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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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의 원형, 민주주의 창시자 그리스인을 둘러싼 거대 역사 스펙터클

참 사람사는 일이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다.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전쟁없이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일인가....

역사를 참 좋아했는데 학창시절 세계사 공부를 할 때 힘든 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 전쟁이 시험에 나온다치면 그저 누가 누구랑 왜 싸웠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정도만 달달 외우면 될 것을... 나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 계기나 과정, 이후 두 나라의 관계가 어찌되었고 주변 국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시험에 나오지도 않는 온갖 잡다한 것들이 모두 궁금했다.
한 사건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시험에 나오는 것만 달달 외운 후, 다시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는 그런 공부가 이해도 되지 않고 하기 싫었다. (결론적으로 공부하기 싫었다는 핑계를 이런 식으로 ㅋㅋㅋ)

그간 유럽의 역사를 파해치며 알게 모르게 주워들었던 상식에 살을 덧붙이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지도를 찾아 읽는 재미가 있다. 읽기 전에 한눈에 펼쳐지는 지도를 한 번 훑어보고 읽으면서 종종 다시 지도로 되돌아와 손으로 짚어가며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금과 같은 지명도 있고 달라진 지명은 따로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1장 그리스인은 누구인가?
책의 분량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약소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리스신화 이야기가 많이 나와 단숨에 읽어버렸다. 몰랐던 도시국가도 알아가면서 슬슬 그리스인 알아가기 시동을 걸었다.

2장 나라만들기의 여러 모습
학창시절 간단하게(?) 배웠던 그리스의 민주정치가 실로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인물과 사건 속에 탄생,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에는 클레이스테네스가 어느 도시국가 소속인지 리쿠르고스 헌법이 정확하게 누구를 위한 건지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말끔히 해소했다.
무엇보다 솔론, 페이시스트라토스, 클레이스테네스, 테미스토클레스, 페리클레스 등 아테네 민주정치를 이끌어 갔던 분들의 자취를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태생부터 성장기, 이후 살아온 과정을 알게 되면서 구분이 명확해졌다. 고대 민주정치가 지지하는 인물이나 의견에 따라 당이 갈리고, 시민의 지지를 얻어야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등 오늘날 민주주의와 비슷한 점을 여럿 발견하여 놀라웠다.

3장 침략자 페르시아에 맞서
대망의 페르시아 전쟁에 대해 알차게 배웠다. 잘 몰랐던 페르시아 역대 왕의 성향과 전략을 통해 페르시아가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 그리스와의 전쟁 양상이 흥미로웠다. 페르시아를 상대로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때로는 협력하며 때로는 맞서며 대응하는 모습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다. 각 도시국가마다 특성이 있고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마치 전략게임을 하듯 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역사적 사실만 읽었을 때는 수긍하는 것 이외에 달리 얻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뒷받침 되기 때문에 얻는 것이 많다. 정신없는 전쟁 속에서도 왜 이런 전략을 구사했는지, 어떤 식으로 물리쳤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나처럼 지식이 짧아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4장 페르시아전쟁 이후
가끔 델로스동맹과 펠레폰네소스동맹을 헷갈릴 때가 있었다. 이 장에서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페르시아와 전쟁은 끝났지만 아테네, 스파르타, 페르시아 간의 정치적 밀당이 흥미롭다. 책은 테미스토클레스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책의 마무리가 특히 마음에 와닿는다. 멋진 마무리와 함께 그리스인이야기2편은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 된다.

 

 인간이란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한편으로 어처구니없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생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성가신 생물인 인간에게 이성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철학'이다. 반대로 인간의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일괄해서 그 모든 것을 써가는 것이 '역사'다.
이 두 가지를 그리스인이 창조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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