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조각모음 - 일상에도 조각모음이 필요하다
홍기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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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모음이라... 지금은 거의 안하지만 XP버전을 쓸때만 하더라도 가끔씩... 아주 가끔씩 디스크조각 모음을 했던 기억이 있다. 조금이라도 처리속도가 빨라지기를 기대하며 시작된 조각 모음은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컴퓨터를 한동안 쓰지 않을 때 하거나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날은 조각 큐브가 착착착 쌓이는 게 마음에 쏙 들어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었다. 마치 디스크 조각모음 하듯이 일상에도 조각모음이 필요하다니 발상이 기가 막히다~~

책을 읽다보면 공감할 수 있는 글이 참 많다. 어른들 말씀 중 가장 서운하게 들리는 한마디. 어려서, 젊어서 고생을 안해봐 그런다는 말을 가끔 들었다. 딱히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은데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니 억울한 느낌까지 들때가 있다. 그래서 와닿는 글들이 많다.

'관계강요시대유감'
나는 SNS를 아주 늦게 시작했다. 신문물은 엄청 좋아하는 반면 SNS를 통해 소통하는 건 굳이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나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응하긴 했지만 여전히 낯선 이의 이웃, 맞팔선언은 당혹스럽다. 싫은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기계만큼은 새로운 기술과 신기한 기능을 추구하지만 인간관계만큼은 아주 고지식한 내가 시대에 뒤떨어지나 싶었는데...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아버지 생각이 났다. 지금 이순간에도 일을 위해 타지에 나가 계신 아버지.
54년생 홍반장님 만큼이나 우리 아버지도 열심히 사셨다. 열심히만 사셨다.
사실 지금은 더이상 일 안하셔도 먹고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데 여전히 일만 할 수 있다면 객지생활이라도 마다치 않으신다.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불만을 토로한다. 이젠 남들 보란 듯이 떵떵거리고 사셨으면 좋겠는데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 한번 안다니시고 벌기만 하신다. 우리 아버지도 일이란게 습관이 되어 버리신건가. 어쨌든 돈 벌러 가셨으니 파이팅!
공교롭게도 책에서 저자의 어머니, 여동생, 아내가 함께한 코타키나발루를 다음 주에 나와 엄마도 갈 예정이다. (다만, 우리 아버지는 해외여행간다고 방세를 내라신다....하.....)

 추억은 기억을 쫓아가는 것이다. 기억은 추억을 잊지 않도록 유지하고 회상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추억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줄어든다. 환기를 시킬 때처럼 쑤욱 빠져나간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새로운 계절로 인해 더욱더 이전의 지나간 계절들에 대한 기억이 바뀌어 간다.

 


 

짬이 날 때 한 주제씩 읽기도 하고 와닿는 주제를 골라 읽기도 했다. 수필은 독자에게 참으로 친절한 장르인 것 같다. <일상의 조각모음>을 읽으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다. 최근 읽었던 <달나라로 간 소신>에서 느낀 것처럼 말이다. 저자의 일상을 통해 나의 일상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보람있다. 생각을 통해 빈 곳을 알차게 채울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어쩐지 에세이라는 장르에 빠져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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