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대했던 헌법과 김제동님이 들려주는 헌법은 내용은 변함이 없지만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대화체로 이루어져있고 방송에서 자주 봤던 분이라 옆에서 직접 헌법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책이 술술 읽힌다. 아직까지 헌법 전문과 제20조까지는 줄줄 외고 있는터라 마치 아는 사람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재미있게 느껴진다. 물론 헌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친절하게 조항에 대한 설명이 있기때문에 책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헌법 전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처음 헌법 전문을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내가 읽었던 그 어떠한 문장보다 가장 완벽한 한! 문장! 그게 바로 헌법 전문이다.
분명 소법전에서 봤던 그 헌법이 맞는데 김제동님이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이렇게 재미있고 쉬울 수가 없다. 헌법 조항을 그렇게 외우면서도 비타민 조항, 빼빼로 조항, 깨톡 조항(물론 내가 대학시절 깨톡은 없어지만...) 등 이렇게 유용하고 재미있는 조항들을 왜 몰라봤을까.
헌법 내용 뿐만 아니라 헌법과 역사적인 사건을 접목시켜 이해를 돕는다. 중간 중간 김제동님이 겪었던 남다른 경험담도 재미있다.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 이야기, 국정원 직원과 만난 이야기,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 등 읽다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연두색 페이지마다 국내외 헌법전문가와 나눈 대화도 실려있는데 알비 삭스 초대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나눈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김제동 : 저는 한국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략) 제가 좀 배우같이 생겼지만 사실은 코 미디언이에요.
알비 삭스 : 그 말을 들으니 매우 기쁘네요. 놀라운 일입니다. 코미디언이 저를 인터뷰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네요.
김제동 : 제가 코미디언이라도 헌법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 걸까요?
알비 삭스 : 물론입니다. 제동씨는 헌법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말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