곳. 일일이 하나하나 따지고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곳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적당히 받아들일 줄 아는 인도인에게서 너그러움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정말 어느 이방인이 방문하더라도 이웃처럼 반갑게 맞이해줄지 인도 여행이 무척 기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