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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춤추고 싶다 - 좋은 리듬을 만드는 춤의 과학
장동선.줄리아 크리스텐슨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평점 :

알쓸신잡 애청자라 장동선 박사님의 신간이라서 눈길을 끌었고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책인가 싶어 흥미가 생겼다. 책 표지를 보고도 설마 진짜 춤추는 행위를 말하는 건가 의심스러웠다. 의도치않게 나에게 꼭 필요한, 진작 출간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만나서 정말 반가웠던 책!
어릴 때 취미로 시작했던 춤을 대학교가서 본격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었다.(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대학교가서 춤춘 기억밖에...;;;) 나름 노력파라 안되는 몸뚱이를 밤낮으로 흔들어 대니 겨우 흉내낼 정도는 되어 공연도 꽤 여러번 하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체중관리를 위해 에어로빅강사 자격증을 따서 부업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춤과 밀접한 생활을 하다가 요근래는 귀찮기도 하고 몸도 점점 불어 감당이 되지 않아 춤추기를 그만 두었다.
이 책은 장동선, 줄리아 F.크리스텐슨 두 분이 함께 쓴 책이다.
줄리아 역시 심리학을 공부하기 전에 발레리나로 꿈을 키웠으나 불의의 사고로 꿈을 접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한 학술대회에서 만나 서로 관심분야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연구한 내용을 이 책으로 출간하게 된 것이다.
춤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400페이지 분량이지만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보면 된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보라색 글씨로 구분되어 있어 함께 읽으면 지루함을 덜할 수 있고 따로 읽으면 더 빠르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춤이 우리에게 주는 신체적, 정신적 장점뿐만 아니라 춤의 종류, 춤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나에게 맞는 춤 등 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춤은 잘추고 못추고 상관없이 리듬에 맞춰 흔들 수 있는 걸로 충분하다. 물론 멋진 스텝을 배워서 뽐내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도움되었던 부분은 6장 힐링을 위해 춤추기 였다.
신체의 건강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두려움과 불안, 우울에 결핍까지 춤을 통해 날려버릴 수 있다니!
이 부분을 읽고 몸이 아팠던 대학 시절 춤만큼은 열정적으로 임했던 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시절 갖은 병마로 (스트레스로 걸릴 수 있는 병은 다 걸림...) 정신못차리고 있을 때 춤출 정신있는게 뭘 아프다고 하냐며 부모님께 핀잔듣기 일쑤였다. 나도 이렇게 아픈데 왜 그렇게 연습을 했는지, 그 때는 그저 좋아서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복부를 절개하여 걷는 것도 제대로 못 걸으면서 그 와중에 연습실에 가 이효리언니의 춤을 추곤 했다. 그 때 찍은 동영상을 보면 진짜 아픈 사람이 맞나 싶다.
이 현상을 이 책을 통해 단박에 이해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그 때 그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좀 더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다!
춤 실력도 상관없지만 나이 또한 전혀 상관이 없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본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엑소 춤이며 방탄소년단의 춤을 기억하고 따라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HOT 춤을 몸이 기억하는 걸 보면 더 나이가 들어도 분명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몸이 따라줄지 의문이다.
춤을 추다보면 기억력도 좋아진다고 한다. 사실 춤을 추는 행동에 장점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모두 소개하기 힘들지만 기억력만큼은 이야기하고 싶다.
"춤을 즐기며 늙어 가는 것, 이것은 아주 멋진 일이다. .....중략......
이 연구소는 노인들이 예술·음악·춤을 통해 더 나은 삶의 질과 기쁨을 누리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위에서 말한 세 여성들은 모두 적어도 20년은 더 젊어 보인다!"
실제로 댄스동아리 선배들을 보면 춤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분들이 늙지도 않는다. 1년에 한번씩 전기수모임을 하는데 해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 동아리 사람들은 20년이 지나도 늙지도 않는다는 말을 이젠 식상해서 하지도 않는다. 어릴 때처럼 멋있고 절도있지는 않아도 음악에 맞춰 흔드는 것만으로 추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즐거워진다.
이제는 이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니 멋지지 않은가!
책을 읽고 갑자기 춤이 추고 싶어졌다. 예전처럼 공연에 압박받을 필요도 없고 잘 해야한다는 강박도 없는 지금,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흔들~ 흔들~ 추는 춤 말이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가볍게 춤출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좋은 장점이 많은 춤인데 왜 다들 점잔빼고 앉아있는가! 있는 자리에서 엉덩이만 씰룩씰룩 해도 엔돌핀이 솟아오른다.
더 즐겁고 건강한 삶을 위해 <뇌는 춤추고 싶다>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