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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ㅣ 아우름 32
류승연 지음 / 샘터사 / 2018년 10월
평점 :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
단박에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잡힌다. 자칫 무거울 수 있겠다 생각했던 주제인데 저자의 발달한 문체에 글의 분위기가 확 사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각종 강연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에 이어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는 두번째 책이다. 10년째 장애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체질상 문제가 하나 있다. 손발 다한증이 엄청 심하다. 시험을 볼 때면 긴장한 탓에 시험지가 모두 젖어 너덜너덜해지고 철봉은 절대 매달릴 수 없다. 주먹을 쥐면 30초 안에 땀이 뚝떨어지게 할 수 있다. 이걸 자랑하려는게 아니라 다한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 절대 그렇지 않을텐데 다들 내 땀나는 손만 처다보는 것 같고 절대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 나름 찝찝할 타인을 배려함인데 오히려 깔끔떠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일일이 나의 처지를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많은 불편함을 안고 살고 있다.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저자가 제시한 시선 견디기 게임을 하다 비슷한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에서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이 게임을 진지하게 경험해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사람은 자고로 본인이 경험해야 빨리 습득하는 것 같다.
발달장애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본인의 아들뿐만 아니라 지인의 사례도 여럿 소개하며 우리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무조건적으로 장애인을 보면 도와야한다는 의무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배푸는 친절이 되려 실례가 될 수 있다는 건 미처 생각치 못했다. 저자의 말을 듣고보니 충분히 이해가 된다. 가장 큰 편견 중에 하나인 발달장애인이면 말도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는 오해를 풀게 되어 정말 다행스럽다. 함부로 말부터 뱉고 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더욱 조심하도록 해야겠다.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
사실 난 이 말을 처음 들었다. 듣자마자 뜨끔했다. 한편으론 무슨 말인지 이해도 된다. 우리 누구나 신체 노화를 겪듯 장애라는 것도 그저 남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자는 또한번 우리가 함께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지내야한다고 말한다.
우선 나의 시선부터 고쳐보기로 했다. '왜 저래?' 하며 의아한 눈초리로 지켜보는 대신 '그럴수있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자연스러워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맞장구치며 나부터 편견을 없애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