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존 연구소 -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생존 전략을 발견하는 곳
박치욱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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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어떻게 살을 빼주는지, 파란검정-금색흰색의 드레스 색 논란은 왜 일어났는지, 하루에 물을 2리터 마시면 진짜 건강에 좋은지


과학을 모르는 사람들은 깊이있는 전문지식보다 생활밀착형(!) 과학이 더 궁금하다.


 교수님께서 20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며 알게 된 잔혹한 진실이 있다.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라도 자신의 경험과 관련이 없으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 책이 의미가 있다.


 전문지식의 꼼꼼한 강의보다 나와 가까운 내용들은 재미있게 알려주는 쪽이다. 나는 비문학을 좋아하는 편이라 과학책을 종종 읽지만 이 정도로 친절한 책은 많지 않다.


 바쁠때는 버텨놓고 다 지나고 나서 몸살이 나는 것인지, 채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섭취하지 않으면 심장질환에 걸리지 않는지와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궁금증을 담았다.


 또한 평소에 자주 듣지만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닌 당뇨,유당불내증,색맹과 같은 개념들을 추려냈다. 가장 큰 장점은 녹말과 포도당을 두루말이 휴지에 비유한 것처럼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다.


 본문과 주석에 작은 유머들과 추가 설명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학책은 읽고 싶지만 접근이 어렵거나, 일상생활에서 많이 등장하는 신체에 관한 상식들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과학에 대해 관심이 생겼을 때 부담없이 입문할 수 있는 과학책은 소중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와 가까이 있는 생물학 개념들을 만나다보면 과학분야의 비문학에 스며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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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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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시간의 균열에 빠지고 365일이 지났다.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타라의 시간은 11월 18일에 멈춰있다.


1권이 멈춰버린 시간에서 탈출려는 시도였다면 2권은 멈춰있는 시간속에서 계절(=시간의 흐름)을 찾는 과정이었다. 타라에게는 계절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없기 때문에 공간을 이동하여 시간의 흐름을 느끼려한다.


기상학자의 만남과 예측할 수 없는 경험을 통해 결과적으로 장소를 옮겨 시간을 만들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계절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들의 경험과 감각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2권에서는 공간으로 시간을 찾아보려는 시도 외에 은유적으로 느껴지는 포인드들이 있다.


타라는 자신은 ‘소비하는 괴물’이라 생각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타라가 먹은 재료들은 소비되어 사라진다.

겉으로 보기에 멀쩡하게 돌아가는 세계도 소비가 계속 이루어진다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데미지가 축적됨을 간접적으로 알린다.


로마시대 동전은 타라를 의미한다. 현재와 거리가 먼 로마시대 동전은 타라처럼 시간의 흐름을 벗어난 존재이다. 타라는 단순히 고서적이나 유물을 좋아하는 취향을 넘어 시간의 흐름을 벗어난 자신을 존재하는 방식으로 보게 된다.



2권 마지막 장면은 3권으로 이어질 큰 균열이 발생하는데 이 균열이 시간을 부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언제 3권이 나오는가…!!!


#부피의계산에대하여 #솔베이발레 #국제부커상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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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대의 종말
비비언 고닉 지음, 홍한별 옮김 / 엘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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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온 세상이 ‘사랑’을 믿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여자에게 중요한 건 사랑이지. 너는 사랑하는 사람하고 결혼해. 여기서 의미하는 사랑은 결혼과 연애를 의미한다. 특히 여성의 삶에서 사랑은 핵심개념이었다. 사랑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핵심개념은 아니다. 연애나 결혼 없이도 여성은 자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연애 시대의 종말이다. <연애 시대의 종말>은 19-20세기 문학에서 나타나는 사랑에 관한 에세이다. 시대적 배경 상 사랑은 연애와 결혼을 수반하는데 이는 단순한 관게 맺기가 아니다. 이 시대의 여성은 자유로운 연애나 성적열정, 사회 참여가 불가능했기에 결혼은 자유,행복,사회적 성취를 위한 필수적인 단계였다. 본문에서는 작가의 삶이나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망한 결혼’의 사례가 잔뜩 등장한다. 슬프게도 여성쪽이 비참한 사례들이 많지만 주목할 포인트는 여성이 얼마나 불행한지가 아니다. 분명 필수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믿음이 어째서 점점 약화되는지에 주목한다. 자아실현을 위한 결혼은 왜 자아의 포기가 되었는지, ‘잘한’ 결혼과 성적 열정에도 나의 자아가 완성되지 않는지 문학을 통해 보여준다. 19-20세기의 소설의 사례들을 지나, 여성해방운동을 경험하고 성적 자율성을 가진 오늘날의 여성들은 결혼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가 아님을 안다. 사랑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고닉의 표현대로 사랑을 은유로 사용하는 것은 향수에서 비롯된 행위이다. 이 책은 97년에 출간되었기에 현대의 가치관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랑을 부정하는 냉소적인 책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자신의 자아보다 사랑이 먼저인 여성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한 번 믿어보려 한다. 같은 실수를 전세계에서 항상 반복한다. 사랑하고 잘못 사랑하고, 다시 사랑하고 다시 잘못 사랑한다. 사랑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사랑으로 자아를 대체하지 말자. 사랑은 네가 아니다. 사랑하기 전에도, 잘못 사랑하고 나서도, 다시 사랑을 시작할때에도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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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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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1권 끝에 적힌 타라의 숫자는 #366이었다. 여전히 뒤틀린 시간 속에 있었다.


 매일 11월 18일이 반복되는 삶에서 괴로운 것은 반복 자체가 아니라 타라 자신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토마스와의 경험들도 날짜가 바뀌면 타라의 기억 속에만 남는다. 그렇다면 행복했던 경험들은 존재하는 것일까?


 나는 책을 읽기 전 궁금한 나머지 인터넷서점의 상세 페이지를 집중해서 읽었다. ‘사랑과 연결성, 존재의 의미에 대한 명상’이라는 문구를 보았다. 시간이 반복된다는 소재는 타임루프의 탈출이라는 주제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시간이 뒤틀림을 알았을 때 개인의 감정에 집중한다.


 타라와 토마스는 늘 한 쌍이었지만 타라의 시간은 부서졌고 토마스의 시간은 흘러간다. 타라가 시간의 결함을 공유하려 할수록 토마스의 불안이 커졌고, 함께였던 시간선은 2개로 분리되었다. 결국 타라는 같은 시간선을 공유하기 위해 토마스의 시간선 속에 숨은 존재가 된다. 교감하지 못하고 관찰만 할 수 있는 상태, 이러한 연결상태도 사랑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의 연결성 외 존재의 의미도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반복되고 채워지지만 타라가 먹은 음식들은 채워지지 않고 소멸된다. 타라는 자신을 갉아먹는 괴물로 여겨 집과 먼 곳을 돌아가면서 장을 본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신을 일상에서 숨긴다. 타라는 자신을 세상을 삼켜버리는 시간에 살고 있다고 표현한다.


 연결되지 않는 사랑과 인식되지 못하는 시간 속 나의 존재 자체를 생각하게 한다. 일기 형식을 통해 개인의 감정의 변화가 여과없이 느껴지는 와중에 문장들이 정말 좋았다. 충격적인 상황에 비해 상당히 덤덤한 문장이지만 고독함이 배어나온다. 좋았던 고독의 문장들을 통으로 노트에 옮겨놓고 싶다.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라는 제목도 생각해보았는데, 우리가 시간을 선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타라의 시간은 선이 반복된다. 같은 길이의 반복된 시간은 위로 쌓여 깊어진다. 제목은 나아가지 못하고 깊어진 시간을 알기 위해 부피를 계산한다고 표현한 것 같다.


 SF소설임에도 철학적인 부분들과 문장들이 너무나 취향이었고, 타라의 시간이 부피가 아니라 길이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얼른 2권으로 넘어가야겠다.



#부피의계산에대하여 #솔베이발레 #국제부커상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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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꼭대기를 여행하다 - 대만에서 미국까지, 수관층 생태학자의 일곱 나무 이야기
란융샹 지음, 강영희 옮김 / 사계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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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협찬



우선 이 책을 국내에 들여와 한국어판을 출간한 사계절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은 기회가 있을 때 무조건 읽는다. 이런 책은 정말로 귀하다. 이 책은 나무의 꼭대기 부분 수관층을 연구한 대만의 여성 생태학자의 20년간의 연구를 담은 기록이다. 수관층 연구는 연구자가 소수인 분야로 학술도서가 아닌 일반 도서로 출판해주지 않으면 나 같은 사람은 평생 존재조차 모르게 된다. 저자 란융샹이 직접 수많은 나무를 오르내리며 진행한 연구 자료들이 가득 들어있다. 로프를 사용해서 나무에 오르는 방법과 장비들부터 시작해 연구를 진행했던 7가지 나무들을 소개한다. 각 장에서는 나무의 특징과 고화질 컬러 사진자료가 가득한데, 전문용어에 대한 주석도 충분하다. 단순한 각 나무의 소개만 담은 것이 아니라 기후에 따른 진화와 지의류, 이끼 그리고 고사된 나무가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까지 전반적인 숲의 생애를 다룬다. 안개가 가득한 곳의 나무는 아침에 생리활동을 몰아서 하고 안개가 낀 오후에는 기공을 닫고 수분을 보충한다. 산불이 나서 겉부분이 타도 버텨내고 새 잎을 피우는 나무들은 의외로 딱따구리가 낸 구멍에 침투한 균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저자는 대만의 삼림에서 연구 후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는데 대만-미국의 연구를 이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환경에 따라 균에 대한 적응력이 다른 것과 같이 나무 자체의 특성도 신기하다. 그러나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동서양의 의식 차이였다. 동양은 ‘신성한 나무’라는 개념이 있지만 서양은 나무를 수단이나 도구로 본다. 미국 학부 수업을 할 때 숲이 도구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도 의미 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설명하는데 꽤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또 자연을 함부로 의인화 하지 않을 것을 강조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피톤치드는 자연의 선물이 아니라 해충과 싸우기 위해 내뿜은 방어 물질이다.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편견임을 일깨워주었다. 이 책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많은 사진과 그림자료, 학술적 내용을 풀어서 설명한 시도를 한 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게다가 개념과 방법론적인 내용을 넘어서 자연과 생태에 관한 인식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속된말로 저자의 덕후력이 보여서 읽는 사람까지 즐겁다. 진심으로 나무를 사랑하는게 느껴진다. 평생 몰랐을 내용이자 누군가 인생의 절반을 바쳐 연구한 내용을 사진까지 포함하여 편하게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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