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지능 - 다이어트, 대사, 건강한 식생활의 최신 과학
케빈 홀.줄리아 벨루즈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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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미국에 시즌18까지 한 ‘비기스트 루저’라는 다이어트 서바이벌 리얼리티가 있었어요. 막 일주일에(!) 18kg 빼고 시즌 우승자는 상금 25만달러(3.5억정도) 받고 총 120kg 가까이 뺀 그런 극한 리얼리티가 있었거든요? 토하고 병원에 이송되는 이 광기의 촬영장에 세계적인 비만,대사연구자인 케빈이 들어갑니다.


 윤리적 문제로 이런 살인적 다이어트 실험(?)은 불가하죠. 지방흡입 없이 식이+운동으로 이 정도의 극한 다이어트를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케빈은 참가자들을 관찰하러 투입이 됐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어요. 심지어 참가자들을 6년 후에 추적관찰 한 결과도 충격적이었어요.


 신진대사가 빨라야 체지방이 빨리 타서 살이 잘 빠진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들이 전부 사실이 아니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케빈은 과학 저널리스트 줄리아와 살이 찌는 이유부터 식품환경,과대광고까지 파헤치는 이 책-<음식지능>을 씁니다.


 케빈은 변호사를 대동하고 출판을 했고, 책의 내용에도 자신이 어디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어요. 연구비가 줄어들고 해고를 당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업과 대립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의 상식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사실상 영양과 공공정책 논의에 기여하는 수준의 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좋다고 하면 너도나도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단순한 다이어트 방법에 대한 소개가 아닌 먹는 것을 선택하는 방향 자체를 바꿔줍니다. 케빈도 줄리아도 책을 읽은 저도 정크푸드와 초가공식품을 안 먹을 수 없어요. 그렇지만 정보조차 없어 기만을 당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음식에 관해 과대광고나 눈속임 없이 정보가 충분히 주어져야해요. 그 목적을 위한 책입니다.


 매 파트가 짧고 꽤 유머러스해서 빨리 읽을 수 있고 꽤 재미있었어요. 읽다보면 진실을 밝히려는 케빈이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은근히 디스하는 내용들도 많습니다 ㅋㅋ 원서가 작년에 나오고 올해 바로 번역 출간해서 음식에 관한 최신 정보인 점도 좋았어요. 전문의가 번역한 점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음식과 식생활에 관해 진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저도 읽고 살을 빼는 목표와 식품을 고르는 방향 그리고 영양제를 복용하는데 여기에 대한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되어서 저 같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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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낱말들 - 아름다운 낱말 하나를 얻는 순간 세계는 곱절로 선명해진다
박완서 지음, 호원숙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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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박완서. 한국의 여성 작가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나올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봄의 전시에서 박완서 작가의 일기 몇 편을 읽었다. 일기라는 일상의 언어는 삶의 그 자체이자 작품이었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들은 미사여구보다 살아온 시간들로 채운 느낌이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찰진 우리말들을 만나게 된다. 생김새나 소리를 글자로 빚어놓은 것 같은 우리말 표현들은 소설에 생동감을 넘어 삶을 부여한다. <박완서의 낱말들>은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 엮은 우리말들을 엮은 사전이다. ‘나스르르’, ’옥시글옥시글‘, ’야죽야죽’, ’아귀아귀’ 같은 표현들은 글자를 읽으면 그 움직임의 모양새가 글에서 보이는 것 같다. 의성어나 의태어 외에 ‘난분분하다’,’퍼더버리다'’,구뜰하다’ 처럼 상황이나 심지어 제법 먹을만한 맛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생동감을 주는 맛깔스러운 말도 좋았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더욱 와닿았다. “아이고 신통한 내 새끼, 할미 생각 끔찍이 하네. 할미도 이제 효녀 손주딸 둔 덕 좀 보세. 이제 서울가면 신식 양약을 사올 텐데 뭣 하러 그까짓 거머리한테 뜯겨?” 그때 할머니의 웃음은 뭔가 아뜩했다. 아뜩하다는 갑자기 어지러워 정신은 잃고 까무러칠 듯함을 의미하는데 위의 문장에서는 할머니의 희미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을 표현할 때 사용한 것이 새로웠다. 화가나서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을 의미하는 ‘괴다'도 흥미로웠다. 나의 어휘력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턱을 괴다 외에 홧병을 표현하는 괴다는 처음 보았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익혔던 우리말들을 만난다면 조금 더 맛깔스러운 독서가 될 것 같다. 먼저 120개의 우리말을 아귀아귀 먹어보며 노트에 수집할 낱말을 골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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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이상현상 연구원
최인서 지음 / 다이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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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저도 스포 하나 없이 읽었기 때문에 앞으로 읽을 예정인 독자들도 스포 없이 읽기를 바랍니다 이상현상이 일어나는 사적지를 함께 탐사하는 몰입형 소설인데 그 몰입도가 굉장해요 개인적으로 책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몰입의 최상이라고 생각해요. 지면을 다양한 활용이 시선을 분산시키기보다 집중도를 엄청 끌어올려요. 거기에 스토리와 설정의 디테일도 뛰어납니다. 작품 속 한국사의 사건과 인물들은 대부분 익숙한 내용으로 특별한 배경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익숙하면서 한국적인 내용을 담았다는 점이 쉽지 않은데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상개체들도 단순한 악의로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한국사의 비극을 바탕으로 한 개체들입니다. 이상개체의 설정도 한국사와 연결되어 디테일이 좋다고 느껴졌어요. 등장인물 또한 매력적인데 가장 좋은 점은 불편한 묘사나 서술이 없다는 것입니다. 작품 속에 차별적 요소나 고정관념에 의한 묘사들이 없어요. 인물에 관한 불필요한 부분들이 없이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표혔했음에도 각 인물이 입체적입니다. 게다가 자극적인 스토리에도 묻히지 않는 매력이 있어요. (제 최애는 최서희입니다) 🩷 개인적으로 전개와 결말도 납득이 가능한 깔끔한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전이 있다는데 본편만으로도 훌륭합니다. 책 한 권에 도입부터 결론까지 대사건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만족스러웠어요. 500p 정도의 분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독서에 입문하시거나, 독서를 좋아하지만 요즘 책 자체가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분들께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저랑 같이 한국사이상현상연구원하시고 미치광이가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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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5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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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유전자50주년기념판 #도서협찬


이기적 유전자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 많겠죠? 문과인 제 기준으로 말해보고 싶어요.


이 책이 50년을 버틴 이유는 진화를 ‘누가 살아남았나’가 아니라 ‘어떤 유전자가 더 많이 남았나’로 사고를 전환했기 때문이에요.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우리 종족의 멸종 방지’가 아닌 ‘유전자에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핵심은 유전자고 개체(ex.인간)은 유전자보관통이에요.


인간이 죽어도 후손(=복사본)에 유전자는 살아남기에, 살아남으려 유리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유전자를 이기적이라고 표현한거에요.


유전자를 통해 설명하지만, 이기적인 인간이나 유전자의 노예(?)가 되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만이 유전자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한 싸움(ex.피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도킨스 계속 해명중)


저는 이 책이 앞으로도 쭉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인간 사회의 시각을 통해 보던 개념들 (희생,사랑,종교,유행,자유의지 등)을 과학의 언어로 설명했기 때문에 모두의 교양서가 되었어요.


464p에 보면 도킨스가 ‘컴퓨터 프로그램이 세계 챔피언이 될 날을 고대한다. 인류는 겸손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ai의 등장으로 예상 밖의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현재의 우리는 AI의 알고리즘이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 극한의 복제와 선택의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무엇이 살아남는지에 질문하는 ‘이기적 유전자’는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본문에 나오는 보주를 실시간으로 읽느라 책갈피를 2개 끼워놓고 왔다갔다하면서 읽었거든요. 이해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흐름이 자주 끊기게 되어 처음부터 쭉쭉 재독하려고 합니다.


한 번 포기한 책을 읽어낼 수 있어서 기쁘고, 50주년 에필로그와 역자 후기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번역도 만족해요 (이전에 포기한 지점을 무사히 넘겼답니다ㅎㅎ)


60주년 판의 에필로그도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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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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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여운이 가시지 않는 완독 4일차.. 덤덤하게 완독해놓고 계속 이상한 기분입니다. 시그리드 누네즈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아버렸어요.


 우정과 사랑의 경계가 모호한 작품들이 많아서 오롯이 두 여성의 우정만 다루는 이 소설이 너무 반가웠어요. 불우하고 가난한 주인공이 집을 벗어나 맨해튼의 사립 여대에 들어가서 ‘앤’이라는 부유한 백인 룸메이트를 만나면서 우정이 시작돼요. 소설은 주인공 조지가 앤을 관찰하는 시점에서 출발해요.


 솔직히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며 우정을 이어나가는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상황이 급변하고 소설의 파괴력이 커져요. 완독하고 보면 68년-79년 미국의 사회적 격동기를 함께 보내며 2000년대 초반에 도착한 느낌이에요.


 소설의 배경은 실제 시간의 흐름과 같이 전개되고, 소설 속 뉴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이 진짜에요. 그래서 소설에 추가된 요소들까지 진짜처럼 느껴져요.


 1960년대 후반부터 인권운동을 하고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며, 마리화나와 LSD, 자유로운 연애와 사랑, 떠돌아다니는 삶과 히피, 우드스톡과 락밴드가 공존하는 자유롭고 뜨겁고 요란했던 시절이 시작되고,주인공들은 이 때 대학생활을 시작합니다.


 혁명의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삶을 살다 주인공은 독자에게 앤의 충격적인 근황을 전하고, 왜 책 제목이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가 되었는지 알게 돼요. 여기서부터 후유증이 생겼어요…


 파라만장한 앤의 삶도 앤을 관찰하는 주인공 조지의 삶,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만들어낸 존재 같지 않고 리얼해서, 각각의 삶을 생각해보게 해요.


 관찰자의 시점으로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미화하지 않고, 그 시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점.


 그저 보여주는 것으로 사회의 위선과 모순을 독자의 마음으로 느끼게 해준 점에서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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