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구스미 마사유키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언젠가 TV채널을 하릴없이 휘휘~~ 돌리다가 <고독한 미식가>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일본 드라마인가 싶었는데 지나치게 먹는 부분만 강조되어 희한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더 희한한 것은 그 프로그램을 계속 보고 있는 나 자신이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원채 일본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제껏 들어본 적없는 음식에 대한 예찬이 재미있어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보고 있는 TV 채널서비스에서 <고독한 미식가> 전 시즌을 별도의 요금없이 시청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 가입자의 위엄...?!) 그렇게 틈만 나면 고독한 미식가를 시청하다보니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TV프로그램 <고독한 미식가> 끝 부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분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구스미 마사유키씨인데 그 편에 나왔던 식당에 들러 주요 메뉴를 주문하곤 한다. 술을 술이라 부르지 못하고 영문모를 음료로 여기고 주문하는 마사유키씨가 귀엽기까지 하다. (일본도 방송 진행 중에 술을 마시면 안되나보다?)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표지에 마사유키씨는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친숙하다. 제목 또한 백배 천배 공감한다. 목차를 보니 나도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다. 공복에 이 책을 보는 건 절대 무리다.
마치 우리나라 음식인마냥 거리감이 드는 음식이 별로 없다. 총 26개의 음식이 소개되는데 낫토와 고양이맘마가 다소 낯설고 나머지는 익숙한 음식들이다. <고독한 미식가>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본 탓인지 책을 읽는데 마사유키씨가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글이 들린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며 읽고 충동적인 식사를 피하기 위해 음식을 조리하는 시간에 짬을 내어 읽기도 했다. 
 일본에서 먹는 음식만을 소개한 것은 아니다. 생선회는 우리나라 횟집에서 먹고 느낀 점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식습관이 가까운 나라 사람에게 조차 굉장히 재미있게 느껴진다니. 그 느낌을 읽는 재미 또한 볼 수 있다. 최근 <고독한 미식가> 시즌 7 편을 시청하다가 주인공이 우리나라에 출장 온 장면이 있었다. 카메오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출현하여 깜짝 놀라기도 하고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딱 그 느낌을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음식 사진 한 장없이 그림으로도 충분히 맛난 음식이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색채는 내 머릿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여 입히면 딱! 내가 주문한 음식이 되어 나타난다. <고독한 미식가>의 애청자라면 이 책을 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아니더라도 먹는 즐거움을 아는 자라면 마사유키씨의 표현에 공감하며 즐거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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