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사 실기 - 피부미용사 시험대비, 무료 동영상 + 심사기준 + 심사포인트 + 감점요인 + Checkpoint
문서원.조효정.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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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웨이하면 이런 실용학습서를 출판하기로 유명한 곳이죠.

피부미용사 시험에 대비해서 이번에 좋은 학습서가 나왔네요. 피부미용실에서 근무하는 피부미용사가 되려면 필기와 실기시험을 통과해야하는데 이번 책은 피부미용사 실기시험에 대비해서 공부하기에 적합한 수험서입니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정말 깔끔하게 편집되어있어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딱딱 짚어주고 모든 것을 사진으로 다 보여주면서 설명하고 있네요. 맨마지막엔 부록으로 피부관리 테크닉이 일러로도 나와있구요. 얼굴 클렌징 테크닉이랑 팔다리 손발 맛사지 테크닉.


책의 저자분들이 학교에서 미용을 가르치는 교수님이기도하지만 본인들도 미용대회나 실기시험에서 심사위원을 했던 경력이 있기때문에 실기시험에서 심사기준이나 포인트, 감점요인같은 거를 다 알고 이 책에서 요령을 알려주고있습니다.

실기시험은 얼굴 관리/ 팔과 다리 관리/ 림프 관리 이렇게 3부분이고요.

솔직히 저는 얼굴만 생각했지 팔이랑 다리도 피부미용사 시험과목인지 몰랐네요. 피부미용사 되기도 어려운듯 하네요..


책에서는 먼저 전체 과정을 비교해서 정리해논 코스 프리뷰가 나옵니다. 한눈에 빠르게 전체과정을 미리 볼 수있는 요약정리판이죠.




그리고 실기 시험에 필요한 도구와 재료 설명이 있구요. 생각보다 도구가 많네요.. 




미용사 실기시험에서 요구되는 복장의 주의점이나, 수험자가 지참해야하는 공구목록, 그리고 실기시험시 베드 세팅에 대해서도 설명해줍니다.



그 다음부터는 사진으로 상세하게 설명하는데요. 일일이 사진뷰가 있고 각 사진마다 아래에 설명이 있으니까 초보자라도 쉽게 공부할 수가 있어요.

각 단계마다 필수 주요사항이랑 팁이랑 체크포인트도 지적해놓고있고요. 


그런데 얼굴도 그냥 클렌징만 하는게 아니구 딥클렌징, 눈썹 정리, 얼굴매뉴얼 클리닉, 영양물질 도포, 팩 마스크, 토닉 정리, 신체부위별 피부 관리, 제모관리, 림프관리 등등 상당히 많은 과정이 있네요.

실기시험의 이런 다양한 과정을 학습목표 및 평가 준거, 평가자 체크리스트, 작업장 평가, 세부작업, 도구 및 재료, 작업 팁, 시험개요, 매뉴얼 테크닉, 주의사항 등등이 정말 꼼꼼하면서 세심하게 나와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만 간략하게 정리해놓았으니 참으로 알찬 수험서라할 수 있겠네요.

피부미용사에 도전하는 수험생분들에게 추천하고싶은 책이랍니다. 카페에서 무료로 동영상 강의도 제공하니까 필요한 분들은 영상으로 강의를 시청하면 합격률이 상승할거같아요. 열공해서 꼭 합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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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
슛뚜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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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거에 대한 로망이야 있지만, 혼자 살려면 일단 경제력이 받쳐줘야하고 건강해야하고 할 줄 아는 능력이 많아야한다. 아 물론 돈이 넘쳐나서 사람 불러다 할거라면 다른 얘기지만. 그리고 직장인이면 또 그렇다해도 스물세살먹은 학생으로서 혼자 사는 사람은 많지않을 거다. 이때도 물론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나 그런 사람들의 자녀는 빼고. 부자라면 얼마든지 집을 구해서 혼자 살거나 자녀에게 집을 사 주거나 할테니까. 하지만 지금 경제가 어려운 한국에서 더구나 아직 학교도 졸업하지않은 평범한 서민 자녀가 나홀로 살기란 좀 어렵다. 일단 집을 구하고 생활비를 벌 능력이 있어야하지않은가. 선진국이라면 몰라도 알바비로는 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한국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캥거루족이 생겨날수밖에. 

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는 가족과의 불화에 결국 스물세살의 나이로 독립을 해서 혼자 살아온 어느 여성의 체험 기록이다. 집을 나왔을 때 23세의 학생이었던 그녀는 지금은 27세의 프리랜서. 몇년 전 달랑 반려견 하나만 데리고 집을 나온 그녀는 월세방을 구해서 혼자 산다. 4층 동쪽집이라고 이름붙인 3평짜리 방에서 그러나 기죽지않고 열심히 살면서 여러가지를 배운다. 당장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고있지만 인테리어를 근사하게 꾸밀 형편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옷도 화장품도 사지않고 아껴가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가구도 사고 침구도 사고 가전용품을 구입한다. 가난한 자취생이기에 이케아와 다이소에서 주로 구매하면서 집을 예쁘게 꾸며나간다. 조금씩 자신의 손길로 꾸며나가는 집. 조명도 설치하고 네온사인과 꼬마전구의 간접조명도 설치했다는 말에 매우 놀랐다. 남자라면 몰라도 여자 더구나 어린 여자로서 절대 쉽지않은 일인데도 척척 해나가는 그녀. 집을 어떻게 꾸며야하는지 컨셉 잡는 법도 혼자 깨치면서 집과 디자인의 중요성에 눈을 뜬다.

솔직히 말해서 재주많은 분인거같다. 미대 출신이라 미적 감각도 있고 본인 스스로 손재주 있다고 할 정도로 여러가지 다재다능한듯. 거기다 요리도 잘하고 이쁘게 요리해서 담아내는,,혼자사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감각을 갖춘거같아서 부러웠다. 

그러나 그녀라고 어찌 사는게 힘들지않고 어렵지 않았겠는가. 혼자서 대학 졸업하고 일하고 월세 내고 자취방 꾸미고 반려견도 키워가며 마음 속에 억울함이나 열등감 분노 미움이 없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 살기라는 독립을 실행하면서 그녀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온전한 독립. 

집을 청소하고 가꾸며 사는 삶은 혼자 산다기보다는 내면의 나를 돌보며 사는 것이라는 깨달음.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나만의 집을 만들면서 작은 것에 만족하는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새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 감정으로 변화했다는 것. 집을 돌보니 자신이 돌보아졌다는 것.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나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생활습관이 어울리는지

어떤 생각을 많이 하는지

어떤 일을 잘하고 못하는지



그렇게 그녀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가며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 것이 분명하다.


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는 유튜브 채널 슛뚜를 운영하며 일상의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는 그녀의 소소한 기록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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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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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이뻐서 소장하고싶었던 책.

붉은 바탕색에 큼직큼직한 꽃송이가 그려진 표지는 화려한 프랑스 중세 궁정에서 벌어진 음모와 참혹했던 종교전쟁 시대를 은유하는 것만 같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페르는 워낙 유명해서 따로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인데 국내에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는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 철가면, 검은 튤립 등이 있다. 공장제 시스템으로 (요즘말로 알바생 여럿 고용...;;;) 소설을 썼다고해서 대본소 작가라는 비판을 받고있지만 소설을 혼자 썼든 여러명이 같이 썼든 일단 재미가 있는데는 어쩌랴.


그가 쓴 역사소설중에 발르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왕비 마르고, 몽소로의 귀부인, 45인의 호위병.. 이 세 작품을 발르와 로맨스 3부작이라고도 하는데 그중 첫째편인 왕비 마르고가 이번에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은 뒤마의 원작을 절반 정도 압축편집한 번역서라는 거다. 원작은 챕터가 66장으로 영역본이 550페이지가 넘는다. 한국어 번역에서 분량이 거의 절반가량 떨어져나간 셈인데 원래의 재미도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


원제는 La Reine Margot. 한국어로는 왕비 마르고가 되는데 예전에 이자벨 아자니 주연의 영화가 들어오면서 누가 번역했는지 영화 제목을 여왕 마고라고 붙였다. 프랑스 역사에 존재하지도 않는 프랑스 여왕이 현대 한국에서 탄생(?)한 셈이니 괴이하다하겠다.


번역서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에는 작품설명이나 역자후기가 없고 등장인물(실존 인물) 설명도 없다.

한국에선 잘 알려져있지않은 중세 프랑스가 배경인 역사소설이어선지 관심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거 같다..


중세기에 프랑스는 카페 왕조의 직계가 끊어지고 방계인 발르와 가문이 뒤를 잇는다. 왕위 상속에 시비걸고 나선 영국왕 에드워드를 물리치고(...잔다르크도 등장해주시는 백년전쟁..;;;) 살리카를 확립한 발르와 왕조의 후예 앙리 2세는 왕비 카트린느 드 메디치와의 사이에서 아들 넷, 딸 셋을 두었다. 아들이 넷이나 되니, 거기서 대가 끊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 4명의 아들 중에 세 명이 차례로 프랑스 왕이 된다. 

프랑소와 2세 - 샤를르 9세 - 앙리 3세.

(막내아들 알랑송 공작은 네덜란드 군주가 될뻔하다 실패했다..)


발르와 마지막 왕 앙리 3세가 암살당했을 때 자식이 없어서 살리카에 따라 가장 가까운 남계가 왕위를 잇게되는데...그 행운의 남계 친척이 무려 21촌이 되는 부르봉 가문의 나바르왕 앙리 3세로 이 소설의 주요인물이다. (훗날 프랑스왕 앙리 4세)

이 부르봉 가문도 카페 왕조의 분가여서 나바르왕 앙리는 프랑스 왕족이다. 거기다 나바르 왕실은 프랑스 왕실과 대를 이어가면서 겹치기 혼사를 했기때문에 이때쯤 나바르 왕실은 거의 프랑스인 다됐다고 보면 된다. 

나바르 왕 앙리는 부계로는 발르와 가문의 프랑스왕 샤를르 9세나 앙리 3세의 21촌 숙부지만 모계로는 6촌 동생이다. 그가 첫번째 혼인한 왕비 마르그리트(이 소설 여주인공)는 조카딸이면서 누나가 된다.

그런데 유럽 왕실은 대를 이어가며 끼리끼리 혼사를 했기때문에 서로 복잡하게 얽혀서 일일이 촌수 따지는게 너무 힘들다. 카트린느 드 메디치도 외할머니가 부르봉 가문이라 남편과도 사위(나바르 왕)와도 혈연관계다. 


소설에서는 나바르왕 앙리가 프랑스왕이 되기 이전 ㅡ.

그러니까 1572년 프랑스의 방돔 공작이자 나바르왕인 앙리와 프랑스 왕녀 마르그리트의 결혼식에서 시작해서 성 바르톨로뮤 학살사건에서 살아남은 앙리가 루브르궁을 탈출하기까지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대 유럽에서는 가톨릭의 권위와 부패, 세력과 영향력에 대항하여 신교인 프로테스탄트를 믿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말하자면 구교-신교간의 대립과 분쟁인데 가톨릭의 신교도 박해같은 종교적 사정에 더하여 정치권력쟁탈 세력다툼이 서로 얽히면서 프랑스 내부에서 심각한 종교전쟁이 발생했다. 

이해가 안된다면 우리나라에 불과 반세기전쯤 있었던 좌익 우익 이데올로기 대립에 비유해보면 될까.


앙리 2세이후 가톨릭이 더욱 득세하던 시기에 섭정이 된 모후 카트린느 드 메디치는 프로테스탄트와 화해할 목적으로 막내딸 마르그리트를 신교도인 나바르왕 앙리에게 시집보낸다.

그러나 유약한 아들 샤를르 9세가 고매한 신교도인 콜리니 제독의 영향을 받을까 걱정이 된 카트린느는 가톨릭 강경파인 기즈 공작과 연합해서 결혼식 축제의 들뜬 분위기를 틈타 콜리니를 죽이고, 때마침 결혼식을 축하하러 파리에 모인 신교도 수천명을 학살하는데 이것이 역사에 기록된 성 바르톨로뮤 축일 사건이다. 이 소동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앙리는 가톨릭으로 강제 개종한 뒤 감금생활에서 틈을 노리다 몇년 후 탈출하는데 이 때 아내 마르그리트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뒤마의 소설은 이 시기의 앙리와, 앙리가 나중에 프랑스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두려워하여 앙리를 죽이려는 장모(이자 형수이자 외숙모이자 혈연이기도한) 카트린느의 여러가지 암살시도와 실패를 한 축으로 그리면서, 다른 한 축으로는 앙리의 아내인 왕비 마르그리트를 사모하는 귀족 라 몰과 그의 친우 코코나의 우정을 그리고있다.

라 몰도 코코나도 실존인물이다. 라 몰은 왕제 알랑송 공작에게 봉사하던 가톨릭파 귀족인데 한때 마르그리트의 연인이었다. 국왕 샤를르 9세를 시해하려는 음모를 꾀했다하여 고문받고 공동 음모자인 코코나와 함께 사형당한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소문으로는 마르그리트가 라 몰의 참수당한 머리를 몰래 훔쳐서 미이라로 만들어 보석상자에 보관했다는 해괴한 루머가 돌았다.

이 루머가 작가들의 입맛에 잘 맞는 소재였던지 영국에서는 셱스피어가 이 소재를 희곡에서 써먹었고, 프랑스 작가 스탕달도 적과 흑에서 이 소재를 차용한다. 뒤마의 소설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소설에서 카트린느가 사위를 죽이려는 시도...처음에는 여자(앙리의 애인 소브 남작부인)의 입술연지에 독을 넣어 앙리를 죽이려다 실패하자, 다음에는 자객단을 보내고, 그것도 실패하자 책에 독을 발라놓기도하고...그처럼 어떻게든 앙리를 죽이려고하는 광적이다시피한 집착은 다분히 대중적 흥미를 위해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가상의 장치겠다. 그렇지만 이 소설을 끌고 나가는 가장 재미있는 요소중 하나가 바로 이 카트린느의 "사위 죽이기"와 이를 번번이 피해가는 앙리의 행운(?!)이다.


카트린느가 점성술을 좋아했던 것도 사실이고, 소설 속에 나오는 점성술사 르네도 실제로 카트린느가 총애한 점성가이자 흑마술사 루게리를 모델로 한 캐릭터다.

물론 카트린느의 "앙리 죽이기"라든가 국왕 샤를르가 독묻은 책때문에 죽었다거나는 픽션이고, 라 몰과 코코나가 실제로 어떤 사이였는지도 알 수 없지만, 실존 인물과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흥미진진하면서 긴박감이 넘치고, 우스우면서 한편으로는 슬픈, 낭만적이면서 잔혹하기도한, 뒤마 특유의 화려장대한 소설이 탄생했다.


프랑스왕 앙리 4세(나바르의 앙리)는 앙리대왕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역사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있는 왕이다. 

망설였으나 결국 칼뱅교를 버리고 가톨릭으로 개종함으로써 신교-구교간의 종교전쟁을 끝내고 국내통일과 민생안정을 도모하여 절대왕정의 토대를 놓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런 정치적 면과는 별개로 난잡한 여자관계때문에 갠적으로 나는 앙리 4세를 1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뒤마의 붓끝에서 그려지는 소설 속의 나바르 왕 앙리는 살짝 매력적이다.


번역서 카트리느 메디치의 딸이 재미있었다면 비축약본 원저도 읽어보라고 권하고싶다. 압축했기때문에 번역서에 빠진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

첫 부분을 보자.

결혼식 피로연에서 기즈 공작이 신부 마르그리트에게 다가가 "그것"을 몸소 가지고 왔다고 속삭인다. 마르그리트는 "오늘밤에 오라"고 슬쩍 답한다. 그들이 라틴어로 비밀리에 이런 말을 주고받을 때, 다른 편에서는 신랑 앙리가 애인과 사랑을 속삭이며 첫날밤에 신부는 냅두고 애인이랑 밤을 보낼 것을 약속한다. 

...기즈 공작은 마르그리트의 옛 연인이다. 그런데 대체 '그것'이 뭘까...독자의 호기심이 당겨진다.

깊은 밤, 기즈 공작이 신방에 들어가서 마르그리트에게 '그것'을 건네주고 첫날밤 남편과  잘 보내라며 돌아가려하는데 마르그리트가 남편은 오지 않을 거라며 공작을 붙잡는다. 바로 그 때 앙리가 아내를 찾아온다. 첫날밤, 아내의 침실에 누군가 있음을 눈치깠지만 짐짓 모르는 척 얘기 좀 하자며 능청떠는 신랑(앙리), 좌불안석 초조한 신부(마르그리트), 꼼짝않고 숨어서 본의아니게 부부의 대화를 엿듣게된 애인(기즈 공작)...

이 흥미로운 상황에서 앙리가 꺼내놓는 대사가 압권이다. 로렌느 가문이 거짓 환대를 퍼부어도 나는 속지 않는다는 둥, 당신은 기즈 공작의 사랑을 받고있다는 둥, 누군가 지금 내 말을 듣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둥...바로 그 로렌느 가문의 기즈 공작이 숨어서 듣고있는 판이니, 앙리가 한편으론 침입자 들으라고 다른 한편으론 아내를 압박하려고하는 말에 관객(독자)은 웃지않을 수 없다.

극적인 상황, 극적인 대사...이런 연극적인 요소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뒤마 소설의 힘이다.

번역서에는 기즈 공작부분이 삭제되었고 나중에 사실 그 방에 기즈 공작이 있었다고 설명하고있다. 


소설에는 그런 것까지 말하지는 않는데 저 셋은 서로서로 육촌간이다. 앙리는 아내 마르그리트와 육촌이고, 마르그리트는 애인 기즈 공작과 육촌이고, 기즈 공작은 앙리와 육촌간이다. 소설에 마르그리트의 친구로 나오는 앙리에트도 실존인물인데 나바르왕 앙리와는 사촌이다. 앙리에트의 여동생이 기즈 공작과 결혼했기때문에 가톨릭 영수인 기즈 공작은 위그노 지도자인 나바르왕 앙리와 육촌간이면서 사촌 매부-처남이 된다. 기즈 공작은 육촌동생이자 육촌매부이자 사촌처남이 되는 나바르왕 앙리가 프랑스왕이 되지 못하도록 적극 방해하며 3앙리 전쟁까지하다가 역시 육촌간인 국왕 앙리 3세에게 암살당한다. 

....말하자면 자기네들끼리 연애하고 결혼하고 전쟁하고 죽고 죽이는...ㅡㅡ;;;


아뭏든...

마취제가 없을때 의사가 환자에게 뒤마의 소설을 주면서 읽으라고 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물론 지나친 과장임은 틀림없지만 그만큼 뒤마의 소설이 재미있다는 말이다. 만일 원작을 읽고서도 재미없다는 분이 있다면 할 말은 하나뿐이다. 이런 류의 소설은 당신 취향에 맞지않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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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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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로 일본에서 국민작가라는 호칭까지 듣는 나쓰메 소세끼.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옛날에 읽어봤지만 도련님은 제목은 많이 들었으면서도 아직까지 인연이 없어서 만나지못했는데 요번에는 인연이 닿았는지 읽게되어서 감격스러웠다.

작가 본인이 젊은 시절 모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겪은 경험을 소설화한 것이라니까 일종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봐도 될거같다. 도련님의 주인공은 본명이 무엇인지는 알려져있지않다. 그냥 도련님으로 등장하는 1인칭 소설이다. 주인공인 나, 즉 도련님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련님이란 단어대로 하녀(!)까지 거느린 집안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는지 누구에게서 물려받았는지 암튼 "앞뒤 가리지않는 막무가내식 기질"을 타고났는지라 본인 말대로 손해만 보고사는 인생을 살았고 현재도 그런것같다. 어릴때부터 사고를 쳐서 눈총을 받았고 당연하겠지만 부모님의 사랑도 받지못했다. 다만 집안의 하녀인 늙은 기요 할멈만은 도련님을 이해하고 천성이 착하다며 사랑해주는 유일한 인간이다. 부모가 죽고 하나뿐인 형도 멀리 떠나간 뒤 도련님은 계속 도쿄에 남아 학업을 마친 후 시골 중학교 교사로 부임한다. 교사로 부임하지만 뭐 본인이 특별히 교사가 되고싶어 간 것도 아니고 그냥 형편따라 별 열의없이 그냥 갔다. 그런데 고지식하고 완고하며 세상사와는 상관없이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밀고나가는 성격 유형인 도련님이 그 학교에서 교장이며 교감, 다른 교사들, 가르치는 학생들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문제를 일으키는 이야기이다. 그 학교의 교사들은 인간세상에서 볼 수 있는 인간 유형을 대표하는 존재로서 작가 나쓰메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 교장은 자신이 앉아있는 교장자리에 편안하게 계속 안주할 궁리만 한다. 교감은 겉으로는 말도 잘하고 지성적인 것같으나 실은 겉다르고 속다른 인간이다. 교감 눈치를 보는 아첨꾼 선생, 착해서 당하기만 하는 영어선생, 기세가 당당한 수학선생. 짓궂게 텃세를 부리는 학생들....도련님은 그런데 이 사람들을 모두 별명으로 부른다. 너구리, 빨간 남방, 끝물호박, 높새바람 등...결국 빨간 남방의 술책에 당한 도련님과 높새바람. 높새바람은 사표를 내고 학교를 떠나야하는데 도련님은 학교에 계속 남을 수 있음에도 높새바람에게 동참해서 함께 빨간 남방과 따리꾼을 혼내준다음, 학교에 사표내고 도쿄로 올라온다는 줄거리다. 도련님이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현실적인 인물들이다. 아직까지 세상의 때가 묻지않아 순수하다고해야할지 암튼 단순하면서 나름 정의로운 도련님이긴한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현실사회와 세상사람들을 풍자하고 있지만 10퍼센트 정도는 도련님도 풍자하고 있는것 같다. 도련님이 작가 본인을 모델로 한 캐릭터라면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관찰하고 나름 냉정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될까. 왜냐하면 도련님같은 캐릭은 본인도 힘들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맞춰가기가 좀 어렵겠기에하는 말이다. 세상은 내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본인이 싫어도 어쩔수 없이 어떤 때는 솔직하지 않을 때가, 진실을 말하고 행동하지 않을 때가 오히려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어렵고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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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5
노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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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가 지은 노자라는 책이 있다. 맹자가 맹자를 쓴 것처럼.

그런데 그 책 제목을 노자라고도하고 도덕경이라고도한다. 

전통적인 필수교양서적의 목록에 논어맹자같은 사서오경처럼 노자의 도덕경도 동양고전 중 하나로서 빠지지않는 유명한 책이건만 실제로 꼼꼼히 정독한 사람은 많지않을 것이다. 내용이 많아서 두께가 두터운 것도 아니다. 5천자 정도니 비교적 얇은 편에 속하지만 그 내용이 퍽 심오하고 문장 해석이 쉽지가 않은 것도 한몫하는듯하다. 노자 도덕경의 문장이 훌륭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한문해석력도 없고 번역문을 읽어도 너무나 심오한 의미라 나같은 한미한 중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허나 이번에 어떻게 연이 닿아 노자 도덕경을 손에 쥐게되었다. 표지의 산수화 그림이 멋있어서 살펴보니 조맹부가 그린 수석소림도다. 조맹부가 그림도 그렸구나. 역자는 중국에서 박사학위 받고 현재 국회도서관에서 중국담당 조사관으로 일하시는 분이다. 

노자는 춘추시대 사람인데 사회가 워낙 혼란하고 어지러운 세상이 되자 멀리 떠나 은둔하기를 결심한다. 그러나 함곡관에 이르렀을때 평소부터 노자의 명성을 흠모하던 영윤이 '떠나기 전에 가르침이 될 글이라도 주고 가십시오'하고 부탁하는 바람에 써주고 간 것이 바로 이 노자 도덕경이다.

원래 상하 양편으로 나누어 덕경과 도경을 합친 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도경이 먼저고 덕경이 나중이 되어 이름이 도덕경이 되었다니 재미있다. 우리는 흔히 노장사상이라하여 무위자연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있는데 이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않는 그런 무위가 아니라 인위의 반대, 그러니까 자연스러움을 뜻한다고 한문선생님이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이책 저자도 탐욕과 기만과 과시와 인위가 판을 치는 현실에서 더더욱 노자 도덕경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펼쳐보면 차례만 봐도 가슴이 뜨끔해진다.


-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는다.


-  자만하지않기 때문에 능히 새롭게 갱신한다.


-  자기자신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총명한 자다.


-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  대국과 소국 모두 각기 바라는 바를 얻어야한다.


-  천하의 대사는 반드시 미세한 곳부터 시작한다.


-  뛰어난 장수는 무용을 자랑하지 않는다.


-  바른 말은 마치 틀린 말과 같다.


-  진실된 말은 아름답지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성이 없다.


-  적을 무시하는 것보다 큰 재앙은 없다.


-  자신이 아직 알지 못하는 바가 있음을 아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을 면하게 되고, 그칠 줄 알면 위험하지 않다.


-  가장 커다란 명예는 명예가 없는 것이다.




서양철학서보다 더 훌륭하신 말씀같다...ㅎㄷㄷ..

한문으로 된 본문이 있고 그 아래 한글 독음이 붙어있어 너무나 좋은 책이다. 한글 독음이 없이 원문만 있으면 한자를 하나하나 자전 찾기도 좀 그런데 이렇게 한글을 붙여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중요한 단어는 한자풀이도 간략하게 되어있고, 내용해석도 일단 본문을 설명한다음 '깊이 보기'로 한번 더 설명해준다. 친절한 도덕경 책이다..ㅋ

개인적으로 논어보다 노자와 장자가 훨 나의 취향에 맞는거같다. 물론 도덕경이 짧은 문장안에 참으로 깊고 심오한 가르침이 있어서 이걸 완전히 공부하기란 좀 어렵겠지만.

암튼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준 유교 동양철학의 한 갈래인 노자를 알고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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