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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3 -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 ㅣ 그리스인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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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편식이 심한 내가 가장 최애하는 이야기. 그리스로마신화!!!
어릴 때부터 그리스로마 신화에 빠져 살다보니 그리스와 로마가 우리나라 다음으로 좋아졌고 관심이 생겼다. 신화뿐만 아니라 실제 역사을 알고 싶어 기회가 될 때마다 관련 주제로 된 책을 보곤 했다.
안타깝게도 외래어에 무척 약하여 그들의 이름과 지명을 외우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그래도 계속!! 오래도록 보고 싶다!!!
글쓴이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와 <십자군 이야기>로 친숙한 작가.
만약 내가 학창시절 좀 더 깨인 학생이었다면 이 분과 같은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스로마 신화에 빠져 파고들어 전공으로 삼고 유학을 떠나 더 깊게 공부하고...
내가 동경하는 삶을 살고 계신 분이다.
오!!! 이 이야기는 신선하다!!!
그동안 읽었던 그리스 이야기는 시작과 잘 나가던 시대의 이야기가 중점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리스의 패망시대를 다루는 것 같아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그리스이야기 마지막 책이라고 패망시대를 다룰 것이라는 건 나의 선입견이었고 또다른 시대의 시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책에서는 '새롭게 웅비하는 힘'이라고 표현한다. 세계사를 배울 때 딱딱 끊어서 배웠던 그리스와 마케도니아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시킬 수 있었다.
제1부 도시국가 그리스의 종언
나의 선입견은 딱 1부까지였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그리고 테베. 이 세 도시에서 활약하거나 비운을 맞이한 인물을 알 수 있었고 각 도시국가가 처한 사회, 정치, 경제, 전쟁 등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스 도시국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냥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이 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전율을 누가 알까.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나의 짧은 글재주가 한없이 저주스러운 순간이다.
1부를 읽고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유일하게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알쓸신잡3' 가 최근 방영을 시작하였는데 세상에... 내가 박사님들의 대화에 낄 수 있다니... 예전에 '알쓸신잡'을 시청할 때 그저 감탄하며 보기 바빴는데 이제는 박사님이 던진 질문에 대답도 척척하며 듣는 이야기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다. <그리스 이야기>를 읽은 덕분이다. 앎이란 참으로 재미있는 것이다.
제2부 새롭게 웅비하는 힘
2부에서 본격적으로 마케도니아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 필리포스가 미약했던 마케도니아를 어떻게 발전시키기 시작했는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끝이 좋지 않았지만 그 또한 아들로 하여금 대국을 건설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고 하니 사람 일이 참으로 얄궂다.
드디어 아들, 알렉산드로스 이야기가 시작된다. 역시 대왕이라는 호칭이 붙을만 하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 무려 반 이상이 알렉산드로스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32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쉼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알렉산드로스의 생애를 평하는 것에 말을 아낀다. 대신 그의 일생을 연표로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여 독자에게 맡긴다. 내가 가진 짧은 소견으론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완전히 몸을 태운 초처럼 살았다는 것에 백배 공감한다.
마지막으로 '헬레니즘 세계'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후 일어난 일에 대해 펼쳐진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은 분할되었지만 죽은 후에도 끼친 대왕의 영향력이란 실로 놀랍다.
책 읽기 초입에서 도시국가의 패망 당시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유익했다면 점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업적에 대해 알게 되어 무척 보람찼다. 이렇게 자세히 알지는 못했는데 그동안 얇게 따로따로 놀던 지식이 부드럽게 연결되는 느낌이다. 지도가 자주 등장하여 지명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림이나 사진 자료가 있어 참고하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책이 묵직하다고 절대 겁먹을 필요가 없다. 외래어에 약한 나는 노트에 써가며 읽어야했기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추석 연휴 기간동안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이 여세를 몰아 예전에 읽다말았던 <로마인이야기>를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