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
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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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1권 끝에 적힌 타라의 숫자는 #366이었다. 여전히 뒤틀린 시간 속에 있었다.


 매일 11월 18일이 반복되는 삶에서 괴로운 것은 반복 자체가 아니라 타라 자신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토마스와의 경험들도 날짜가 바뀌면 타라의 기억 속에만 남는다. 그렇다면 행복했던 경험들은 존재하는 것일까?


 나는 책을 읽기 전 궁금한 나머지 인터넷서점의 상세 페이지를 집중해서 읽었다. ‘사랑과 연결성, 존재의 의미에 대한 명상’이라는 문구를 보았다. 시간이 반복된다는 소재는 타임루프의 탈출이라는 주제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시간이 뒤틀림을 알았을 때 개인의 감정에 집중한다.


 타라와 토마스는 늘 한 쌍이었지만 타라의 시간은 부서졌고 토마스의 시간은 흘러간다. 타라가 시간의 결함을 공유하려 할수록 토마스의 불안이 커졌고, 함께였던 시간선은 2개로 분리되었다. 결국 타라는 같은 시간선을 공유하기 위해 토마스의 시간선 속에 숨은 존재가 된다. 교감하지 못하고 관찰만 할 수 있는 상태, 이러한 연결상태도 사랑인지 생각하게 된다.


 사랑의 연결성 외 존재의 의미도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반복되고 채워지지만 타라가 먹은 음식들은 채워지지 않고 소멸된다. 타라는 자신을 갉아먹는 괴물로 여겨 집과 먼 곳을 돌아가면서 장을 본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신을 일상에서 숨긴다. 타라는 자신을 세상을 삼켜버리는 시간에 살고 있다고 표현한다.


 연결되지 않는 사랑과 인식되지 못하는 시간 속 나의 존재 자체를 생각하게 한다. 일기 형식을 통해 개인의 감정의 변화가 여과없이 느껴지는 와중에 문장들이 정말 좋았다. 충격적인 상황에 비해 상당히 덤덤한 문장이지만 고독함이 배어나온다. 좋았던 고독의 문장들을 통으로 노트에 옮겨놓고 싶다.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라는 제목도 생각해보았는데, 우리가 시간을 선으로 표현하는 것에 비해 타라의 시간은 선이 반복된다. 같은 길이의 반복된 시간은 위로 쌓여 깊어진다. 제목은 나아가지 못하고 깊어진 시간을 알기 위해 부피를 계산한다고 표현한 것 같다.


 SF소설임에도 철학적인 부분들과 문장들이 너무나 취향이었고, 타라의 시간이 부피가 아니라 길이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얼른 2권으로 넘어가야겠다.



#부피의계산에대하여 #솔베이발레 #국제부커상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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